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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자 편지 - 의약분업 생활 체험기 2주전쯤 이던가. 아이들과 물놀이하다가 귀에 물이 들어갔는지 이물감이 느껴지는 것이 영 개운치 않아 면봉으로 깨끗이 닦아냈다. 며칠 후 그게 화근(?)이 될 줄이야.밤새도록 귀가 아파 병원을 찾았다. 그러나 병원은 폐업중. 보건소에 전화를 걸었다. 보건소 내에는 이비인후과가 없으니 원평동에 있는 무료 진료소를 가보라고 했다. 휴, 다행이다. “염증이 생겼어요. 귀에 물들어갔다고 염증이 생기지는 않아요. 찝찝하다고 물리적 자극을 가하니까 생기는 거죠.” “굉장히 아픈데... 괜찮을까요?” “염증정도는 약 이틀 먹으면 다 나아요.” 약 이틀분을 받아들고 돌아서는데 약값도 받지 않는다. 이렇게 고마울 수가. 이틀분의 약을 다 먹었는데도 병이 호전의 기미가 없다. 끙끙 앓았다. 5살난 딸내미가 묻는다. “엄마, 왜 병원안가?” “으응. 의사선생님이 화나셔서 진찰을 안 해준데.” “그럼, 엄마가 잘못했다고 빌어. 사과하면 용서해 줄거야”“엄마한테 화내는 것이 아닌데.”그렇다. 누가 빌고 용서해야 하는건가. 정부는 이 사태에 대해 책임있는 사과를 했는가.의사들의 폐업이 오전 진료로 바뀌면서 다시 병원을 찾았다. 전과 달라진 진료실 풍경.어딘지 모르게 어수선하다. 진료비 2천2백원을 먼저내고 진찰실로 들어섰다.“치료는 받았었나요?”“무료진료기간에 받았는데 괜찮을 거라고 했는데 더 심해지네요.” “염증은 지속적이고 적절한 시기의 치료가 중요해요. 가볍게 보면 안되요. 심하면 턱 주변으로 진물이 흘러 골수염이 되죠”순간 열이 확 받는다, 누가 모르나. 치료시기를 놓치면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병을 키우게 될 수도 있다는 말이 아닌가.간호사가 묻는다. “어느 약국을 이용하시겠어요?”“그걸 왜 묻죠?” “아 ! 요 밑에 약국을 이용하면 저희가 처방전을 하나만 쓰면 되는데 다른 약국을 이용하시면 처방전을 두 개 써야하거든요.”단순히 그런 이유라면 의사가 조금 힘들더라도 믿을 수 있는 약국을 이용하는 게 낫지. 평소 잘 아는 약사를 떠올리며 그 약국으로 얘기했다.“주사약투입이 있군요. 가서 사오시겠어요?” 순간 난감해졌다. 가는 것까지는 괜찮은데 또 다시 병원에 와야하다니. 간호사가 내 표정을 읽었는지 설명을 덧붙인다.“요 밑에 약국을 이용하시겠다면 저희 병원에 미리 주사약을 갖다놓았으니까 가서 굳이 사오실 필요 없어요. 약값 계산 때 함께 지불하면 되거든요.”그래, 번거롭다. 그냥 이 약국을 이용하지 뭐. 과정이 어떠했든 최종적으로는 내가 선택했으니까 잘못되면 내 책임이야 하며 주사를 맞고 약국으로 내려갔다.분주하기는 약국도 마찬가지. 5명 정도의 사람이 처방전 받고 기록하고 조제하는데 약사가운을 입은 사람은 조제를 담당하고 있는 한 사람뿐. 바빠서 가운을 안 입었나 아니면 저 사람만 약사인가. 궁금해도 참는다. 너도나도 목청높이는 사람들뿐인데. 내세울 것도 없는 소시민이 뭔 말을 해. 가당치도 않지. 약 대기시간은 최소한 20분 정도. 인근에 병원이 3∼4군데 되는데 모두 여기로 오는지 약국은 만원이다.그 와중에 어떤 아주머니가 약사에게 다가가 얘기한다. “3살난 아이인데 콧물이 자꾸 나오고 보채네요.” 저 아주머니는 왜 병세를 여기서 얘기해. 이제부터는 그러면 안 되는데. 그러나 그런 내 생각이 순진했던가“콧물 오래 갑니다. 이 약하고 이 약을 써보세요.” 아, 이게 임의조제라는 거구나.같은 아파트에 사는 철이 엄마가 약국에 들어선다. “여기 사람이 많아서 집 앞에 있는 약국에 갔더니, 아 글쎄 약이 없다고 하잖아.” “거긴 금방 망하겠더라. 한사람도 없어.”“글쎄, 의약분업인지 의약담합인지. 동네약국이 없어진다는 게 이런 건가봐”한참을 또 기다려 약을 탔다. 약값 1천원.의사들의 장기폐업으로 병을 키워 가며 기다렸고 오전 진료로 사람들이 몰리는 바람에 진찰을 기다리고 약을 타느라 기다리고. 기다림의 연속이지만 참는다. 왜? 의약분업이 올바른 것이라고 누구나 얘기하니까.시민들은 아픈 상처를 보듬어가며 기다리는 미덕을 가졌건만 정부나 의사들은 조급하게 밀어붙이기만 하니. 구조조정이다, 개혁이다 해서 사회의 모든 부문이 다 변하는 시대에 누가 그 틀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버겁기는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든다.생각이 변하면 그에 맞는 행동도 바뀌고, 제도적인 뒷받침도 구체적으로 따라줬으면 한다./홍혜경(형곡동·주부) 2000-08-28
- 광주전남 선거법 위반 - 5명 수사 그중 3명 기소 본지가 공개한 (348호 8. 30 발행) 사정당국의 에 포함된 광주^전남 국회의원은 모두 5명. 그중 이정일 의원(해남^진도)과 강운태 의원은(광주남) 문건이 공개되기 전 불구속 기소됐고 김경천 의원(광주동)은 문건 공개후 기소된 상태다. 이정일 의원은 저서에 정규학력 외의 학력을 기재하고, 합동연설회에서 "김봉호는 대통령의 협박공천을 받았다. 세금도 안냈다" "공화당 국회의원을 하면서 야당탄압에 앞장섰다" 등의 후보자 비방을 한 혐의다. 주민에게 명함을 돌렸다는 사전선거운동 혐의도 있다. 보고서에는 이를 사실로 인정 불구속 기소했음을 기술해놓고 있다. '김봉호 의원측 폭력배 동원, 상대입지자의 부인 감금폭행' 제하의 유인물을 각 언론사에 배포, 김봉호 비서관 홍성권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점은 무혐의로 처리로 나와있다. 강운태 의원에 대해서는 사전선거운동 혐의와 아파트 구내방송을 이용한 선거운동, 합동연설회에서 "민주당 공천과정에서 임복진 의원측의 음해를 받았다"고 허위사실을 공표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보고서에서는 다섯가지중 3가지에 대해서만 혐의를 인정하고 허위사실 공표 등에 대해서는 '혐의 인정 어려움'이라고 수사결과를 적어놓았다.보고서 공개후 기소된 김경천 의원은 공공근로자 교육장에서 인사말을 하여 국가 또는 지방단체가 소유하거나 관리하는 건물에서 연설한 혐의와 광주KBC 방송토론회에서 이영일 후보 아들 부정입학 등 허위사실 공표 및 "말을 잘하는데 거짓말을 잘하고^^^철새정치인^^^금권선거 등" 후보자를 비방한 혐의다. 이같은 혐의사실중 공공근로자 교육장에서의 행위는 무혐의로 처리하고 비방에 대해선 '후보자 비방죄 성립 검토후 처리'라고 기록돼있다. 김 의원 기소는 후보자 비방 혐의를 인정해 이뤄졌다. 기소되지 않았지만 보고서에 수사대상으로 오른 국회의원은 전갑길 의원(광주광산), 배기운 의원(나주)이다. . 전갑길 의원에 대해선 자신의 이름을 쓴 스티커를 부착한 해산물선물세트를 돌린 점, 선거공보에 동신대^광주대 겸임교수라고 경력허위 기재한 점에 대해 모두 무혐의 처리했다. 배기운 의원의 혐의사실은 6가지나 된다. 유권자 상대 매표행위, 4건의 사전선거운동, 고아원과 국제문화센터에 선물과 홍보책자를 제공한 혐의다. 보고서는 일부 사실에 대해선 범행 부인으로 혐의 인정 어렵다며 내사종결 예정으로, 사전선거운동 3건에 대해서는 '계속 수사중'이라고 적고 있다. 2000-09-06
- 여수시, 건축법 무시하고 고층 아파트 사업변경 승인 여수시가 16층 이상 고층 아파트 사업 변경승인을 하면서 건축심의위원회 심의도 거치지 않고 변경 승인을 해줘 심의 위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특히 여수소방서의 고층빌딩용 고가 사다리 차량 최대 높이가 45m로 15층까지 밖에 미치지 않아 무원칙한 변경 승인이라는 지적도 받고 있다.문제의 아파트는 여수시 봉계동에 위치한 로얄 아파트. 로얄 아파트는 98년 3월 15층 12동 792세대 규모의 아파트를 짓겠다고 사업 허가를 받았으나, 99년 5월 12층에서 20층까지 772세대로 사업변경을 요청했다. 아파트 높이가 16층 이상으로 높아짐에 따라 건축법 시행령 5조에 의거해 건축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친 후 변경승인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여수시는 심의위의 심의도 거치지 않고 건설국장 전결로 사업변경을 승인했다.이에 따라 아파트의 구조 안전, 소방, 피난 대책 등의 보완 대책이 반영되지 않는 상태에서 사업자측의 변경 내용이 그대로 반영돼 승인됐다. 당시 업무를 맡았던 여수시 한 관계자(행정지원과)는 "심의 대상에 포함되지만 사업규모가 축소됐고 행정처리를 간소화하기 위해 심의위는 거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당시 변경을 승인했던 나상근 건설국장(현재 탐진댐 관리사업소 근무)은 "일이 많아서 기억나지 않는다"고 언급을 회피했다. 이에 대해 심의위 박종언 위원은 "시가 법을 어겨가면서 승인을 해 주고 나서 1년이 훨씬 지난 후에 심의를 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면서 불만을 토로했다. 로얄아파트는 지난 5월 20층 600세대를 짓겠다고 또다시 사업변경 승인을 요청했으나, 심의위의 반려로 사업변경 승인을 아직 못 받은 상태다. 방국진 기자 kjbang@naeil.com 2000-09-01
- 349호<행정> 일산, 수돗물 공급 중단 장기화 지난 8월28일부터 4일간 수돗물 공급이 중단된 대화동 일산3·4동 마두동 지역 주민이 불편을 겪자 주민들은 31일 오전 고양시청을 항의방문했다.시청을 방문한 일산지역 주민은 "사전 공고와 다르게 4일 동안 물이 나오지 않았다"며 강력히 항의했고 고양시청은 이에대해 "집중호우로 예상과 달리 수돗물 공급이 늦어졌다"며 송수관로 직경을 줄여 시공한 것과 이번 수돗물 지연과는 관계없는 것"이라고 밝혔다.주민들은 고양시가 상수도관을 옮기면서 당초 1350㎜이던 관을 1000㎜ 관으로 축소하고 상수도 공사 경험이 없는 공사업체를 선정했다며 결탁의혹을 제기했다. 이에대해 고양시청 유영봉 도시건설국장은 "공개입찰을 통해 공사업체를 선정했다. 결탁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박했다.이번 단수로 일산3동 후곡마을 주민들은 지난 30일 밤 아파트 입구에 줄지어 급수를 기다리기도 했다. 대화동 상가밀집 지역의 한 상인은 "예정과는 달리 단수가 지연돼 영업에 큰 지장이 있다"고 밝혔다.특히 단독주택의 단수가 4일동안 계속되면서 화장실 사용 등 생활용수가 부족해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대화동의 한 주부는 아침 일찍부터 일산구청과 동사무소에 항의전화를 했지만 담당자가 나오지 않는다며 불만을 털어놓았다.고양시청 홈페이지에는 "아직 물이 나오고 있지 않다"는 글이 9월1일에도 올라왔고 고양시에 대한 특별감사를 주장하는 목소리도 있다.고양시는 수해가 발생한 8월28일 오전 8시 경 당초 예정돼 있던 단수계획을 무기 연기한 뒤 이날 오후 3시께 단수조치를 실행해 예상치 못했던 주민들의 불편은 더욱 컸다. 고양시 상수도 사업소 조재수씨는 수돗물 공급 지연에 대해 "아파트에서 먼저 물 사재기를 했고 이에따라 단독주택으로 공급될 물이 부족했던 것"이라고 밝혔다.고양시 상수도사업소는 지난 24일 도촌천 백석교 송수관로 이설공사로 일산지역 15개 동 12만6000 가구에 대한 수돗물 공급을 28일 오전 9시부터 29일 오후 7시까지 단수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 2000-08-31
- 48번 국도변 불법 화훼 판매 극성 김포시 사우동 572번지 일대 화훼 판매원이 늘고 있어 시의 단속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이 일대 화훼 판매원들은 지난 5월26일 김포시 단속으로 12개 업소 모두 적발됐다. 모두 벌금형을 선고 받고 1명은 구속됐다. 반면 시 단속에 적발된 이후 잠잠하던 불법 화훼 판매원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현재 간판을 올리지 않은 8개 업소가 단속 대상이다. 이에 대해 김포시 관계 공무원은 "오는 추석을 전후해서 대대적인 단속을 벌일 예정이다"고 밝혔다.한편 김48번 국도변에 부쩍 불법 화훼 판매가 늘고 있는 것은 근교에 아파트 등 주거 밀집지역이 늘면서 수요가 많을 것이라는 판단이 작용했다고 김포시는 밝혔다. 단속 공무원에 따르면 적발된 대부분의 업소는 벌금도 내지 못할 형편이다.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 2000-08-31
- 349호<의회> '통일교육' 탈 쓴 시의원 외유 평화통일자문회의 고양시협의회(회장 이순득·평통)은 9월1일부터 4박5일간 통일안보견학으로 백두산을 방문했지만 견학내용이 외유로 일관됐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시의원 24명 평통 자문위원 명 수행공무원 5명 수행기자 2명 등 총 65명이 참가한 이번 통일안보견학에 고양시가 2400만원을 지원했다. 수행공무원을 제외한 나머지 60명에 대해 1인당 40만원씩 지원한 것이다. 반면 평통측과 현산관광에서 마련한 4박5일 안보견학 프로그램이 관광 위주로 마련돼 외유성 견학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에대해 교육여행 전문업체 세계일류여행사측은 "통일 교육이라는 대의에 맞지 않는 프로그램"이라며 "북한의 실정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내용이 한 건도 없다"고 밝혔다.통일안보견학계획 프로그램은 9월2일 백두산 장백폭포 관람과 9월3일 독립군 학교인 용정 대성중학교 우물터를 관광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모두 중국 관광으로 일관돼 있다. 이번 프로그램에 참가하지 않은 한 시의원은 "내용 자체로 보면 관광성 행사지만 시에서 지원을 해주기 때문에 한 번 갔다오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밝혔다.이번 프로그램을 준비했던 고양시 총무과 윤경진씨는 "7월부터 준비해 오던 것이라 지원은 이미 그때 결정됐다"고 밝혔다. 이에대해 고양시민회 유왕선 회장은 "고양시가 지금 러브호텔이니 55층 아파트니 하면서 골머리를 앓고 있는데 외국 여행가는 시의원과 이들에게 예산까지 지원한 고양시는 이번 행동에 대해 분명히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 2000-08-31
- 내일칼럼348호-김인숙 "만약 제가 92번만의 만남에서 포기했더라면 93번만의 성공은 이루어 낼 수 없었겠지요."이 말은 일본 한 지방의 자치단체장이 위생처리장 건설을 반대하는 지역주민들을 타협과 대화로 설득하여 마침내 주민들의 동의를 얻어내는 과정을 전해주는 감동의 드라마 마지막 대사다. 주민들의 극심한 반대를 해결하기 위해 주민들과 가진 만남의 회수가 93회나 된다니 그 단체장의 고충이 어떠했을까는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그 긴 협상의 과정을 인내와 양보 그리고 상대방을 존중해야하는 수행과도 같은 시간을 함께 한 자치단체장과 공무원 그리고 주민들은 모두가 주연이고 모두가 감독이고 모두가 관객이 되는 아름다운 한편의 영화에 비유될 수 있을 것이다. 지방자치의 역사가 우리보다 훨씬 오래된 일본의 경우이기는 하지만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크다.본격적인 지방자치제도가 시작된지 이제 겨우 십 년을 바라보는 우리나라는 겨우 걸음마를 벗어난 시기이기는 하지만 민선단체장과 주민들과의 의사소통이나 참여수준은 걸음마에도 못 미치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이는 권한만 의식하고 책임은 멀리하는 자치철학이 결여된 자치단체장들의 자세와 규정이 정하는 한도 내에서 행정절차의 단순한 집행자로서 의무만을 다하려는 공무원들, 그리고 주민들이 스스로 투표로 선출한 민선시장에 대한 무관심과 참여의식의 부족이 만들어 낸 어쩔 수 없는 현실임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이런 현실에서 지역의 문제는 끊임없이 발생하게 되고 자치단체와 지역주민과의 갈등이 제기되는 것은 정해진 수순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주민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거나 지역현실을 무시한 무리한 정책이나 계획이 결국은 주민의 저항에 부딛히게 되고 뒤늦게나마 주민들의 지적을 수용하려 해도 지금까지의 잘못된 행정을 스스로 인정할 수 있는 자세가 부족한 자치단체장이나 공무원들이 이를 순순히 받아들이기가 어려운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이런 악순환이 계속되면서 주민들에게는 실망과 불신만이 쌓이고 과연 주민들이 투표로 민선단체장을 선출하는 지방자치제도가 누구를 위한 제도인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게 되는 지경까지 오게된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이는 지방자치제도의 핵심인 주민투표, 주민감사청구, 주민소환제도가 뒷받침되지 못한 절름발이 지방자치제도를 실시한 중앙정부에게도 근본적인 책임이 있다. 주민들이 잘못된 지역행정의 책임을 묻는 민선단체장 소환제도가 보장되지 않는 것은 위헌이라는 헌법소원을 제기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도 볼 수 있듯이 이 절름발이 제도의 피해자는 당연히 그 지역 주민들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권한만 있고 책임은 물을 수 없는 제도에서 지방자치단체장이 가져 올 폐해는 상상하기에 그리 어렵지 않다. 하지만 대다수의 주민들은 꼭 제도로 강제하지 않아도 상식이 통하는 자치행정을 펼치는 민선단체장을 기대하며 선거에서 한 표를 행사했다. 법과 규정만을 들먹이며 요지부동하는 단체장이 아니라 조금은 부족한 듯 싶어도 주민들에게 마음으로 감동을 주는 그런 단체장의 모습을 그리면서 말이다.이제 우리 고양시의 민선시장도 러브호텔 난립문제, 백석동 초고층 아파트 건립문제 등 산적한 지역의 현안들을 풀어가기 위해 93번의 만남까지는 기대하지 않지만 그 절반만이라도 주민들과 대화하고 주민들의 소리에 귀 기울이려 애쓰는 시장으로 거듭나기를 우리 고양시민들은 기대해 본다. 우리시민들은 머리만으로 하는 지방자치가 아니라 지역의 주인인 주민들을 위해 가슴으로 하는 지방자치의 현장을 보고싶은 것이다./김인숙 고양여성민우회장 2000-08-31
- 공무원이 폭력배? 시위주민 해산과정서 '칼 사용' 충격 성남지역 최대 현안으로 부각된 은행2동 시영아파트 건립과 관련해 성남시가 공무원 1백여명을 동원해 농성중이던 주민들을 강제적으로 해산시키는 과정에서 일부 공무원이 칼을 사용해 주민들에게 상해를 입힌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 파문이 일고 있다. 성남지역 24개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은행동시영아파트건립반대시민대책위원회(공동대표 조희태외 2인·대책위)는 29일 "성남시가 오늘 오후 4시께 1백여명의 공무원들을 동원해 주민들을 해산시키는 과정에서 칼을 휘두르는 등 살인적인 진압을 벌여 주민들을 다치게 하는 만행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날 주민들과 성남시 공무원들과의 몸싸움 과정에서 강병수씨(60)가 좌측손 중지의 인대가 잘리는 중상을 입은 것을 비롯해 박정순씨(61·여)도 왼쪽엄지에 칼자국이 나 병원에서 긴급 치료를 받았다. 박씨는 "덤프트럭이 진입하지 못하게 막고 잇는데 공무원들이 밀고 들어오면서 그중 한사람이 '아줌마 다치고 싶어'라고 말한 뒤 면도칼로 보이는 것으로 손을 그었다"고 말했다.이밖에도 조희태 위원장 등 비롯한 10여명의 주민들이 강제진압에 나선 공무원들에 의해 부상을 입고 인근 병원 등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대책위는 긴급보도자료를 통해 "여성과 노약자가 대부분인 힘없는 주민들을 상대로 살인적인 진압과 함께 칼을 사용한 공무원이 있었다는 사실에 경악과 분노를 느낀다"면서 "경찰에 수사를 의뢰키로 했다"고 밝혔다.이에 따라 경찰 수사결과 주민들이 주장하고 있는 것처럼 공무원이 칼을 사용한 것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김병량 성남시장 퇴진서명운동은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시 관계자는 이와관련 "주민들의 부상은 공사를 위해 진입하려는 덤프트럭을 막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한 것이지 칼을 사용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민대책위는 29일 오후8시 아파트예정부지에서 성남시의 무리한 공권력 사용과 칼을 사용해 주민들을 다치게 한데에 대한 주민규탄대회를 갖고 김병량 성남시장의 공식적 사과와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고 나서 파문이 확산될 전망이다. 2000-08-29
- 아파트 지하수개발 두고 업체주민간 마찰 안동시 안막동에 시공되고 있는 계림2차 황제아파트 시공업체와 인근 화성아파트 주민간에 지하수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사건의 발단은 (주)계림주택건설(대표 유기훈)이 계림황제 2차아파트(안막동)를 신축하면서 지하수를 건설현장 용수 및 목욕탕용수로 개발하려고 하자 인근 화성아파트주민들이 음용수로 사용하고 있는 지하수가 인근 공사현장으로 유입돼 고갈될 것을 우려 집단 민원을 제기하면서 비롯됐다.화성아파트주민들은 지난 25일 “안막동 (주)계림주택건설 현장 지하수 개발반대 건”이라는 공문을 아파트주민 273세대의 동의서를 첨부해 시에 접수했다. 이 공문에서 주민들은 “현재 화성아파트에서 용출되는 지하수는 수질이 좋아 인근 주민들은 물론 타시도에서도 소문을 듣고 찾아오고 있는 실정”이라며 “가뜩이나 시가 인근에 지하수를 개발해 2개 수도관중 1개 수도관에서만 지하수가 나오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는데 바로 옆 아파트건설현장에서 건설현장 용수와 목욕탕 용수를 위해 지하수를 개발하게 되면 지하수가 고갈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고 주장했다.그러나 시공업체측에서는 “지하수개발 요건을 갖춰 시로부터 정식 허가를 받아 시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법적으로 아무런 하자가 없다”며 “아파트현장의 생활용수 확보를 위해서는 지하수개발이 불가피하다”고 말해 공사강행의 뜻을 강하게 내비췄다.“지하수는 이미 지역의 명물”화성아파트 관리사무소측에 따르면 “화성아파트에서 용출되는 지하수는 맛이 좋아 이미 지역의 명물이 될 정도로 유명해 졌다”며 “이 물을 마시기 위해 인근 영양, 청송 지역 주민들은 물론 멀리 서울에서도 온다”는 것이다. 아파트 주민 권모(42)씨는 “사람들이 몰려들때면 지하수를 받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할 정도”라고 말하며 “이렇게 좋은 지하수가 인근 공사현장유입돼 고갈되면 아파트 주민들 뿐만 아니라 안동시로 봐서도 아까운 명물 하나를 잃을 것”이라며 안타까워 했다.이미 시에서는 인근에 채수량 100톤이 넘는‘민방위 급수시설’을 설치해 지하수 용출량이 현저히 떨어져, 이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도 높았다.생활용수 확보를 위해서는 개발이 불가피시공업체측은 “주택건설을 위해서는 현장 지하수 개발이 불가피하다”고 말하고, “이미 6월달에 시로부터 정식으로 허가를 받았기 때문에 법적으로 하자는 없다”고 말했다. 현장사무소 관계자는 “현재 채수하고 있는 지하수량은 공사현장에 필요한 소량만 하고 있다”며 “향후 지하수를 개발하더라도 신고한 채수량만큼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하수는 따로 주인이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필요한 사람이 법적인 테두리내에서 개발하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딜레마에 빠진 안동시안동시는 현재 이 건과 관련해 딜레마에 빠져있다. 지역주민들의 민원을 수용하자니 시공업체측의 반발이 예상되고 시공업체측의 손을 들어주자니 주민들의 반발이 예상되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입장이다.시 담당자는 “현행법상 생활용수 확보를 위한 100톤 이하의 지하수 개발은 신고제로 되어있다”며 “시공업체가 채수계획량을 90톤으로 신고했고 필요한 시설도 요건에 맞게 작성해 제출했기 때문에 법적으로는 아무런 하자가 없어 허가를 내주었다”말했다. 아파트주민들의 집단민원에 대해서는 “인근 아파트주민들의 심정은 충분히 이해를 하지만 시공업체의 지하수개발이 법적인 하자가 없어 규제는 하지 못한다며 솔직히 난감하다”고 속내를 밝혔다.지난달 30일로 예정된 지하수 준공이 아직까지 이루어지지 않았다. 시에서는 시공업체가 신고사항을 어기고 준공할 시에는 관련법규를 엄격히 적용해 시정조치하거나 허가를 재검토할 것이라고 말해 향후 주민들의 대응이 주목된다. 2000-08-26
- 349호<행정> 교통기획1-고양시 광역교통망 "대단위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는 2002년이 되면 일산은 교통지옥이 될 것이다. 교통영향 평가가 제대로 되는지 의심스럽다." 교통대란을 예고한 교통개발연구원 설재훈 박사의 말이다.통일열기로 뜨거웠던 지난 6월 고양시는 통일거점도시로 발전할 수 있다는 장미빛 청사진이 비춰지기도 했다. 또한 고양국제전시장 건립을 비롯한 국제도시로서의 도약도 얼마남지 않은 듯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기 시작했다.반면 통일·국제도시로 변모하기엔 아직 초보 딱지를 떼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다. 그 중 핵심적인 사안이 도로·교통문제와 기반시설 문제다. 고양시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앞으로 3회에 걸쳐 고양시 교통문제를 집중 조명해 본다. /편집자지난 8월24일 새벽 성산대교 방향 이산포I.C 급커브 구간에서 차량이 난간을 뚫고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평소에도 아침 출근 시간이면 어김없이 정체를 보이는 이산포I.C는 이 날 내리는 비와 교통사고로 주차장을 방불케 했다. 이산포I.C는 자유로 진입 구간이 3차선에서 1차선으로 차선이 좁아지는 곳이다. 3차선 도로가 진입구간 막바지에서 1차로로 좁아진다. 24일과 같은 대형 교통사고 발생시에는 구급 차량이나 견인차의 현장 진입이 불가능할 정도이다. 이런 상황은 장항I.C도 마찬가지. 아침출근 시간대는 아예 이 길을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3차선 도로가 장항I.C 입체 교차로 부근에서 2차로로 좁아진다. 정체 구간인 2∼3km 정도를 통과하는 데 30분 이상 소요된다. 일산에서 자유로로 진입하는 길목은 이미 수용한계를 넘어선 것이다. 행주I.C 역시 마찬가지다. 고양경찰서 신동열 교통지도계장은 "행주I.C뿐만 아니라 수색방향의 도로도 출근시간에는 이미 차량 대수를 헤아릴 수 없다"고 밝혔다. 자유로 이외에 수색방향 도로나 통일로도 이미 수용한계를 넘어섰다는 것이다.교통개발연구원에 따르면 도로의 차량 수용한계는 시간당 2천대. 출근시간대를 2시간으로 보고 자유로 진입 차로가 총 3차로인 점을 감안하면 일산의 경우 자유로 진입 차량의 한계는 1만2천대다. 이에대해 교통개발연구원 설재훈 박사는 "자유로 본선에 진입할 수 있는 입체 교차로를 더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설박사가 제안한 지점은 장항I.C와 행주I.C 중간이다. 일산구 백석동에서 자유로 본선에 진입할 수 있는 곳으로 광역교통망을 어느정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비효율적인 대중교통망"자가용이면 서울까지 20분이면 갈 것을 버스나 지하철을 타면 1시간이 걸린다." 고양시청 홈페이지에 등록된 민원인의 주장이다. 일산에 거주하는 직장인의 70%이상이 서울과 경기도 일대로 출근한다. 자가 운전자를 제외하고도 70%의 절반 이상이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고양시 광역 대중교통의 최대 문제점은 비효율적으로 운영되는 버스노선이다. 광역교통망을 단거리로 통과하는 버스노선은 일산에서 광화문까지 가는 1000번 노선 하나다. 후곡마을에 사는 주부 최연숙씨는 "지하철역이 멀기 때문에 서울까지 버스를 이용하는데 버스가 마을마다 경유하기 때문에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고 불만을 털어놓았다.대화역까지 운행하는 지하철 3호선 일산선도 불편하기는 마찬가지다. 교통개발연구원 설재훈 박사는 "일산의 대중교통 이용이 불편한 것은 접근성이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지하철 노선이 주민들이 이동하는 동선과 너무 동떨어져 있다는 것이다.결국 자가운전자나 대중교통 이용자 모두 출근시간에 하루의 에너지 소모량을 다 투자하는 셈이다. 신도시의 역기능이 점차 드러나면서 고양시의 광역대중교통 시스템을 다시 짜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 2000-0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