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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 울산시티병원 김용구 이사장 울산시 북구청 바로 맞은편에 자리잡고 있는 울산시티병원(이사장 김용구·52)은 한 마디로 잘 나가는 병원이다. 작년 7월 문을 연 후 3개월만에 흑자를 냈다. 김 이사장이 경영하는 현대병원도 지정병원 협약을 맺은 회사만 300개가 넘는 안정된 경영을 하고 있다. 그러나 두 개의 병원을 갖고 있는 그는 아직도 22평 아파트에 산다.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법인을 키우는 쪽으로 생활한다”는 것이 그의 소신이다. 아파트가 적다고 하지만 그보다 더 큰 병원이 있는데 뭐가 문제냐는 생각이다. 잘 되는 병원에는 역시 이유가 있다. 시티병원이 잘 나가는 비밀의 열쇠는 이사장이 쥐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나는 주인이자 전문 경영인 = 김용구 이사장은 주인이다. 병원을 소유하고 있다는 형식 뿐 아니라 생활 자체가 그렇다. 그는 시티병원을 개원한 후 처음 두 달 반 동안 병원에서 잤다고 한다. 의료를 맡고 있는 조인호 원장도 병원에서 많이 잤다고. 자연스레 밤에는 환자들과 이야기도 많이 나누게 되고, 의료서비스가 좋아지게 되었다고 한다. 김 이사장은 “그 때 수술하고 간 사람들이 우리 홍보요원이 되었다”고 한다. 김 이사장은 작년 연말에 일 잘하는 사람 상 주겠며 직원들에게 추천하라고 했더니 자기가 뽑혔다고 말했다. 안으론 직원들이 주인의식을 갖도록 하고, 밖으론 우리 병원에 오면 잘해준다는 인식이 들게 하면 병원 경영이 잘될 수밖에 없다. 월급도 직원들이 요구하는 안 그대로 사인해주고 있다고 한다. 경영을 투명하게 하고 있다는 자신감과 직원들의 주인의식을 신뢰하지 않으면 어려운 결정이다. 하지만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그는 시티병원을 열기 전 97년 7월 현대병원을 인수하여 처음 병원을 경영했지만 5개월만에 외환위기(IMF)가 닥쳤다. 병원은 자금난에 빠졌고, 그는 “죽고 싶었다”고 한다. 1년여를 방황하면서 보내던 어느날 “어차피 물려받은 것도 없이 시작했으니 부도나도 본전 아니냐. 고민만 할 게 아니라 최선을 다해보자”는 생각이 들었고, 그때부터 그는 밖으로 나갔다. 어떤 때는 점심도 거르면서 회사들을 찾아다니며 병원 홍보를 했다. 그렇게 한 결과 현대병원은 300여 회사와 지정병원 협약을 맺었다. 회사를 방문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이 오전 8시에서 오후 5시까지 한정된 것이 아쉬울 정도로 그는 사람들을 만나고 또 만났다. 울산지역 택시 기사 중 절반 이상은 자신을 알 것이라고 자신하는 김 이사장은 “개원하고 난 후 초기 잠깐을 제외하고 나는 주인이었다”고 말한다. ◆좋은 의사와 투명경영 = 병원은 의료로 서비스하는 기관이다. ‘좋은 의료’를 위해 김 이사장은 최고의 의사를 모셔야겠다고 생각했고, 소아기형 치료에 권위를 갖고 있는 조인호 원장을 삼고초려했다. 울산지역 정형외과 전문의들 상당수를 배출한 조 원장은 정형외과 학회의 좌장이기도 하다. 그는 “의사의 기술은 치료기간을 줄이고 후유장애를 줄이는 게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환자의 마음이다. 응급실에 제대로 된 의사가 없다고 하여 종종 사회 문제가 되는데, 시티병원은 응급실에도 상주 의사를 두고 있고 항상 수술이 가능한 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비용은 많이 들어가지만 안전이 중요하고 그래서 직원들에게 응급에 대한 교육도 많이 한다고 한다. 좋은 의료의 혜택은 가난하고 약한 사람들에게도 돌아가도록 배려하고 있다. 시티병원은 어릴 때부터 기형을 앓거나 장애가 있는 아이들을 무료로 치료해주고 있다. 김 이사장은 “수술은 우리가 해줄 수 있는데 수술 후 아이들이 사용할 보조구를 제공할 돈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자신과 뜻이 맞는 기업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내 꿈은 의료타운 = 그는 이제 시립노인병원을 열 생각이다. 노동자들을 위한 현대병원과 좀 더 고급화된 시티병원, 그리고 실버타운까지 갖춰 의료타운을 만들어 사회에 봉사하고 싶다. 1976년부터 병원 생활만 했던 그는 덕분에 많은 죽음을 봤는데 돈 많은 사람들은 눈을 뜨고 죽더라는 것. 그는 죽을 때 웃으면서 죽을 수 있는 삶을 꿈꾼다. 병원은 내 병원이 아니라 직원들 병원이라고 생각한다. 그가 의사들 월급의 1/4에 불과한 400만원의 월급을 받고, 차도 10년째 그랜저 2.0을 타고 22평 아파트를 아직도 고집하는 이유다. /송진휴 울산팀장·정리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2005-04-19
- 정부, 중소기업 제품 56조원어치 구매키로 올 한해 정부가 각종 물품을 구매하는데 사용하는 81조7044억원 중 68.5%에 달하는 비용이 중소기업 제품구매에 쓰인다. 중소기업청은 18일 올해 정부 등 공공기관에서 구매할 중소기업제품은 지난해보다 증가한 55조9975억원 상당이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공공기관의 중소기업 제품 구매계획은 지난 2003년 63.7%에서 지난해 63.4%로 다소 줄었지만 올해는 지난해보다 무려 4.6% 가량 증가할 계획이다. 또한 중소기업 제품을 구매해야 하는 공공기관도 기존 조달청과 한국전력 등 98개 기관에서 코트라, 대검찰청 등 20개 기관을 추가한 118개 기관으로 확대키로 했다. 중기청은 18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2005년 중소기업 제품 공공구매계획’이 의결됨에 따라 중소기업 제품 구매액 56조원 중 62.1%인 34조7989억원을 상반기에 조기 구매토록 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여성기업제품의 공공구매는 공공기관 총구매액의 2.4%에 해당하는 1조9646억원으로 지난해보다 3.9% 늘어난다. 지난해 공공기관 중소기업제품 구매 실적은 당초 계획인 51조5917억원에 비해 약 2조원을 초과한, 53조541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중소기업 제품을 구매한 98개 공공기관중 당초 중소기업제품구매계획을 20%이상 초과달성하고, 총구매액중 중소기업제품을 80%이상 구매한 기관으로는 문화관광부 노동부 환경부 농촌진흥청 광주광역시 서울교육청 부산교육청 경기교육청 등이 꼽혔다. 특히 서울교육청과 광주광역시의 중소기업 제품 구매율은 전체 구매액중 각각 97.7%와 97.5%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중소기업청에서는 이번 공공기관의 ‘05년 구매계획 및 2004년 구매실적을 관보와 인터넷 등에 공고하는 한편, 구매 공공기관에 국무회의 심의결과 등을 통보해 공공구매 부진기관 등에 대해서는 개선·권고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특히 공공기관에서 공사를 발주할 경우에도 공사의 효율성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공사용 자재에 대한 직접(분리)구매를 확대해 중소기업제품의 공공구매가 확대될 수 있도록 조치해 나가기로 했다. /오승완 기자 osw@naeil.com 2005-04-19
- 후진타오, 민족주의·청년의식화 박차 시장경제로의 전환과 서구문물의 유입으로 정부에 대한 불만이 발생하고 젊은이들의 정치에 대한 관심이 크게 줄자 후진타오는 전통과 민족주의로 인민을 하나로 묶는 전술을 펼치고 있다. 인도와 협정을 체결하고 있는 상황에서 후진타오가 수도 베이징에 반일시위를 용인하고 있는 것은 결코 우연의 결과가 아니다. ◆유학사상 바탕으로 한 문화복고열풍 주도 = 후진타오가 택한 것은 정치보수화와 정부차원의 조직적인 민족주의 열기 고취다. 중국 사회에서 문화 복고 열풍이 불고 있는 것도 후 주석의 전략에서 비롯된 것이다. 인민일보가 올 2월 중국 전통문화를 수호하자는 글을 계속해서 내보낸 것도 이를 잘 보여준다. 중국정부가 펼치고 있는 ‘화평굴기’ ‘조화로운 사회’ 등의 정책도 모두 중국 전통사상과 유학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중국정부는 전세계에 100개의 공자학교를 세워 전통사상을 알려나가고 이를 통해 국민들이 중국전통에 자부심을 갖도록 한다는 거시적 민족주의 강화 전략도 세웠다. 이미 지난 해 11월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공자학교’가 설립됐다. 어린이들을 위한 고전문화 도서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중국 역대 성인들의 가르침을 담고 있는 책들은 베이징 서점가에서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중국 고전기초교육 암송본’ 저자는 중국사회를 위협하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도덕의 해이라고 주장하면서 어릴 때부터 유가경전을 읽어 도덕의식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중국정부는 지배계급의 절대적 권위에 복종하라고 말하는 유가사상의 기본 이념과 중화민족의 부흥을 외치는 민족주의 사상을 이용하고 있다. 중국사회를 하나로 묶을 것은 전통과 민족주의 밖에 없다는 판단을 한 것이다”고 중국사회과학원의 한 연구원은 지적했다. ◆아동 및 청년 이데올로기 교육 강화 = 후진타오 집권 이후 중국공산당 정책사무소 위원회 회원부터 초중고등학교 학생까지 사상교육이 한층 강화됐다. 이는 후가 덩샤오핑으로부터 얻은 교훈과, 중국의 1가구 1자녀 정책, 후진타오의 개인적 경험의 복합적 이유에서 비롯된다. 2004년 4월 중국청년공산당연맹은 후진타오의 지시에 따라 정치 및 이념 교육을 강화할 것을 발표했다. 후진타오 자신이 청년공산당연맹 출신이기도 하다. 후진타오는 또 모든 학교의 도덕교육을 강화했다. 중국의 모든 대학이 학생들을 시골로 보내는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2004년 10월 16차 인민대회 4차 총회에서 후진타오는 “조화로운 사회주의 사회 건설”이라고 처음으로 자신의 임기 핵심 정책 기조를 발표했다. 그리고 올해 2월 19일 “조화로운 사회주의 건설을 위해 애국심과 법 존중, 올바름, 시민정신의 필요”를 역설했다. 후진타오가 이토록 정치 교육에 중요성을 두는 것은 1989년 6·4 천안문 유혈사태 직후 덩샤오핑의 발언에서 얻은 교훈 때문이다. 덩 주석은 “민주주의 옹호론자들이 일으킨 이번 혼란은 개혁에서 비롯된 문제가 아니라 정치적 교육의 실패에서 비롯된 것이다”라고 말했다. ◆‘황제’로 군림하는 젊은이들 정치관심 없어 = 중국 사회학자들은 인구증가 억제를 위해 1980년대 초부터 시작된 중국 정부의 1가구 1자녀 정책은 자기중심적이고 공동체 의식이 부족한 아이들을 양산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있다. 실제로 지난해 중국 산동성 헤쿠도에서 실시된 조사는 이를 역력히 보여준다. ‘중국이 전쟁에 돌입한다면 자의적으로 군에 편입하겠는가’라는 질문에 22%의 청소년들이 ‘자발적으로 그렇게 하지는 않겠다’고 답했다. 또 ‘일을 하는 목적이 무엇이라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6%의 청소년만이 ‘국가와 사회의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오늘날 중국 젊은이들은 구체적 이익에 관심을 갖고 공공의 이익보다 개인적 이익을 우선시 한다. “후진타오 정부는 이런 사회적 문제를 인식하고 청소년에 대한 민족의식 교육을 강화한 것이다”라고 홍콩 야주 시바오 자이시안은 분석했다. 신문은 또 젊은이들의 이념에 대한 관심 저하고 종교에 대한 관심으로 전환되는 상황에서 중국 정부의 최대 과제는 청소년의 관심을 중국공산당으로 돌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내외적 사안 처리 여론 사전포섭 = 홍콩 대만 언론, 뉴욕과 싱가포르 주재 중국 저항언론, 젊은 시절 그를 알던 사람들은 한결같이 후진타오가 부지런하고 실용주의적이며, 충성스러우며, 필요할 경우 개혁주의자이지만 철두철미한 보수주의자, 까다롭지 않지만 노련한 지도자라고 입을 모은다. 후진타오는 이런 양면적 모습으로 인해 언론들로부터 ‘지킬 앤 하이드로’ 불리기도 하며 여전히 수수께끼 같은 인물이라는 말을 듣는다. 중국은 정치 경제 모든 부문에서 그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 섬유수출, 위안화 평가절상 EU로부터의 무기수출금수조치 해제, 2008년 올림픽, 대만. 이 모든 안건을 성공적으로 이뤄내기 위해서 후진타오는 뛰어난 정치적 감각이 필요할 것이다. 또 중국인들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보다 더 큰 카리스마가 필요할 것이라고 프랑스 CI지의 튀로-당장 논설위원은 지적했다. 당의 권력강화를 위해 중국 지도부는 민주적 개혁을 추진하기 보다는 정치 교육을 강화하는 것을 선호한다. 후진타오가 젊은이들의 정치 및 의식 교육강화에 주안점을 두는 것도 놀랄 일이 아니라고 홍콩언론은 분석했다. /이지혜 리포터 2main@naeil.com 2005-04-18
- KT직원 사망사고로 본 기업체 ‘군대식 교육훈련’ 기업체마다 실시하고 있는 정신교육 등이 본래 의도와는 무관하게 강압적으로 진행돼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지난 13일 KT직원이 무리한 집체교육을 받다 사망하는 사고까지 발생해 본래 의도와 달리 ‘군기 잡기 일환으로 흐르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사망사고를 낸 KT 직장교육은 변화와 혁신이라는 주제로 전남 나주에서 1박2일동안 진행됐다. 노조는 이번 교육에 대해 “KT가 민간기업으로 바뀌면서 ‘직원들 사이에 남아 있는 공기업의 찌든 물을 뺀다’는 것이 경영진 의도였다”고 밝혔다. 의도가 이렇다 보니 대부분 교육 프로그램도 해병대식 극기훈련이 중심이었다. 서울에서 새벽에 출발해 도착하면 식사후 외부강사를 초빙해 정신교육을 받은 후 바로 극기훈련 코스에 투입됐다. 이번에 숨진 강 모(46)씨도 극기훈련에 투입돼 군대 유격훈련에서 실시하는 일명 PT체조를 마치고 이동도중 사망했다. KT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간부직 전체가 교육을 받았고, 일반직 3만여명도 순차적으로 받을 예정이었다. 이 교육장에는 매일 200여명이 입소해 교육을 받아왔다. 훈련 교관은 해병대 및 특수부대 출신을 비롯해 표준협회가 추천한 강사진으로 짜여있다. 노조측은 “이번 교육은 경영진이 노조와 합의 없이 진행한 측면이 있다”며 “지난해 3급이상 간부를 대상으로 실시했는데 올 들어 슬그머니 전 직원으로 확대했다”고 주장했다. 또 “훈련 성격이 군대식이어서 교육 강도를 낮추어 달라고 요구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회사측 관계자는 “이번 교육 훈련은 누구나 받아야 하는 교육이지만 힘들면 쉬게 해 준다”며 “사망한 강 모씨는 평소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노조측은 “회사측이 개개인의 특성을 무시하고 전직원을 상대로 강압적 형태의 교육훈련을 실시하다 사망사건까지 발생하게 됐다”며 “교육을 이수하게 되면 수료증을 지급하는데 이 또한 사내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으려면 갖추어야 할 자격증 같은 것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육체적인 훈련과정은 필수 = 최근 들어 군대식 교육훈련은 유행처럼 번져 대부분 기업체가 비슷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대기업 중 교육이 많기로 소문난 삼성그룹은 신입사원 연수 강도가 높기로 정평이 나 있다. 산악행군을 비롯해 유격 훈련 등 다양한 훈련이 기다리고 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보통 조를 짜서 진행되는데 조원 중 한 명이라도 낙오를 하면 조원 전체가 불이익을 받기 때문에 죽기 살기로 한다”고 말했다. 또 “정식 사원들도 예외 없이 집체교육을 실시하고 낙오자들은 엠블런스에 타고 따라 오는 경우가 있지만 교육에서 제외되는 경우는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집체교육이 강도 높기로 소문이 자자하다. 전 직원이 ‘혁신학교’에 입소해야 한다. 혁신학교는 5일 동안 진행되는데 너무 힘들어 참가자들은 혀를 내 두른다. 한 직원은 “혁신 10계명을 동작으로 만들어서 시험을 보는데 통과되지 않으면 잠을 안 재운다”며 “통과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또 “육체적 정신적으로 극한까지 몰고 가기도 하는데 잠을 자지 못해 비몽사몽간에 임무를 수행하는 식”이라며 “포스트마다 과제를 주는데 한겨울에 산에서 양복 입고 넥타이 매고 물고기를 잡아오라는 과제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은 “점수로 환산해 인사고과에 반영하지는 않지만 참가여부는 중요하다”며 “일단 참가하면 과제를 반드시 수행해야 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그러다 무리해서 병원에 실려 가는 경우도 생긴다”고 말했다. 이 직원은 “개인적으로 혁신학교에 대해 하나의 관문정도로 생각한다”며 “끝나고 나서 업무능력을 향상시키는데 그리 도움되지는 않았다”고 토로했다. ◆사이버 이수제 통해 능력 향상 기업도 = 기업체가 학점제를 도입해 한해 동안 이수해야 하는 학점을 만들어 강도 높은 교육을 실시하는 경우도 있다. 효성은 사이버 연수를 통한 학점 이수제로 유명하다. 1년에 60학점을 이수해야 하는데 주로 영업이나 마케팅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어학이나 컴퓨터 프로그램 과목이 주종을 이룬다. 효성의 한 직원은 “학점을 이수하지 못하면 인사고과에 반영된다는 말은 있지만 큰 영향은 없는 것 같다”며 “다만 사이버 강의료는 회사에서 주지만 학점을 이수하지 못하면 개인이 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평소에는 업무가 많아 교육을 받지 못하는 직원은 연말에 몰아서 연수를 하는 경우도 있다”고 털어 놨다. 그는 “교육효과는 있지만 너무 많은 강의는 직원들에게 부담감으로도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석용 이경기 정원택 구본홍 기자 syjung@naeil.com 2005-04-18
- 법원 민원인 만족도 ‘더 떨어졌네’ 불친절 공공기관으로 비판 받아온 법원이 민원인들로부터 여전히 낮은 점수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2003년보다 더 나빠졌다. 17일 대법원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주호영(한나라당) 의원에 제출한 ‘2004년 법원 만족도 친절도 조사’자료에 따르면 법원을 찾은 민원인들의 만족도 평균점수는 73.52점으로 2003년 75.68점보다 2.16점이 하락했다. 전화친절도는 2003년(88.84점)보다 0.88점 높은 89.72점을 기록했다. 대법원이 전국 19개 법원을 대상으로 지난해 9월6일부터 10월29일까지 조사를 벌인 결과 울산지법이 만족도(83.15점)와 전화친절도(90.19)를 합한 종합점수에서 1위를 기록한 반면 서울가정법원이 19위(만족도 57.66점, 전화 친절도 89.14점)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대표법원이 불친절도 ‘대표’ = 전국 법원 중 가장 대표법원격인 서울중앙지법은 19개 법원 중 17위(만족도 63.52점 전화친절도 88.91점)를 기록, 부정적 평가를 받았다. 2003년에도 14개 법원 중 최하위인 14위를 기록한 것에 이어 여전히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지원에서 승격한 서울 시내 법원들의 순위도 바닥이다. 서울서부지법이 18위, 서울동부지법이 16위, 서울남부지법이 15위다. 이들 서울시내 법원들이 불친절한 이유에 대해서는 다른 지방법원에 비해 과도한 업무하중과 사안의 복잡성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법원 공무원들은 근무 중 전화를 받을 때의 친절성과 적극성은 2003년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점심시간 중 전화를 받거나 ‘끝맺은 인사’ 항목에서는 매우 낮은 점수를 받았다. ◆상위 5개 법원 = 울산지법( 당시 법원장 변동걸)은 2003년에 이어 2년 연속 가장 친절한 법원으로 뽑혔다. 춘천지법(법원장 이우근), 광주지법(법원장 김황식), 대전지법(법원장 조용무), 부산지법(법원장 강문종)이 각각 뒤를 이어 좋은 평가를 받았다. (괄호안은 2004년 당시 법원장) 울산지법은 매년 우수친절 직원에 대한 표창을 꾸준히 벌이고 있으며 최근 대법원 홈페이지에 울산지법 직원의 친절에 고마움을 표시한 한 직장인의 글이 올라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직원들에 대한 꾸준한 교육과 법원 내부에 자리잡힌 친절문화가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주호영 의원은 “국민에 대한 사법 서비스 제고 차원에서 법원의 친절도 조사는 바람직한 일”이라며 “하지만 민원인 만족도가 높은 곳과 낮은 곳을 비교해 낮은 곳에 대한 원인을 분석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각급 법원에서 자율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친절운동에 직원들의 동참을 유도하고 친절개선자료를 수집해 전파할 목적으로 매년 직원들의 친절도를 조사해오고 있다. /이경기 기자 보다 자세한 내용은 www.nxfile.co.kr에서 볼 수 있습니다 2005-04-18
- 대학 구내식당 환경농산물로 ‘웰빙 식단’ 상지대학교가 전국 최초로 교비를 지원, 구내식당에서 친환경농산물을 사용하기로 결정해 화제다. 상지대는 18일부터 구내식당에서 사용하는 식자재를 친환경 쌀과 채소로 사용하기로 했다고 17일 밝혔다. 이에 따라 교수, 교직원, 학생 등 상지대 구성원들은 하루 세끼 언제라도 친환경 식단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대해 상지대 배진한 입학홍보실장은 “이번조치는 김성훈 총장이 강조해온 학생을 주인으로 섬기는 ‘학생제일주의’의 첫걸음인 동시에 ‘건강·생명·환경’이라는 상지대 특성화 목표와 생명운동의 발상지라는 원주의 지역특성과 맥을 같이 하는 것”이라며 “원주시, 강원도, 농림부와 협력해 오는 5월 중 학내에 설립을 추진 중인 국제수준의 ‘친환경유기농업연구센터’ 건립사업과도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고 설명했다. 학교측이 교비를 지원해 친환경 농산물로 조리된 식단을 대학 구내식당에서 제공하는 것은 상지대 가 전국 최초다. 이를 위해 상지대는 구내식당을 위탁받은 운영자에게 연간 6000만원 규모의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상지대는 국내식당에서 사용되는 식자재를 원주소비자생활협동조합(이사장 윤현애)을 통해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로 공급받아 사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단 지역에서 생산되지 않거나 생산량이 부족한 식자재에 대해서는 전국의 무농약 재배 인증 출하자들로부터 공급받기로 했다. 상지대는 또 주 1회 친환경 채소(양상추, 방울토마토, 적채, 치커리, 오이 등 6종)로 조리된 샐러드와 함께 주기적으로 진지향, 사과, 귤, 딸기, 복숭아 등 친환경 인증 제철과일도 제공할 계획이다. 과학적 연구결과에 따르면 대략 6끼 정도를 친환경 농산물로 계속 식사하게 되면 친환경 유기농산물 특유의 차별화된 맛과 건강증진효과를 느낄 수 있다고 한다. 특히 최근 들어 사회문제로까지 불거지고 있는 각종 성인병의 예방 및 치료 그리고 아토피를 비롯한 각종 알레르기 증상의 치유에 효과가 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상지대의 유기농 급식사례는 저질 식자재 사용과 비위생적인 조리 등으로 물의를 일으켜온 ‘학교급식문제’를 어떤 자세로 접근해야 하는가를 보여주는 것이어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배 실장은 “쌀과 채소, 제철과일 사용으로 학교는 구내식당 운영자에게 연간 6000만원에 달하는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은 물론 만만치 않은 행정비용을 추가로 부담하게 됐다”며 “하지만 상지대 구성원 모두의 건강증진과 웰빙을 위한 의미 있는 투자라는 뜻에서 단순히 비용 차원에서만 접근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 학교당국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구내식당이 더 이상 ‘한 끼를 때우는 장소’가 아니라 ‘대학 구성원 모두의 건강과 대학의 교육철학을 몸으로 느끼는’ 건강과 교육의 도장으로 탈바꿈해 바람직한 대학문화 형성에도 큰 도움을 줄것 ”이라며 “특히 구내식당 이용자 수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상지대는 4일부터 연간 4000만원의 예산을 마련, 교원 직원 조교 및 외래교수(시간강사) 등 야간강의 또는 공무로 야근을 하는 구성원들에게 저녁식사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2005-04-18
- ‘기업용 신삼강오륜 책자 있나요’ 팬택계열(부회장 박병엽·사진)이 최근 ‘팬택 신 삼강오륜’을 발행한 이후 문의전화와 찬사가 쏟아져 업무가 마비될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팬택계열에 따르면 이 책자에 대한 언론보도 이후 팬택을 벤치마킹하고자 희망하는 기업과 관공서들이 팬택의 홍보팀과 사내 교육기관인 팬택아카데미에 책자를 요청하는 등 전화가 빗발쳐 업무가 마비될 정도는 것. 이 책은 지난달 24일 발행되자마자 국무총리실, 전북도청 등 관공서 12곳, 한국전력, 대구지하철공사 등 공기업 5곳, 전경련 등 경제사회단체 5곳, 기아자동차를 비롯 30여개 기업 등 총 60여개 기업 및 단체들에서 요청이 쇄도해 발행 2주만에 초판 4000부가 모두 동이 나버렸다. 회사측은 이에 따라 조만간 2판을 발행할 예정이다. 모 공기업에서는 ‘팬택 신 삼강오륜’을 내부 직원 교재로 사용하고 싶다며 서적 구입 및 저작권료를 지불하고 싶다는 요청이 있었으며, 사보기고나 방송출연, 강연 요청이 줄을 잇고 있다. 지난달 발간된 이 책자는 직장인으로서 갖춰야 할 소양과 덕목을 실제 활용할 수 있도록 담았다. 삼강(三綱)은 ▲기본예절 ▲상위하강(上爲下綱·부하에 대한 상사의 예절) ▲하위상강(下爲上綱·상사에 대한 부하의 예절) 등이다. 또 오륜(五倫)은 ▲수신유품(修身有品·몸가짐과 마음가짐에는 품격이 있어야 함) ▲화인유례(話人有禮·타인과 대화에서 예를 다해야 함) ▲수장유덕(首長有德·지휘자는 덕이 있어야 함) ▲수명유성(受命有誠·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정성을 다해야 함) ▲의전유경(儀典有敬·공경함을 다해 상사를 섬겨야 함) 등이다. 이 책은 삽화와 함께 실제 사례를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예를 들어 외국인과 사교시 유의사항은 여성이 코트를 벗을 때는 남성이 뒤쪽에서 도와준다든가 속내의 커프스버튼 넥타이핀 등은 허물없는 친숙한 사이가 아니면 선물하지 않으며, 인종·종교문제에 대해 화제선택은 금물이라는 식이다. /강경흠 기자 khkang@naeil.com 2005-04-18
- 송파구 거여2동 복합청사 준공 저소득 시민이 많이 사는 송파구 거여2동 지역에 문화시설과 복지시설이 어우러진 복합청사가 문을 연다. 서울 송파구는 오는 27일 거여동 195번지 일대 1305㎡에 지하1층 지상5층 규모의 복합청사 를 준공한다. 기존 동사무소를 헐어 만든 복합청사 지하에는 헬스장과 주차장이, 1층에는 동사무소가 들어선다. 청사 2층은 방과후교실과 사랑방, 문고, 시청각실로, 3층은 강당과 다목적방으로 꾸며진다. 4층과 5층에는 216석의 열람실과 1만2000권의 장서를 갖춘 도서정보센터가 들어선다. 구는 방과후교실을 통해 저소득자녀 30명을 모아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숙제와 예절, 인성교육을 가르칠 계획이다. 구 관계자는 “복합청사 건립으로 이 지역에 부족한 문화·복지 기반시설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은광 기자 powerttp@naeil.com 2005-04-17
- 인터뷰-송두식 천안개방교도소장 천안개방교도소 송두식(58) 소장은 개방형 공무원이다. 장관이 일방적으로 임명하는 게 아니다. 인사위원회 추천을 받는 일반 계약직이다. 지난해 2월 이곳을 관리·경영하는데 가장 적절한 인물로 평가받아 임명됐다. 그렇다고 교정행정과 무관한 인물이 아니다. 오히려 개방교도소에 가장 어울리는 길을 걸어온 교회공무원 출신이다. 그는 정복근무를 하는 교정직이 아니다. 사복근무를 하는 교회직 출신으로 30년 가까이 근무했다. 교회직은 주로 교도소 안에서 이뤄지는 교육·교화, 종교, 문화 활동 등을 관장한다. 교정직인 보안과가 아버지 같은 역할이라면, 교회직인 교무과는 어머니인 셈이다. 송 소장은 이 교회직에서 새로운 영역을 끊임없이 개척해 왔다. 교회직으론 처음으로 2001년 법무부 교화과장에 임명된 것도 이런 연유다. 통상 교회직은 일선 교도소 교무과장으로 정년을 마치는 데 이를 바꾼 것이다. 지난해 개방교소도 소장으로 임명된 것도 마찬가지다. 새로운 형태의 ‘열린 교도소’인 이곳에 적합한 인물로 평가받은 것이다. 그만큼 독특한 철학을 갖고 있다. 구금이나 지나친 통제가 전부가 아니라는 것이다. 다양한 교육·교화 프로그램과 새로운 수용자 관리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그는 “항상 구금을 전제로 하다보면 안 되는 일이 많게 된다”면서 “어렵거나 안 된다고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수용자와 가족 입장에서 무엇이든 될 수 있도록 생각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구금과 통제, 엄격한 관리를 중시하는 ‘보안’과 ‘교무’가 적절하게 균형을 이뤄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교통사고사범이나 과실범이 대부분인 이곳을 운영하는 원칙 또한 마찬가지다. 맘만 먹으면 언제든 벗어날 수 있을 정도이지만 교육과 자율에 따른 책임을 생활화해 되레 사고가 없다는 것이다. 그는 “자율과 책임을 동시에 주기 때문에 갈등이나 부조리가 거의 없다” 면서 “아마도 교도소장들 가운데 ‘좋은 방으로 배치해 달라’거나 ‘가석방에 도와 달라’는 등의 흔한 부탁을 가장 적게 받는 사람일 것”이라고 미소를 지었다. /천안= 정재철 기자 2005-04-15
- [달라진 교정행정 현장을 가다]⑥ 천안개방교도소 교정시설은 사회와 괴리된 별천지이자 인권의 사각지대로 인식돼 왔다. 그러나 얼음장 밑을 흐르는 물소리를 통해 봄을 느끼듯 최근 교정행정에도 상당한 변화가 찾아오고 있다. 개방형 시설과 환경정비 그리고 수용자에 대한 처우개선까지 변화는 이미 여러 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시작됐다. 여기에는 김승규 법무장관 등 수뇌부 의지가 강하게 배어있다. 본지는 매주 1회씩 달라지고 있는 교정행정의 현장을 찾아보기로 했다. /편집자주 하늘과 닿을 듯이 4미터가 넘게 치솟은 콘크리트 담장. ‘덜커덩’ ‘철~컥’ 한 번 여닫을 때마다 들리는 거대한 철문의 굉음. “근무 중 이상 없습니다” 큰 구령과 함께 담장 위 망루와 교도소 내 곳곳에서 무장한 채 서 있는 경비교도 대원들. 교도소 대표적 상징들이다. 이런 것을 전혀 찾아볼 수 없는 교도소가 있다. ‘담장 없는 교도소’로 유명한 천안개방교도소가 바로 그곳이다. ◆수용과정부터 엄선 = 충남 천안시 신당동 112번지 위치한 천안개방교도소. 지난 1988년 개청해 전국에서 선별된 모범수들이 수용돼 왔다. 지난 2002년부터는 과실범전담교도소로 기능을 바꿔 지금에 이르고 있다. 직원 100여명에 수용인원 300여명으로 전국 시설 가운데 가장 적은 편에 속한다. 이곳은 유일하게 개방형으로 운영되는 탓에 전국에 있는 수형자들의 선호 기관이다. 가석방이 가능한 3범 이하의 과실범 또는 교통사범 수형자 가운데 형기 5년 이하를 받아 잔여형기가 5개월 이상 2년 이하 남은 사람들을 엄선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아무나 올 수 있는 곳이 아니다. 단 가석방 가능한 초범 수형자는 이곳에 올 수 있다. ◆“아니 교도소 맞아?” = 천안개방교도소에는 없는 것이 너무 많다. 다른 교도소와는 외관부터 운영형태까지 차이가 뚜렷하다. 우선 담장이 없다. 동네 테니스장 같은 그물망 울타리만 있을 뿐이다. 누구든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나갈 수 있는 구조를 갖고 있다. 바깥만 그런 것이 아니다. 이곳 수용자들이 생활하고 잠을 자는 거실과 작업장 등에 는 다른 곳에 서 흔히 보이는 철창이 보이질 않는다. 담장이 없는데 철창이 필요할 리 없다는 식이다. 여기에 경비교도대원마저 없다. 근무를 서는 직원들은 있지만, 그냥 교정직 공무원들일 뿐이다. 숫자도 많지 않다. 다른 곳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다. 내부시설도 마찬가지다. 차가운 마룻바닥은 찾을 길이 없다. 대신 침대가 놓여 있다. 이름도 다른 곳처럼 거실이 아니다. ‘근면관’ ‘자립관’ ‘희망관’으로 이름 붙여진 생활관이다. 수용자들이 번호표가 아닌 이름표를 달고 다니는 것도 큰 차이다. 마치 일반 기업체 연수원이나 기숙사 같은 분위기다. 처음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정말 교도소가 맞냐’는 물음이 절로 나올 만하다. ◆“TV채널 우리가 맘대로 선택해요” = 다른 교도소 수용자들과 생활의 차이는 곳곳에서 들어난다. 경비교도대가 없다보니 자율적인 생활이 중심이다. 자치회장과 반장 분임장 구성해 조별로 자율적으로 움직이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직원들 숫자가 적다보니 수용자들이 보조하는 역할도 상당하다. 자치회를 중심으로 점검보조, 동행보조는 물론이고 야간에는 야간근무보조까지 한다. 야간활동이 보장되는 것도 큰 차이다. 일과시간을 마친 뒤 야간에 강당에서 각종 문화활동이나 강연, 공연 등이 이뤄진다. TV는 일과 후에 9시까지 자율시청을 한다. 17개의 채널이 나오는데 채널 자율권이 주어진다. 다른 곳처럼 편집된 프로그램만이 아니라는 얘기다. 신문에 대한 제한도 거의 없다. 전화사용 또한 하루 1회 이상 허용 되며, 감청을 하지 않는다. 야간에 완전소등을 하는 것도 색다르다. 보통 다른 교정시설의 경우 야간에 사고방지 등을 목적으로 불을 켠 채 취침에 들어가지만 이곳은 완전소등을 한다. 대신 공부를 할 사람을 위해 침대 맡에 독서 등이 설치돼 있다. 선별된 인원인 만큼 사회로 나가기 위한 각종 혜택이 주어지는 셈이다. ◆자율과 책임이 기본 바탕 =“이곳에 처음 오는 직원들이 오히려 불안해할 정도입니다.” 김윤호 지도과장 말이다. 김 과장은 다른 곳으로 치면 보안과장이다. 경비교도 중심이 아니기 때문에 직책명까지 바뀌었다. 담장과 철창 안에서만 근무해 온 직원들은 이곳에 오면 적응이 안 되는 게 당연하다. 구금이나 통제가 중심이 아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외부로 출퇴근 하는 통근 작업이다. 40~50명이 교도소 밖에 있는 일반 업체에 가서 작업을 하는데 직원은 한 명이 동행한다. 다른 곳에서는 상상하기 힘들다. 철저한 자율과 책임 그리고 신뢰가 뒤따르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많은 혜택과 자율을 주는 대신 약속을 어길 경우 일반교도소로 되돌려 보낸다. 이곳 생활에 익숙해진 수용자들에게 일반교도소로 되돌아가는 것이 끔찍한 형벌일 수 밖에 없다. 그런데도 오히려 직원들과 수용자간 마찰이 더 적다. 송두식 소장은 “물리적 시설이나 통제가 중심이 아니라 자율과 책임이 뒤따르는 교육에 근거해서 교정행정을 펴고 있다”고 말했다. /천안=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2005-0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