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TV에 방영되고 있는 불멸의 이순신이라는 역사드라마가 인기를 끌고 있다. 이는 독도를 자기 땅이라고 터무니 없는 주장과 함께 이를 뒤받침하는 우익 교과서를 채택하려는 일본에 대한 반일 감정과 아울러 중국의 급속한 경제적 성장과 일본의 군사적 우위를 통한 아시아의 패권 재회복을 노리는 동북아의 국제정세의 틈바구니에 끼어있는 풍전등화와 같은 우리의 현실이 과거 상황과 너무나도 흡사한 이유인 듯 싶다. 한편 난세에 영웅이 난다고 어려운 상황하에서 나라와 부하를 사랑하면서 엄격하면서도 따뜻한 리더쉽을 행사할 수 있었던 그를 보고 우리 모두가 대리만족하고 있을 수도 있다고 본다.
그러나 필자는 이것을 보면서 이순신의 업적에 버금가는 충신이 우리 지역 사람이었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다. 우연히 과학지원 업무를 하면서 알게 된 경북의 인물, 영천이 고향인 고려말의 화약왕, 최무선 장군, 그는 1326년쯤 현재의 경상북도 영천시 금호읍에서 태어나 화약 무기로 진포에서 왜구를 섬멸한 대첩에 큰 공훈을 세운 장군으로만 알고 있다.
최무선 장군이 고려시대에 세계사가 주목하는 화약을 발명 해낸 우리의 자랑스런 과학기술자였다는 사실과 이 과학기술로 왜구를 섬멸시킬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임진왜란시 왜군을 섬멸시킨 이순신 장군의 청사에 빛나는 대승 뒤에는 최무선 장군이 발명한 화학 무기의 계승 발전의 힘이 컸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드물다는 것이다. 이러한 큰 업적에도 불구하고 이순신에 비하면 번듯한 동상이나 최무선로(路)는 고사하고 변변한 생가조차 복원되어 있지 않고 어느 농가의 주차장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현실은 우리가 그동안 우리 것, 우리 고장 인물에 대해 너무 무관심하지 않았나 싶다.
예를 들어 전라남도 장성군은 실존인물이냐 아니냐에 대해 논란이 있는 홍길동에 대해 역사 고증을 통해 지역 인물이라고 밝혀 내고 각종 캐릭터 상품을 만들어 적극적으로 자기 고장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는 점과 비교하면 너무 대조적이다. 이외에도 충청북도 청주시는 현존 최고의 금속활자를 찍어낸 곳이 청주 흥덕사지라는 라는 점에 착안하여 고인쇄박물관을 만들고 직지찾기 운동을 전개하는 한편 프랑스에 있는 직지(直指)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 시켜 직지를 활용하여 청주시라는 브랜드를 세계적으로 이미지 메이킹하는데 성공하였다. 이러한 사례는 우리와 가까운 이웃인 중국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 중국 산동성 영성시의 경우 석도 적산 법화원지역인 우리의 장보고 유적지에 산동척산수산그룹과 합동으로 장보고 동상과 장보고기념관을 지어 한중우의의 성지로 만들어 한국 관광객들에게 판촉하고 있다.
이처럼 치열한 국내외 지방 정부간의 경쟁시대에서 이제 지방정부는 단순히 지역 주민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본연의 임무외에 지역의 비교우위에 있는 경쟁적 역사적 자원이나 문화 자원을 적극적으로 마케팅에 활용하는 민간 기업으로서의 역할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이제 이러한 성공적 사례를 보지 않더라도 한국을 빛낸 과학기술자 14인중의 하나로 명예의 전당에 등재되어 있는 최무선을 영천시의 시티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기를 바란다. 최무선은 이순신처럼 왜구의 침략으로 몸살하고 있는 국민들을 지키기 위해 자기 분야에서 최선을 다한 혁신 과학기술자로 화약을 발명했을 뿐 아니라 우리나라 최초의 과학연구소이자 무기연구소인 화통도감을 설치하고 세계 최초로 로켓 무기를 만들어 낸 자랑스런 대한민국 경북의 인물이다.
늦게나마 영천시에 있는 성덕대학이 최무선연구소를 만들어 역사적 재조명 사업과 아울러 지역 마케팅에 활용하는 각종 사업들을 영천시와 함께 고민해 나갈 계획이라고 하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루빨리 영천시에 최무선동상을 가진 최무선로드나 생가복원과 아울러 최무선 과학박물관 및 도서관이 설립이 되어 그 시대의 어려운 역사정신과 과학정신을 이어받아 지역발전의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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