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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년 재계는 대형 M&A 줄줄이 … 판도변화 전망 현대건설·하이닉스·대한통운 매머드급 매물 즐비 인수여부 따라 주력업종 바뀔수도 … 순위 변동도 관심 새해에는 대형 인수합병(M&A)에 따른 재계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대한통운, 현대건설, 하이닉스, 대우조선해양 등 매머드급 매물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는데다 상당수 대기업들이 M&A를 통한 성장동력 확충에 나설 방침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국책은행과 공기업 민영화 의지를 밝힌 바 있어 새해 M&A 시장은 더욱 달아오를 전망이다. 대형 M&A 성사에 따라 재계 순위가 뒤바뀌는 것은 물론 일부 대기업의 주력 업종이 달라지는 등 20008년 재계는 변화무쌍한 한해를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통운 인수 경쟁 치열 = 당장 재계 관심은 내년 초 대한통운 최종인수자로 어느 기업이 선정될 지에 쏠리고 있다. 법정관리중인 대한통운은 지난달 중순 법원이 인수의향서를 접수한 결과 금호아시아나와 한진, CJ, STX, GS, 현대중공업 등 10여 곳이 인수의사를 밝힌 상태다. 국내 물류분야 1위 기업인 대한통운은 매출 1조7000억원(2006년 기준), 자산은 1조5000억원에 달한다. 어느 기업이 인수하느냐에 따라 재계 순위도 뒤바뀔 수 있다. 대우건설 인수로 단숨에 재계 7위로 뛰어오른 금호아시아나가 대한통운까지 가져가면 재계 6위로 넘볼 수 있는 상황이다. 반면 라이벌인 금호아시아나에 한단계 밀려 8위로 내려앉은 한진에게는 자존심을 되살릴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금호아시아나와 한진은 모두 대한통운 인수를 통해 명실상부한 물류기업으로서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공격적인 합병을 통해 외형을 확장해온 STX, 물류사업을 지속적으로 확장해온 CJ, 하이마트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셔야 했던 GS그룹 등이 대한통운 인수전에서 성공할 수 있을지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대한통운 매각은 60% 유상증자 방식으로 진행된다. 법원에서 결정한 신주 발행 최저가가 9만7300원인 점을 고려하면 최저 입찰가가 2조4000억원에 이르고 여기에 프리미엄까지 합치면 4조원 안팎에서 인수가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4일까지 실사를 마친 후 11일 인수제안서를 접수해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현대건설, 현대가로 갈지 관심 = 이명박 당선자는 대통령 당선 전부터 국책은행 민영화 방침을 밝혀왔다. 이에 따라 이 당선자 취임 이후 산업은행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의 매각작업도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산업은행이 지분을 보유한 기업은 대우조선해양(31.26%) 현대건설(14.69%), 현대종합상사(22.53%), 하이닉스반도체(7.1%) 등 100여 곳에 달한다. 이중 가장 관심이 가는 매물은 현대건설이다. 당초 현대건설은 참여정부에서 매각이 추진됐으나 산업은행이 ‘현대건설을 부도 위기에 빠뜨린 옛 주주들에게 지분을 팔 수 없다’는 이른바 ‘구사주 문제’를 제기하면서 지연돼왔다. 하지만 ‘구사주 문제’를 제기한 배경이 정권말 대형 기업 매각에 따른 부담감 때문이었다는 게 지배적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새정부 출범 이후 현대건설 매각은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크다. 현대건설 인수 후보로는 인수 의지를 밝혀온 현대그룹과 현대중공업, 대우건설 인수전에서 실패했던 두산그룹들이 거론되고 있다. 현대그룹이 현대상선 지분(8.30%)을 보유하고 있는 현대건설을 인수할 경우 그동안 시달려온 경영권 분쟁을 말끔히 털어버릴 수 있을 뿐 아니라 대북사업과 건설사업을 연계하는 시너지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재계 순위도 10위권 후반에서 초반대로 성큼 올라서게 된다. 인수 자금면에서는 현대중공업이 현대그룹을 앞서고 있다. 지난달 28일 현대건설의 종가는 8만8200원으로 시가총액은 9조7000억원을 넘는다. 50% 지분만 확보한다고 해도 최소한 5조원을 필요한 셈이다. 여기에 M&A 프리미엄까지 합치면 인수가격은 6조원을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풍부한 현금동원력을 앞세워 현대건설을 인수할 경우 금호아시아나와 한진을 제치고 재계 6~7위권으로 도약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현대중공업의 정몽준 대주주가 이명박 정부에 참여하고 있다는 점이 오히려 부담이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지난해 미국 보브캣을 49억 달러에 인수한 두산그룹이 현대건설까지 인수하며 M&A 강자로서의 면모를 발휘할 지도 주목된다. ◆4대 그룹 M&A 나설지 주목 = 지난해 매각에 착수한다는 계획이었다가 대북관계 급진전 등으로 매각이 늦춰져온 대우조선해양도 2008년에는 본격적인 매각이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우조선해양은 조선업 호황에 따라 실적이 크게 개선되고 있어 인수 경쟁도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인수 후보 기업으로는 오래전부터 관심을 표명해온 GS그룹과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동종 업계 기업들이 꼽힌다. 얼마 전에는 포스코가 대우조선해양 인수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하이닉스반도체의 채권단 지분 36%도 매각이 추진될 전망이다. 채권단은 효과적인 매각 방안 마련을 위해 지난해말 크레디트스위스(CS)에 용역을 맡겼다. 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이 11조9000억원을 넘는 점을 고려하면 채권단 보유 지분 가치만 4조원을 넘는다. 후보자 물망으로는 LG그룹이 거론되고 있지만 LG측은 가격 부담과 불투명한 반도체 전망 등으로 조심스런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LG가 반도체 경험이 있는데다 주력인 전자업종과의 시너지효과도 커 결국 하이닉스 인수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LG와 함께 삼성, 현대차, 에스케이 등 4대 그룹이 M&A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나설지도 새해 재계의 관심사다. 지난해 10월 이스라엘 비메모리 반도체업체인 ‘트랜스칩’을 인수한 삼성은 ‘성장동력 확충을 위해서 필요하면 언제든지 M&A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이고, 최근 하나로 텔레콤 등을 인수한 SK그룹도 언제든지 M&A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어 새해 M&A행보가 주목된다. 다만 삼성은 비자금 특검 등으로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기는 힘들지 않겠느냐는 전망이다. 이밖에 지난해 하이마트를 인수한 유진그룹, 동아건설을 인수한 프라임그룹, 극동건설을 인수한 웅진그룹 등 중견그룹이 추가 M&A에 나설지도 관심을 끌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산업은행이 지분을 보유한 기업 매각이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기업 투자 환경도 개선되면서 그동안 현금을 쌓아왔던 대기업들이 M&A를 통한 성장동력 확충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7-12-31
- "성 상품화 가장 심한 채널은 tvN" 네잎찬 미디어운동본부 조사 결과 (서울=연합뉴스) 국기헌 기자 = 한국여성의전화연합 지역여성 미디어 네잎찬 운동본부(이하 네잎찬 미디어운동본부)는 8월 한 달간 11개 케이블ㆍ위성TV 채널의 연예오락 관련 30개 프로그램의 111회를 분석한 결과 총 1천60건의 성 상품화 장면이 포착되는 등 성 상품화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29일 밝혔다.채널별로 tvN이 318건으로 성 상품화 장면을 가장 많이 방영했으며 이는 전체 건수의 30%에 달했다. Mnet(162건, 15.28%), GTV(128건, 12.07%), 올리브TV(117건, 11.03%), 수퍼액션(101건, 9.52%)이 2∼5위에 올랐고, 코미디TVㆍ리얼TVㆍ온스타일ㆍYTN스타ㆍ헤럴드동아TVㆍKMTV 등이 뒤를 이었다.프로그램별로 성 상품화 실태를 조사한 결과 시즌1 재방을 한 tvN의 ''tvNGels''가 181건(17.08%)으로 가장 많았으며, GTV의 ''GETOUT''이 115건(10.85%), 수퍼액션의''러브액션 시즌2''가 101건(9.53%)으로 2~3위를 기록했다.프로그램 홈페이지에 나타난 기획의도를 보면 30개 프로그램 중 절반 이상인 17개는 성 상품화가 드러났다. 그러나 기획의도가 드러나지 않은 13개 프로그램에서도427건의 성 상품화 장면이 나오는 것으로 파악됐다.성 상품화 유형의 경우 ''선정적 표현에 의한 성 상품화''가 409건(38.58%), ''여성 몸의 도구화''가 189건(17.83%)으로 조사됐다. 한편 네잎찬 미디어운동본부가 지난 5∼6월 전국 11개 지역에 거주하는 1천470명을 대상으로 여성 연예인 성 상품화 인식을 조사한 결과, 85.98%가 ''여성연예인 성 상품화가 심각하다''고 답한 반면 ''심각하지 않다''는 답변은 10.27%에 불과했다.여성 연예인의 성 상품화가 확산되는 가장 큰 원인을 묻는 설문에 ''상업주의로 섹시코드가 부각됐다''는 응답이 672건(45.71%)으로 가장 많았으며, ''방송사 간의 시청률 경쟁으로 여성 연예인의 몸을 부각해 보여주기 때문''이라는 응답도 601건(40.88%)에 달했다.네잎찬 미디어운동본부는 이 같은 조사결과를 토대로 30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케이블방송의 여성연예인 성 상품화 실태와 개선방안 세미나''를 개최한다. penpia21@yna.co.kr(끝)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7-11-30
- 구청 직원이 어린이집 영어선생님 구청 직원이 어린이집 영어선생님 중구청-구립어린이집 협약 맺어 서울 중구청 직원들이 구립어린이집 영어강사로 나선다. 중구는 30일 오전 구청 기획상황실에서 중구청 영어동호회와 16개 구립어린이집간에 ‘1회원 1어린이집 영어교육 협력 결연식’을 가졌다. 영어동호회 회원 17명이 어린이집 한곳씩 전담해 아이들 눈높이에 맞는 영어교육 자원봉사를 한다. 1명은 전체 영어교육을 총괄 지휘한다. 동호회원들은 매주 한차례 이상 어린이집에서 원아들을 직접 지도하고 보육교사와 부모들의 영어교육 고민을 함께 나눈다. 중구는 보육교사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영어전문가 이보영씨와 외국인이 녹음한 CD를 제공한다. 또 미국 유아초기~초등학교 1학년들이 사용하는 구조식 영어문장 50개를 선정, 대형 브로마이드로 인쇄해 각 시설과 가정에 나눠준다. 정동일 중구청장은 “앞으로 취학 전 영어교육을 초등학교 원어민 영어교육과 연계해 교육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중구청 영어동호회는 해외 유학파와 영어에 관심있고 꾸준히 공부하는 직원들로 구성됐다. 지난 6월 자원봉사대 동아리 발대식을 갖고 지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안내를 해왔다. 지난 달 말부터 진행된 제1회 충무로 국제영화제에서도 외국인 참가자와 관광객들을 위한 통역 자원봉사자로 활동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2007-11-30
- [현장]‘증권으로 보는 세계사‘ 전시회 게임으로 거리감 좁혀 … 자기회사 주식도 인쇄 각국 증권에 얽힌 세계사, 청소년 머리에 쏙쏙 코엑스서 12월 10일까지, 12일부턴 킨텍스에서 27일 오후 12시 30분. 코엑스에 들어갔다. 1층 로비에 아담하게 꾸며진 전시장이 눈에 들어왔다. 전시 첫날이었다. ‘증권으로 보는 세계사’가 둥글게 문을 만들고 있었다. 이른 점심식사를 마친 사람들이 많은 관심을 보였다. 큐레이터는 식사 중이었다. 방향표시를 따라 가니 첫 관문부터 흥미롭다. 게임과 퍼즐이 펼쳐져 있었다. 모두 외국 증권을 활용한 것이었다. 게임은 틀린 모양 찾기, 같은 모양 찾기 등 대 여섯 가지가 준비돼 있었다. 그 옆엔 퍼즐이 기다리고 있었다. 행사기간동안 하루 세 번씩 게임을 통해 선물을 주는 이벤트가 열릴 계획이다. 둥근 판을 돌리면 멈춘 자리에 있는 게임을 하는 것이다. 게임을 한참 즐긴 후엔 증권의 위조와 변조를 가리는 시간이 기다린다. 빛으로 비춰보면 쉽게 위조품과 진품의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자신의 회사증권을 만들어주기도 한다. 새로 만들 회사와 자신의 이름을 입력하면 자신이 CEO인 회사의 주권이 인쇄돼 나온다. 한 학생이 어머니와 같이 가상의 자기 회사 증권을 만드는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20여분간 돌아다녀 조금은 아파오기 시작한 다리를 잠시 쉬게 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돼 있었다. 애니메이션 동영상을 통해 증권이라는 조금은 생소한 용어를 가깝게 느낄 수 있는 시간이다. 자, 증권과 친해졌으니 이제는 본격적으로 역사여행을 떠나볼까. 인류문명이 시작되면서 증권의 역사도 출발했다. 증권은 중세 봉건체제가 막을 내리고 유럽의 주요도시에 무역회사와 은행이 설립되면서 채권을 중심으로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당시 포르투갈과 스페인이 인도와 아메리카로 가는 뱃길을 찾아내곤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채권을 발행했다. 아름다운 장식과 삽화가 고급피지에 그려져 있었고 화려한 색채를 가지고 있어 상당히 공을 들인 흔적을 볼 수 있었다. 네덜란드와 벨기에 영국 동인도회사가 발행한 주권은 그림보다는 주식수, 소유주 등 구체적인 내용을 적는 데 신경을 쓴 듯했다. 산업혁명에 의한 영국의 근대화가 교통혁명을 통해 유럽, 미국, 일본 등지로 퍼져나갔다. 최초의 세계박람회가 치러진 수정궁전 건축에 참여했던 크리스탈 팰리스 회사 주식을 만나니 여수박람회 개최의 기쁨이 스쳐지나갔다. 공장건물과 연기, 영국-프랑스간의 도버 해저터널을 그려넣은 주권도 보였다. 세계에서 가장 화려하다는 부르게 운하 건설회사의 주권도 눈에 띄었다. 팍스아메리카나가 이어졌다. 남북전쟁 당시 군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뉴욕주가 발행한 채권과 서부개척의 상징인 서부해안철도회사의 채권 역시 역사의 한쪽을 잘 설명해줬다. 주식회사를 위한 옥토인 ‘자본주의’가 급성장하면서 대기업들이 속속 생겨나기 시작했다. 에디슨이 만든 시멘트 회사 에디슨 포틀랜드의 주권엔 에디슨의 사진과 자필서명이 인쇄돼 있었다. 포드, 벤츠의 주식도 눈에 들어왔다. 세계 최대 석유재벌인 록펠러가 만든 스탠다드 오일컴퍼니와 스탠다드 오일트러스트는 독점자본주의를 보여주는 실례로 놓여있었다. 식민지 국가에서 만든 주식과 채권에선 제국주의의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 제1차 세계대전의 산물인 오스트리아와 독일의 채권과 주권, 제2차 세계대전 전과 후에 발행된 러시아 채권과 미국 채권 역시 역사를 잘 그려놓았다. 우리나라의 역사를 보여주는 롯데제과, 동아건설의 주권과 국민주 방식으로 발행된 포철(현 포스코) 주권, 외환위기 극복을 위해 발행된 고용안정채권은 현대사를 읽게 했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20세기폭스사, 디즈니랜드 주식은 재미있는 눈요기 꺼리였다. 1시간 남짓을 투자해 전시장을 한 바퀴 돌고 코엑스몰에서 또다른 재미를 만끽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한국은행에서는 내년 5월 4일까지 ‘화폐로 보는 세계사 명장면’을 전시하고 있어 강북으로 넘어가는 것도 유익한 코스가 될 듯하다. 연말에 조잘거리는 명동 풍경도 색다르다. 증권예탁결제원은 내달 10일까지 코엑스에서 전시한 후 12일부터는 성탄절까지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로 전시실을 옮긴다. 관람객에게는 세계지도가 무료로 배포된다. 한국은행과 증권예탁결제원은 오전 10시~오후 5시까지 전시회를 연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7-11-28
- 현장-‘증권으로 보는 세계사‘ 전시회 증권과 손잡고 세계사 여행 떠나볼까 퍼즐과 게임으로 거리감 좁혀 ... 미래의 자기회사 증권도 제작 각 국 증권에 얽힌 세계사 이야기, 청소년 머리에 쏙쏙 코엑스에서 다음달 10일까지, 12일부턴 고양 킨텍스에서 27일 오후 12시 30분. 코엑스에 들어갔다. 1층 로비에 아담하게 꾸며진 전시장이 눈에 들어왔다. 전시 첫날이었다. ‘증권으로 보는 세계사’가 둥글게 문을 만들고 있었다. 이른 점심식사를 마친 사람들이 많은 관심을 보였다. 큐레이터는 식사 중이었다. 방향표시를 따라 가니 첫 관문부터 흥미롭다. 게임과 퍼즐이 펼쳐져 있었다. 모두 외국 증권을 활용한 것이었다. 게임은 틀린 모양 찾기, 같은 모양 찾기 등 대 여섯 가지가 준비돼 있었다. 그 옆엔 퍼즐이 기다리고 있었다. 행사기간동안 하루 세 번씩 게임을 통해 선물을 주는 이벤트가 열릴 계획이다. 둥근 판을 돌리면 멈춘 자리에 있는 게임을 하는 것이다. 게임을 한참 즐긴 후엔 증권의 위조와 변조를 가리는 시간이 기다린다. 빛으로 비춰보면 쉽게 위조된 변조와 진품의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자신의 회사증권을 만들어주기도 한다. 새로 만들 회사와 자신의 이름을 입력하면 자신이 CEO인 회사의 주권이 프린트돼 나온다. 한 학생이 어머니와 같이 자신의 회사 증권을 만드는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20여분간 돌아다녀 조금은 아파오기 시작한 다리를 잠시 쉬게 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돼 있었다. 애니메이션 동영상을 통해 증권이라는 조금은 생소한 용어를 가깝게 느낄 수 있는 시간이다. 자, 증권과 친해졌으니 이제는 본격적으로 역사여행을 떠나볼까. 인류문명이 시작되면서 증권의 역사도 출발했다. 증권은 중세 봉건체제가 막을 내리고 유럽의 주요도시에 무역회사와 은행이 설립되면서 채권을 중심으로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당시 포르투갈과 스페인이 인도와 아메리카로 가는 뱃길을 찾아내곤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채권을 발행했다. 아름다운 장식과 삽화가 고급피지에 그려져 있었고 화려한 색채를 가지고 있어 상당히 공을 들인 흔적을 볼 수 있었다. 네덜란드와 벨기에 영국 동인도회사가 발행한 주권은 그림보다는 주식수, 소유주 등 구체적인 내용을 적는 데 신경을 쓴 듯했다. 산업혁명에 의한 영국의 근대화가 교통혁명을 통해 유럽, 미국, 일본 등지로 퍼져나갔다. 최초의 세계박람회가 치러진 수정궁전 건축에 참여했던 크스탈 팰리스 회사 주식을 만나니 여수박람회 개최의 기쁨이 스쳐지나갔다. 공장건물과 연기, 영국-프랑스간의 도버 해저터널을 그려넣은 주권도 보였다. 세계에서 가장 화려하다는 부르게 운하 건설회사의 주권도 눈에 띄었다. 팍스아메리카나가 이어졌다. 남북전쟁 당시 군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뉴욕주가 발행한 채권과 서부개척의 상징인 서부해안철도회사의 채권 역시 역사를 한쪽을 잘 설명해줬다. 주식회사를 위한 옥토 ‘자본주의’가 급성장하면서 대기업들이 속속 생겨나기 시작했다. 에디슨이 만든 시멘트 회사 에디슨 포틀랜드의 주권엔 에디슨의 사진과 자필서명이 인쇄돼 있었다. 포드, 벤츠의 주식도 눈에 들어왔다. 세계 최대 석유재벌인 록펠러가 만든 스탠다드 오일컴퍼니와 스탠다드 오일트러스트는 독점자본주의를 보여주는 실례로 놓여있었다. 식민지 국가에서 만든 주식과 채권에선 제국주의의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 제1차 세계대전의 산물인 오스트리아와 독일의 채권과 주권, 제2차 세계대전 전과 후에 발행된 러시아 채권과 미국 채권 역시 역사를 잘 그려놓았다. 우리나라의 역사를 보여주는 롯데제과, 동아건설의 주권과 국민주 방식으로 발행된 포철(현 포스코) 주권, 외환위기 극복을 위해 발행된 고용안정채권은 현대사를 읽게 했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20세기폭스사, 디즈니랜드 주식은 재미있는 눈요기 꺼리였다. 1시간 남짓을 투자해 전시장을 한 바퀴 돌고 코엑스몰에서 또다른 재미를 만끽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한국은행에서는 내년 5월 4일까지 ‘화폐로 보는 세계사 명장면’을 전시하고 있어 강북으로 넘어가는 것도 유익한 코스가 될 것이다. 연말 조잘거리는 명동 풍경도 색다르다. 증권예탁결제원은 내달 10일까지 코엑스에서 전시한 후 12일부터는 성탄절까지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로 전시실을 옮긴다. 관람객에게는 세계지도가 무료로 배포된다. 한국은행과 증권예탁결제원은 오전 10시~오후 5시까지 전시회를 연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7-11-27
- [80년 유한양행 흔들리는 윤리경영] (하) 높은 약값, 약효 부정확에 신뢰도 ‘추락’ 윤리경영의 상징으로 손꼽혀온 유한양행이 흔들리고 있다. 최근 유한양행이 다른 기업과 마찬가지로 리베이트 영업행위를 한 사실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적발됐으며 지난해는 이 회사 의약품의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 결과가 조작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유한양행은 일찍부터 직원들의 윤리의식 고취를 위해 ‘유한인의 윤리강령’을 제정해놓았다. 윤리강령에는 ‘업무상 접대를 할 경우 5만원 이내 통상적 수준을 넘어서서는 안된다’는 조항도 있다.그러나 윤리강령은 선언적인 의미로 퇴색했다. 창업이래 윤리경영과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기업의 대명사로 알려져온 유한양행이 이대로 주저앉을지 2회에 걸쳐 진단해 봤다. 편집자주 지난해 제약업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생물학적 동등성(생동성) 시험결과 유한양행의 경우 가장 많은 품목이 적발됐다. 최근 그동안 판매된 약값이 적정한지를 따져보는 약가재평가결과 이 회사 의약품 가격은 평균이하로 인하하게 됐다. 약효에 대한 신뢰도가 무너진 데 이어 약값의 적정성도 흔들리는 꼴이다. ◆약가재평가로 매출액 타격 = 유한양행은 최근 보건복지부 약가재평가 결과 항생제 등 17개 품목에서 평균 15.7%나 약값이 떨어졌다. 이번 약가재평가 결과 전체 1451 품목 평균 인하폭은 13.3%였다. 유한양행이 이번 약가 인하분만큼 적정이익 이상 이익을 올렸다고 해석될 수 있다. 약가재평가는 보험약가 산정 이후 오리지널 약가 인하와 같은 여건 변화를 약값에 반영하기 위해 3년마다 상한금액을 다시 산정·조정하는 것을 말한다. 약값이 조정돼 떨어진다는 것은 같은 품목의 외국 약값이 내렸는데도 국내 약값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을 뜻한다. 약가재평가는 국내 신약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보건복지부 보험약제팀 관계자는 “선진국 약가와 비교해 지나치게 높게 정한 경우 문제가 있다”며 “내리지 않고 가격을 유지한 경우 그만큼 많이 받았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즉 유한양행측이 복지부에게 약값의 정당성을 인정받지 못한 것이며 이는 약가재평가라는 정책 흐름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거나 과도한 이익을 냈다는 점을 시인한 꼴이다.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이번 약가재평가로 88억원 상당의 매출액 감소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매출 160억원을 올린 항생제 이세파신은 이번 재평가로 약가가 7204원에서 4921원으로 32%나 떨어졌다. 매출액 순위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이번 재평가 결과는 유한양행에 불리한 것으로 보인다. 경쟁업체인 동아제약과 한미약품 등도 약가재평가 결과 각각 72억원, 40억원의 매출감소가 예상된다. ◆가장 많은 품목 걸려 = 지난해 생동성 시험 조사결과 유한양행은 자료 불일치에 따라 허가취소 등 조치를 받은 의약품이 5개였다. 이는 이번에 적발된 47개 제약사 가운데 불일치 의약품 수가 가장 많은 셈이다. 자료 불일치란 시험기관의 실제 측정치와 식품의약품안전청에 제출한 자료가 같지 않다는 것을 말한다. 어느 정도 불일치한 지에 대해서는 자료가 공개되지 않았다. 내역을 보면 ‘가바액트캡슐 100mg’과 ‘300mg’을 비롯, ‘글라디엠정2mg’, ‘볼렌드정10mg’, ‘톨란딘정2mg’ 등이다. 생동성 시험은 신체에서 오리지널약과 복제약이 동등하게 약효를 나타내는지를 알아보는 시험으로 의약품으로 허가를 받기 위해 받아야할 중요한 검사다. 약효가 과하거나 부족하게 나타날 경우 환자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생동성 시험은 제약사가 직접 하는 것이 아니라 시험기관에 의뢰를 하기 때문에 자료 불일치에 대한 직접 책임은 시험기관에게 있다. 하지만 이 시험을 의뢰하고 시험결과에 따라 의약품 허가를 받아 판매한 곳은 제약사이기 때문에 자료 불일치에 대한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 ◆대학생 취업선호도 밀려 = 리베이트 발표와 생동성 시험 결과 불일치 등의 여파는 이 회사 매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제 지난해 유한양행은 몇 년동안 유지한 업계 2위 자리를 내줘야 했다. 생동성 시험 파문으로 해당품목 허가가 취소돼 판매가 되지 않은 게 주요원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공시에 따르면 올 3분기까지 매출액을 보면 동아제약이 4719억원으로 수위를 달리고 있고 한미약품이 3689억원으로 2위, 유한양행이 3612억원으로 3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 9월 한 대학신문이 조사한 대학생들의 제약회사 취업선호도에서도 유한양행은 광동제약에 이어 2위로 내려앉았다. 전국 20개 대학 2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였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유한양행이 겉으로는 윤리경영의 모범으로 비춰지고 있지만 실상은 여느 기업과 마찬가지 영업행태와 기업활동을 보이고 있다”며 “좋은 기업 이미지라는 달콤한 과실만 따먹고 그에 상응하는 행동은 하지 않은 이중적 태도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유한양행측은 약가재평가와 생동성 시험 결과에 대한 질문에 “특별히 할 말이 없다”며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범현주 장병호 기자 hjbeom@nae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7-11-27
- 80년 유한양행 흔들리는 윤리경영- 하 높은 약값·시험 결과 불일치 신뢰도 ‘추락’ 약가재평가·생동성 시험 조사결과 … 선호도·매출도 떨어져 ‘의약품 처방과 관련 병원에 1억5000만원 상당 의료기기 제공(공정거래위원회 제약사 불공정거래행위 발표)’, ‘업무상 접대를 할 경우 5만원 이내 통상적 수준을 넘어서서는 안된다.(유한인의 윤리강령)’ 윤리경영의 상징으로 손꼽혀온 유한양행이 흔들리고 있다. 최근 유한양행이 다른 기업과 마찬가지로 리베이트 영업행위를 한 사실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적발됐으며 지난해는 이 회사 의약품의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 결과가 조작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유한양행은 일찍부터 직원들의 윤리의식 고취를 위해 ‘유한인의 윤리강령’을 제정해놓았다. 윤리강령에는 ‘업무상 접대를 할 경우 5만원 이내 통상적 수준을 넘어서서는 안된다’는 조항도 있다.그러나 윤리강령은 선언적인 의미로 퇴색했다. 창업이래 윤리경영과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기업의 대명사로 알려져온 유한양행이 이대로 주저앉을지 2회에 걸쳐 진단해 본다. 지난해 제약업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생물학적 동등성(생동성) 시험결과 유한양행의 경우 가장 많은 품목이 적발됐다. 최근 그동안 판매된 약값이 적정한지를 따져보는 약가재평가결과 이 회사 의약품 가격은 평균이하로 인하하게 됐다. 약효에 대한 신뢰도가 무너진 데 이어 약값의 적정성도 흔들리는 꼴이다. ◆약가재평가로 매출액 타격 = 유한양행은 최근 보건복지부 약가재평가 결과 항생제 등 17개 품목에서 평균 15.7%나 약값이 떨어졌다. 이번 약가재평가 결과 전체 1451 품목 평균 인하폭은 13.3%였다. 유한양행이 이번 약가 인하분만큼 적정이익 이상 이익을 올렸다고 해석될 수 있다. 약가재평가는 보험약가 산정 이후 오리지널 약가 인하와 같은 여건 변화를 약값에 반영하기 위해 3년마다 상한금액을 다시 산정·조정하는 것을 말한다. 약값이 조정돼 떨어진다는 것은 같은 품목의 외국 약값이 내렸는데도 국내 약값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을 뜻한다. 약가재평가는 국내 신약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보건복지부 보험약제팀 관계자는 “선진국 약가와 비교해 지나치게 높게 정한 경우 문제가 있다”며 “내리지 않고 가격을 유지한 경우 그만큼 많이 받았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즉 유한양행측이 복지부에게 약값의 정당성을 인정받지 못한 것이며 이는 약가재평가라는 정책 흐름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거나 과도한 이익을 냈다는 점을 시인한 꼴이다.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이번 약가재평가로 88억원 상당의 매출액 감소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매출 160억원을 올린 항생제 이세파신은 이번 재평가로 약가가 7204원에서 4921원으로 32%나 떨어졌다. 매출액 순위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이번 재평가 결과는 유한양행에 불리한 것으로 보인다. 경쟁업체인 동아제약과 한미약품 등도 약가재평가 결과 각각 72억원, 40억원의 매출감소가 예상된다. ◆가장 많은 품목 걸려 = 지난해 생동성 시험 조사결과 유한양행은 자료 불일치에 따라 허가취소 등 조치를 받은 의약품이 5개였다. 이는 이번에 적발된 47개 제약사 가운데 불일치 의약품 수가 가장 많은 셈이다. 자료 불일치란 시험기관의 실제 측정치와 식품의약품안전청에 제출한 자료가 같지 않다는 것을 말한다. 어느 정도 불일치한 지에 대해서는 자료가 공개되지 않았다. 내역을 보면 ‘가바액트캡슐 100mg’과 ‘300mg’을 비롯, ‘글라디엠정2mg’, ‘볼렌드정10mg’, ‘톨란딘정2mg’ 등이다. 생동성 시험은 신체에서 오리지널약과 복제약이 동등하게 약효를 나타내는지를 알아보는 시험으로 의약품으로 허가를 받기 위해 받아야할 중요한 검사다. 약효가 과하거나 부족하게 나타날 경우 환자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생동성 시험은 제약사가 직접 하는 것이 아니라 시험기관에 의뢰를 하기 때문에 자료 불일치에 대한 직접 책임은 시험기관에게 있다. 하지만 이 시험을 의뢰하고 시험결과에 따라 의약품 허가를 받아 판매한 곳은 제약사이기 때문에 자료 불일치에 대한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 ◆대학생 취업선호도 밀려 = 리베이트 발표와 생동성 시험 결과 불일치 등의 여파는 이 회사 매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제 지난해 유한양행은 몇 년동안 유지한 업계 2위 자리를 내줘야 했다. 생동성 시험 파문으로 해당품목 허가가 취소돼 판매가 되지 않은 게 주요원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공시에 따르면 올 3분기까지 매출액을 보면 동아제약이 4719억원으로 수위를 달리고 있고 한미약품이 3689억원으로 2위, 유한양행이 3612억원으로 3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 9월 한 대학신문이 조사한 대학생들의 제약회사 취업선호도에서도 유한양행은 광동제약에 이어 2위로 내려앉았다. 전국 20개 대학 2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였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유한양행이 겉으로는 윤리경영의 모범으로 비춰지고 있지만 실상은 여느 기업과 마찬가지 영업행태와 기업활동을 보이고 있다”며 “좋은 기업 이미지라는 달콤한 과실만 따먹고 그에 상응하는 행동은 하지 않은 이중적 태도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유한양행측은 약가재평가와 생동성 시험 결과에 대한 질문에 “특별히 할 말이 없다”며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7-11-27
- [명사가 권하는 전통주 컬렉션] ⑧ 부산 산성막걸리 김민호 전 프로야구팀 롯데 4번 타자 “벗들과 함께하는 맛이 일품입니다.” 얼굴은 거울에 비추고 마음은 술에 비춘다는 말이 있다. 술 문화는 그 나라의 정신문화를 반영한다. 각계각층을 대표하는 명사들은 저마다 좋아하는 전통주를 추천하며 우리 정신문화의 현대화와 농식품산업 활성화를 희망했다. 편집자 주 부산시민들이 주말이면 많이 찾는 산 중 금정산이 있다. 백두대간의 끝자락에 위치한 금정산은 최고봉인 고당봉이 해발 801m로 산행길이 좋아 보름달이 밝으면 야간 산행객도 붐빈다. 금정산에는 신라 이후 화전민들이 살았다고 전해지는 산성마을이 있고, 그들이 빚어 파는 산성막걸리가 있다. ◆추억의 스타, 추억의 막걸리 = 김민호(47) 부산고등학교 야구부 감독은 술을 잘 먹는다. 부산을 연고지로 한 프로야구팀 롯데의 4번 타자 출신인 그는 양주 한 병과 맥주 세 병을 섞은 ‘폭탄주’를 단숨에 마실 정도의 주량과 체력을 갖고 있다. 운동을 한 뒤 회식자리에서도 주종불문 시원스레 한 잔 걸친다. 그런 김 감독이 산성막걸리를 전통주 중 으뜸으로 꼽았다. 이유는 “맛있다”는 것이다. 사람마다 다 다른 입맛이지만, 산성막걸리를 먹어본 대다수 사람들은 “맛있다”는 기억을 갖고 있을 것이다. 산성막걸리는 맛있을 수밖에 없는 조건을 갖추었기 때문이다. 산성막걸리는 금정산을 등산 한 후 먹는다. 땀이 가득한 채 시원한 술집 마루에 걸터앉아 산성막걸리 한 잔 먹으면 가슴이 뚫리는 듯 통쾌한 기운이 일어난다. 산행을 마친 뒤라 시장기도 돌던 차여서 산성막걸리는 기운도 북돋아 준다. 게다가 산성막걸리 안주는 대체로 오리불고기나 닭백숙이다. 주머니 사정이 좀 넉넉해 염소불고기라도 시켰다면 제대로 술 먹는 멋을 낼 수 있다. 여기다 맛을 배가하는 결정적인 요소는 ‘산행을 함께 한 사람’이다. 연인, 가족, 동아리 사람, 뜻 맞는 친구 등 산행을 함께 한 사람은 나와 특별한 관계가 있는 사람들이다. 곁에 있기만 해도 좋을 사람과 산행 후 나누는 막걸리 한 잔에 어찌 마음을 뺏기지 않으리. 김 감독도 지난 10월 중순 오랜 지인의 소개로 사람들을 만나 산성막걸리를 한 잔 마셨다. 김 감독은 “오후엔 교장선생님과 함께 하는 회의가 있어 많이 마실 수는 없었지만 점심시간을 이용한 짧은 시간에 가을 빛 완연한 산성마을에서 만남은 기분 좋은 일이었다”고 말했다. 김용희 김용철 김민호 마해영 등으로 이어지는 롯데 4번타자 계보를 잇고 있는 김 감독은 부산의 야구팬들이 ‘자갈치’라 부르며 특별히 사랑하는 스타다. 야구 보러 간다고 하지 않고 ‘응원 보러 간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유명했던 부산의 야구팬들은 그를 사랑했다. 롯데가 우승을 하던 1984년과 1992년 모두 현역으로 뛰었던 그는 팀 분위기를 끌어내기 위해 선수대기실에서도 고함을 질러대던 혈기방장한 선수였다. 오죽하면 선배들이 ‘자갈치 시장에 온 것처럼 시끄럽다’고 자갈치란 별명을 붙였을까. 하지만 팬들은 그를 부산의 상징 중 하나인 ‘자갈치’로 기억한다. 억센 생명력을 가진 이름으로. ◆민속주 1호 = 산성막걸리는 우리나라 민속주 1호다. 정식명칭은 금정산성토산주. 부산시 금정구 금성동 동사무소 앞에 있는 유한회사 금정산성토산주가 산성막걸리를 빚는 술도가다. 인공재료를 사용치 않고 누룩과 쌀, 물 세 가지만으로 전통제조 방식대로 만드는 자연 발효주다. 알콜도수는 보통 막걸리보다 높은 8도다. 유청길(50) 금성산성토산주 사장은 140kg의 쌀로 만든 고두밥과 누룩 80kg 그리고 금정산 맑은 물 10말을 더해 약 20도 이상의 온도로 저장한다. 하루 정도 지나면 술이 되는데 일주일 정도 발효해 완숙한 술을 거른다. 그의 어머니 전남선(75)씨에게 배운 방식이다. 유씨의 부인 진현주(45)씨는 “산성 안에서 마시는 술이 다 산성막걸리는 아니다”며 “가끔 다른 술을 먹고 ‘산성막걸리 먹었더니 머리가 아프다’며 욕을 하는 사람들이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산성막걸리는 쌀로 술 빚는 것을 금지하던 시절, 마을사람들끼리만 만들어 마시는 것으로 명맥을 유지했다. 그러다 1979년 부산을 방문한 고 박정희 대통령이 산성막걸리가 사라질 위기라는 말을 듣고 곧바로 양성화할 것을 지시(대통령령 제9444호)해 민속주 1호가 됐다. 막걸리는 서민들의 삶과 연관돼 있다. 쌀로 술을 빚으면 위에 맑게 뜨는 것은 청주(약주)가 되고 밑에 남아있는 술덧에 찬물을 쳐가며 체에 받쳐 찌꺼기를 제거하면 탁주가 된다. 이 탁주에 또 물을 부어 걸러내면 막걸리가 된다. 박록담 한국전통주연구소장은 “청주는 양이 적게 나오지만 물을 부어 걸러내는 막걸리는 많이 나온다”며 “막걸리는 서민들의 술”이라고 말했다. 산성막걸리에 얽힌 이야기도 땀냄새 물씬 풍기는 민초들의 삶과 얽혀있다. 산성막걸리의 유래는 정확하지 않지만 화전민들이 생계수단으로 술을 빚기 시작했다고 전해진다. 1703년(조선조 숙종 29년) 금정산성 개축과 1808년(순조 8년) 동문 신축 등을 통해 외지인에게 산성막걸리의 맛이 알려졌다. 거대한 성을 쌓는 데 동원된 인부와 군졸은 새참으로 나오는 산성막걸리를 먹으며 갈증과 허기, 피로를 덜었다. 인부들은 공사가 끝나 고향으로 돌아간 뒤에도 새큼하면서도 구수한 그 맛을 그리워했다고 한다. 산성막걸리는 금정산을 찾는 사람들이 있는 한 영원히 이어질 술이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7-11-26
- 명사가 권하는 전통주 컬렉션 ⑧부산 산성막걸리. 등산 후 한 잔 먹으면 통쾌한 술 김민호 전 프로야구팀 롯데 4번 타자, “맛있어요” 부산시민들이 주말이면 어김없이 찾는 산 중 금정산이 있다. 백두대간의 끝자락에 위치한 금정산은 최고봉인 고당봉이 해발 801m로 산행길이 좋아 보름달이 밝으면 야간 산행객도 붐빈다. 금정산에는 신라 이후 화전민들이 살았다고 전해지는 산성마을이 있고, 그들이 빚어 파는 산성막걸리가 있다. ◆추억의 스타, 추억의 막걸리 = 김민호 부산고등학교 야구부 감독은 술을 잘 먹는다. 부산을 연고지로 한 프로야구팀 롯데의 4번 타자 출신인 그는 양주 한 병과 맥주 세 병을 섞은 ‘폭탄주’를 단숨에 마실 정도의 주량과 체력을 갖고 있다. 운동을 한 뒤 회식자리에서도 주종불문 시원스레 한 잔 걸친다. 그런 김 감독이 산성막걸리를 전통주 중 으뜸으로 꼽았다. 이유는 “맛있다”는 것이다. 사람마다 다 다른 입맛이지만, 산성막걸리를 먹어본 사람들은 모두 “맛있다”는 기억을 갖고 있을 것이다. 산성막걸리는 맛있을 수밖에 없는 조건을 갖추었기 때문이다. 산성막걸리는 금정산에서 먹는다. 그리고 등산 후 먹는다. 땀이 가득한 채 시원한 술집 마루에 걸터앉아 산성막걸리 한 잔 먹으면 가슴이 뚫리는 듯 통쾌한 기운이 일어난다. 산행을 마친 뒤라 시장기도 돌던 차여서 산성막걸리는 기운도 북돋아 준다. 게다가 산성막걸리 안주는 대체로 오리불고기나 닭백숙이다. 주머니 사정이 좀 넉넉해 염소불고기라도 시켰다면 제대로 술 먹는 멋을 낼 수 있다. 여기다 맛을 배가하는 결정적인 요소는 ‘산행을 함께 한 사람’이다. 연인, 가족, 동아리 사람, 뜻 맞는 친구 등 산행을 함께 한 사람은 나와 특별한 관계가 있는 사람들이다. 곁에 있기만 해도 좋을 사람과 산행 후 나누는 막걸리 한 잔에 어찌 마음을 뺏기지 않으리. 김 감독도 지난 10월 중순 오랜 지인의 소개로 사람들을 만나 산성막걸리를 한 잔 마셨다. 김 감독은 “오후엔 교장선생님과 함께 하는 회의가 있어 많이 마실 수는 없었지만 점심시간을 이용한 짧은 시간에 가을 빛 완연한 산성마을에서 만남은 기분 좋은 일이었다”고 말했다. 김용희 김용철 김민호 마해영 등으로 이어지는 롯데 4번타자 계보를 잇고 있는 김 감독은 부산의 야구팬들이 ‘자갈치’라 부르며 특별히 사랑하는 스타다. 야구 보러 간다고 하지 않고 ‘응원 보러 간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유명했던 부산의 야구팬들은 그를 사랑했다. 롯데가 우승을 하던 1984년과 1992년 모두 현역으로 뛰었던 그는 팀 분위기를 끌어내기 위해 선수대기실에서도 고함을 질러대던 혈기방장한 선수였다. 오죽하면 선배들이 ‘자갈치 시장에 온 것처럼 시끄럽다’고 자갈치란 별명을 붙였을까. 하지만 팬들은 그를 부산의 상징 중 하나인 ‘자갈치’로 기억한다. 억센 생명력을 가진 이름으로. ◆민속주 1호 = 산성막걸리는 우리나라 민속주 1호다. 정식명칭은 금정산성토산주. 부산시 금정구 금성동 동사무소 앞에 있는 유한회사 금정산성토산주가 산성막걸리를 빚는 술도가다. 인공재료를 사용치 않고 누룩과 쌀, 물 세 가지만으로 전통제조 방식대로 만드는 자연 발효주다. 알콜도수는 보통 막걸리보다 높은 8도다. 유청길(50) 금성산성토산주 사장은 140kg의 쌀로 만든 고두밥과 누룩 80kg 그리고 금정산 맑은 물 10말을 더해 약 20도 이상의 온도로 저장한다. 하루 정도 지나면 술이 되는데 일주일 정도 발효해 완숙한 술을 거른다. 그의 어머니 전남선(75)씨에게 배운 방식이다. 유씨의 부인 진현주(45)씨는 “산성 안에서 마시는 술이 다 산성막걸리는 아니다”며 “가끔 다른 술을 먹고 ‘산성막걸리 먹었더니 머리가 아프다’며 욕을 하는 사람들이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산성막걸리는 쌀로 술 빚는 것을 금지하던 시절, 마을사람들끼리만 만들어 마시는 것으로 명맥을 유지했다. 그러다 1979년 부산을 방문한 고 박정희 대통령이 산성막걸리가 사라질 위기라는 말을 듣고 곧바로 양성화할 것을 지시(대통령령 제9444호)해 민속주 1호가 됐다. 막걸리는 서민들의 삶과 연관돼 있다. 쌀로 술을 빚으면 위에 맑게 뜨는 것은 청주(약주)가 되고 밑에 남아있는 술덧에 찬물을 쳐가며 체에 받쳐 찌꺼기를 제거하면 탁주가 된다. 이 탁주에 또 물을 부어 걸러내면 막걸리가 된다. 박록담 한국전통주연구소장은 “청주는 양이 적게 나오지만 물을 부어 걸러내는 막걸리는 많이 나온다”며 “막걸리는 서민들의 술”이라고 말했다. 산성막걸리에 얽힌 이야기도 땀냄새 물씬 풍기는 민초들의 삶과 얽혀있다. 산성막걸리의 유래는 정확하지 않지만 화전민들이 생계수단으로 술을 빚기 시작했다고 전해진다. 1703년(조선조 숙종 29년) 금정산성 개축과 1808년(순조 8년) 동문 신축 등을 통해 외지인에게 산성막걸리의 맛이 알려졌다. 거대한 성을 쌓는 데 동원된 인부와 군졸은 새참으로 나오는 산성막걸리를 먹으며 갈증과 허기, 피로를 덜었다. 인부들은 공사가 끝나 고향으로 돌아간 뒤에도 새큼하면서도 구수한 그 맛을 그리워했다고 한다. 산성막걸리는 금정산을 찾는 사람들이 있는 한 영원히 이어질 술이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2007-11-26
- 동아제약 강문석 등기이사 사임 동아제약은 최근 경영권 분쟁의 당사자였던 강문석 동아제약 이사가 등기이사직을 자진 사임했다고 22일 공시했다. 강 이사 퇴임에 따라 회사 소유주식 수는 37만5531주(3.75%) 감소했다. 강 이사는 지난 9월 ‘추가 이사 선임의 건’을 안건으로 임시주총을 요구하며 경영권 확보를 시도했으나 지난달 31일 열린 주총에서 패배한 바 있다. 범현주 기자 hjbeom@naeil.com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007-1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