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이 경쟁력이다] “재충전 완료, 달라진 행정 기대하세요”
수도권 ● 경기도 고양시 공무원 교육 훈련 프로그램 참관기
지역내일
2004-06-23
(수정 2004-06-24 오전 11:12:22)
“지금 이 느낌이면 앞으로 못할 일이 없을 것 같습니다.”
“결혼한 후 처음으로 남편과 아이 걱정 없이 나를 돌아볼 수 있었어요.”
속초에서 5박6일 일정으로 진행된 ‘공직자 워크숍’에 참석한 직원들은 한결같이 워크숍이 앞으로 공직생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심지어는 공직자로서 자긍심을 느낀다는게 참석자들의 뒷얘기다.
고양시가 전 직원을 대상으로 5박 6일간 강원도 속초에서 진행한 ‘공직자 워크숍’이 직원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는 것이다.
◆ 5주동안 매주 직원 10%가 시청 비워 = 고양시는 지난해 1000여명에 이어 올해에도 지난 5월 10일부터 이달 19일까지 매주 200여명씩 5박 6일간 전 직원을 대상으로 ‘공직자 한마음 워크숍’ 행사를 진행했다.
2년에 걸쳐 고양시청 소속 모든 공무원이 빠짐없이 워크숍에 참가한 것이다.
기수당 200명씩 참가한다는 것은 고양시 소속 공무원의 10%가 한꺼번에 일주일간 업무에서 손을 놓는다는 의미다.
이같은 연수프로그램은 지금까지 고양시는 물론 도내 다른 자치단체에서도 시도해 보지 못할 정도로 대규모다. 지금까지 ‘공직자 연수’라고 하면 대부분 당일 또는 길어야 2박3일 수준이었다.
때문에 처음 전 직원을 대상으로 장기간에 걸쳐 워크숍을 한다고 했을 때 반대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직원들 내부에서도 ‘너무 오랫동안 많은 인원이 빠져나가 행정업무에 공백이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여성직원들중 상당수는 아이를 돌봐야 하기 때문에 선뜻 집을 나설 수가 없다고 얘기하기도 했다.
또 외부에서도 직원들이 호화판으로 놀러 가는 것 아니냐는 곱지않은 시각도 있었다. 1인당 50만원 이상이 드는 연수프로그램은 분명 적잖은 예산을 써야 하는 만큼 이같은 지적이 나오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다.
그러나 강현석 고양시장은 이같은 지적에도 불구하고 직원 연수프로그램을 ‘강행’ 했다. 들이는 노력보다 성과가 훨씬 많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에서다.
오히려 연수기간도 지난해 4박5일에서 하루 늘려 올해에는 5박6일 합숙코스로 만들었다. 전 직원이 모두 연수를 마친 지금, 직원들은 물론 모두 대만족이었다.
당초 우려했던 행정공백이니 집안일 걱정이니 하는 것은 모두 기우였다.
외부에서도 직원들의 사기를 보며 예산낭비니 하는 말은 하지 않는다는 게 고양시의 평가다.
◆ 기업 연수 방식 도입 성과 = 고양시는 입찰을 통해 연수프로그램을 한국생산성본부에 맡겼다.
그러면서 생산성본부에 기존 딱딱하고 머릿속에 잘 들어오지 않던 강연 위주의 연수 프로그램을 대폭 줄이고 체험위주 교육을 연수과정에 많이 포함시켜달라고 주문했다.
연수과정 운영책임을 맡았던 총무과 김학용 후생복지담당은 “효율성 위주의 기업 연수방식을 도입, 참가자 스스로가 능동적으로 연수에 임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고 말했다.
특히 생산성본부는 상대적으로 서열화된 공직사회 분위기를 팀 중심으로 바꾸기 위해 남녀, 직급, 부서를 섞어 팀을 구성했다.
동사무소, 각종 사업소, 구청, 시청, 도서관, 보건소, 복지회관 등 같은 고양시 소속임에도 서로 평소에 한번도 보지 못한 사람들끼리 한 조가 됐다.
이들은 5박6일간 인제 내린천 래프팅, 설악산 등반, 공동체 운동회, 팀별 대항 레크레이션 등으로 금새 서로 친해졌다. 조별모임은 새벽까지 진행됐다.
그러면서 서로 다른 분야 직원들의 고충을 듣고 이해도 해 가며 자연스럽게 시청 각 분야별 이해를 높일 수 있었다. 이는 유명강사의 어떤 강연보다도 값진 성과였다.
고양시 도시건설국 소속 한 직원은 “시 본청에서 근무하면서 업무협조를 요청해도 동사무소에서 잘 협조하지 않아 항상 불만이었는데 막상 민원 현장에서 근무하는 동사무소 직원들의 얘기를 들어보니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 6월7일부터 12일까지 진행된 워크숍에서 18조에 편성됐던 한 직원은 “예전 화성에서 근무할 때 직원연수를 받아 봤지만 하루종일 강연만 해 졸다 왔다는 기억밖에 없었다”며 “직접 체험하는 프로그램이 많아 개인적으로 참 유익했다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 “저 좀 승진시켜 주세요” = 매 기수마다 교육 마지막날은 시장과의 만남 시간이 마련돼 있다.
강현석 고양시장은 워크숍이 있는 매주 금요일에 속초 교육장을 찾았다. 고양시 직원이지만 이 때 고양시장을 처음 본 직원들도 적잖다.
때문에 이 시간에 고양시 직원들은 갖가지 요구 및 건의사항을 시장에게 직접 말하는 등 직원들은 그동안 품어왔던 얘기들을 솔직하게 쏟아냈다.
지난 6월 11일 시장과의 만남 시간에 차량등록사업소 이모 직원은 “시가 정책기획담당관을 공모하고 있는데 내가 청와대 정책기획 과장과 친한 만큼 적임자라고 생각한다”며 승진시켜달라고 시장에게 직접 요구하기도 했다.
덕양보건소 7급 김경미씨는 “8급에서 시작해 퇴직할때까지 6급을 못달 정도로 간호직 7급 정체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일산구 건설과 김종일씨는 “노점상 단속업무를 맡아 오면서 자동차 타이어가 찢어지는 등 물질적 피해는 물론 심지어 목숨에 위협을 느낄 때도 많아 너무 힘들다”고 시장에게 하소연하기도 했다.
강현석 고양시장은 “워크숍때마다 빠지지 않고 매주 금요일 속초까지 다니는 일이 쉽지 않지만 이런 기회가 아니고서는 고양시 직원이지만 직접 대면할 기회가 많지 않아 개인적으로도 소중한 시간”이라고 말했다.
/속초= 장유진 기자 yjchang@naeil.com
“결혼한 후 처음으로 남편과 아이 걱정 없이 나를 돌아볼 수 있었어요.”
속초에서 5박6일 일정으로 진행된 ‘공직자 워크숍’에 참석한 직원들은 한결같이 워크숍이 앞으로 공직생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심지어는 공직자로서 자긍심을 느낀다는게 참석자들의 뒷얘기다.
고양시가 전 직원을 대상으로 5박 6일간 강원도 속초에서 진행한 ‘공직자 워크숍’이 직원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는 것이다.
◆ 5주동안 매주 직원 10%가 시청 비워 = 고양시는 지난해 1000여명에 이어 올해에도 지난 5월 10일부터 이달 19일까지 매주 200여명씩 5박 6일간 전 직원을 대상으로 ‘공직자 한마음 워크숍’ 행사를 진행했다.
2년에 걸쳐 고양시청 소속 모든 공무원이 빠짐없이 워크숍에 참가한 것이다.
기수당 200명씩 참가한다는 것은 고양시 소속 공무원의 10%가 한꺼번에 일주일간 업무에서 손을 놓는다는 의미다.
이같은 연수프로그램은 지금까지 고양시는 물론 도내 다른 자치단체에서도 시도해 보지 못할 정도로 대규모다. 지금까지 ‘공직자 연수’라고 하면 대부분 당일 또는 길어야 2박3일 수준이었다.
때문에 처음 전 직원을 대상으로 장기간에 걸쳐 워크숍을 한다고 했을 때 반대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직원들 내부에서도 ‘너무 오랫동안 많은 인원이 빠져나가 행정업무에 공백이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여성직원들중 상당수는 아이를 돌봐야 하기 때문에 선뜻 집을 나설 수가 없다고 얘기하기도 했다.
또 외부에서도 직원들이 호화판으로 놀러 가는 것 아니냐는 곱지않은 시각도 있었다. 1인당 50만원 이상이 드는 연수프로그램은 분명 적잖은 예산을 써야 하는 만큼 이같은 지적이 나오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다.
그러나 강현석 고양시장은 이같은 지적에도 불구하고 직원 연수프로그램을 ‘강행’ 했다. 들이는 노력보다 성과가 훨씬 많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에서다.
오히려 연수기간도 지난해 4박5일에서 하루 늘려 올해에는 5박6일 합숙코스로 만들었다. 전 직원이 모두 연수를 마친 지금, 직원들은 물론 모두 대만족이었다.
당초 우려했던 행정공백이니 집안일 걱정이니 하는 것은 모두 기우였다.
외부에서도 직원들의 사기를 보며 예산낭비니 하는 말은 하지 않는다는 게 고양시의 평가다.
◆ 기업 연수 방식 도입 성과 = 고양시는 입찰을 통해 연수프로그램을 한국생산성본부에 맡겼다.
그러면서 생산성본부에 기존 딱딱하고 머릿속에 잘 들어오지 않던 강연 위주의 연수 프로그램을 대폭 줄이고 체험위주 교육을 연수과정에 많이 포함시켜달라고 주문했다.
연수과정 운영책임을 맡았던 총무과 김학용 후생복지담당은 “효율성 위주의 기업 연수방식을 도입, 참가자 스스로가 능동적으로 연수에 임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고 말했다.
특히 생산성본부는 상대적으로 서열화된 공직사회 분위기를 팀 중심으로 바꾸기 위해 남녀, 직급, 부서를 섞어 팀을 구성했다.
동사무소, 각종 사업소, 구청, 시청, 도서관, 보건소, 복지회관 등 같은 고양시 소속임에도 서로 평소에 한번도 보지 못한 사람들끼리 한 조가 됐다.
이들은 5박6일간 인제 내린천 래프팅, 설악산 등반, 공동체 운동회, 팀별 대항 레크레이션 등으로 금새 서로 친해졌다. 조별모임은 새벽까지 진행됐다.
그러면서 서로 다른 분야 직원들의 고충을 듣고 이해도 해 가며 자연스럽게 시청 각 분야별 이해를 높일 수 있었다. 이는 유명강사의 어떤 강연보다도 값진 성과였다.
고양시 도시건설국 소속 한 직원은 “시 본청에서 근무하면서 업무협조를 요청해도 동사무소에서 잘 협조하지 않아 항상 불만이었는데 막상 민원 현장에서 근무하는 동사무소 직원들의 얘기를 들어보니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 6월7일부터 12일까지 진행된 워크숍에서 18조에 편성됐던 한 직원은 “예전 화성에서 근무할 때 직원연수를 받아 봤지만 하루종일 강연만 해 졸다 왔다는 기억밖에 없었다”며 “직접 체험하는 프로그램이 많아 개인적으로 참 유익했다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 “저 좀 승진시켜 주세요” = 매 기수마다 교육 마지막날은 시장과의 만남 시간이 마련돼 있다.
강현석 고양시장은 워크숍이 있는 매주 금요일에 속초 교육장을 찾았다. 고양시 직원이지만 이 때 고양시장을 처음 본 직원들도 적잖다.
때문에 이 시간에 고양시 직원들은 갖가지 요구 및 건의사항을 시장에게 직접 말하는 등 직원들은 그동안 품어왔던 얘기들을 솔직하게 쏟아냈다.
지난 6월 11일 시장과의 만남 시간에 차량등록사업소 이모 직원은 “시가 정책기획담당관을 공모하고 있는데 내가 청와대 정책기획 과장과 친한 만큼 적임자라고 생각한다”며 승진시켜달라고 시장에게 직접 요구하기도 했다.
덕양보건소 7급 김경미씨는 “8급에서 시작해 퇴직할때까지 6급을 못달 정도로 간호직 7급 정체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일산구 건설과 김종일씨는 “노점상 단속업무를 맡아 오면서 자동차 타이어가 찢어지는 등 물질적 피해는 물론 심지어 목숨에 위협을 느낄 때도 많아 너무 힘들다”고 시장에게 하소연하기도 했다.
강현석 고양시장은 “워크숍때마다 빠지지 않고 매주 금요일 속초까지 다니는 일이 쉽지 않지만 이런 기회가 아니고서는 고양시 직원이지만 직접 대면할 기회가 많지 않아 개인적으로도 소중한 시간”이라고 말했다.
/속초= 장유진 기자 yjchang@naeil.com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