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과 영서·영남엔 왜 다른 물고기들이 살까

빙하기부터 서로 다른 수계

지역내일 2005-07-05
우리나라 자연생태계에서 태백산맥(백두대간과 낙동정맥)을 기준으로 그 양쪽의 물고기들은 이미 빙하기 때부터 완전히 다른 별개의 수계에서 살아왔다.
낙동강 상류에 열목어가 서식하는 것은 낙동강이 고(古) 황하수계에 속해 있었기 때문이다. ‘산천어’는 강원도 영동지역, 동해안으로 흘러드는 하천에만 서식하며 경북 울진 이남지역에는 살지 않는다.
울진 남쪽에는 산천어의 강해형인 ‘송어’조차 살지 않는다. 강원 영동의 산천어가 영서지역에 오면 외래어종과 전혀 다를 바 없다.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민물고기는 대부분 지질시대의 고황하(古黃河)와 고아무르강(古Amur江)으로부터 유래되었다. 아무르강은 러시아어이며, 우리나라에서는 보통 흑룡강, 중국에서는 헤이룽강(黑龍江), 몽골에서는 하라무렌이라 부른다.
신생대 제3기 선신세(鮮新世,Pliocene Epoch, 약 1200만년~200만년 전) 이후 해퇴기(海退期, regression : 빙하기 때 해수면이 낮아지는 현상)에는 한반도가 중국과 일본에 육지로 연결되면서 태백산맥-대마도-일본으로 이어지는 분수령을 갖고 있었다.
이 분수령을 중심으로 현재 우리나라의 서해와 남해로 흐르는 하천과 일본 서남부의 하천들은 고황하(古黃河)의 지류로 연결되었고, 우리나라의 동해로 유입되는 하천들은 고아무르강의 지류로 이어졌다.
해퇴기때 해수면은 평균적으로 지금의 해수면보다 150~180m 정도 낮아졌다. 현재의 서해 평균수심이 44m에 불과한 점으로 보아 고황하의 하구는 지금의 제주도 남서쪽, 동중국해의 최북단 부근이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그후 신생대 제4기 홍적세(洪積世,Pleistocene Epoch,약 160만년~ 1만년 전)의 간빙기(間氷期, interglacial epoch)에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지금의 서해가 만들어져 황하와 한강 등 현재와 같은 수계 구분이 이루어졌다.
이로 인해 (한반도에 살던) 고황하수계의 물고기는 서해를 사이에 두고 황하와 격리된 채로 우리나라의 서남해로 흐르는 하천에 서식하게 되었고, 고아무르강수계의 물고기는 우리나라의 영동과 북한지역의 동해로 유입되는 하천에 서식하게 되었다.
물고기 한마리가 어떤 계곡에 자리잡고 살아가는 것은 인간에게는 거의 무한한 시간이라고 느껴질만큼 장구한 세월을 거치며 이루어진 결과물이다.
같은 강원도지만 동해안으로 흘러드는 간성군 북천의 ‘산천어’와 서해로 흘러드는 인제군 내린천의 ‘열목어’ 한마리 한마리는 위에서 언급한 모든 지질시대를 겪으며 태어난 존재들이다.
근래 들어 민물고기 연구나 플라이낚시를 즐기는 네티즌들 사이에서 이런 활발한 문제제기와 토론이 오가고 있다.
이들의 토론은 단순한 수계 구분 정도를 넘어 △토종 민물고기 유전자 보전 문제 △양식장에서 방류된 물고기들이 야성이 떨어지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 등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오가고 있다. 오히려 정부 당국자들의 인식이 이들의 수준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남준기 기자 jkna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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