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정보화사회에서의 부의 창출은 지식을 소유한 인적 자원의 재생산에 의존하게 된다. 따라서 지식정보화사회에서는 고급의 과학지식과 첨단의 산업기술을 생산함으로써 새로운 부가가치와 고용기회를 창출할 수 있는 조직이 경제 및 사회발전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이러한 고부가가치와 새로운 고용기회의 창출은 대학의 연구 활동과 인재 양성이 바탕이 될 때 가능한 현상이다.
지식정보화사회에서 대학의 역할은 국가의 미래와 직결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대학교육은 그동안 고도경제 성장에 따른 국내 산업구조를 뒷받침하기 위한 산업인력의 양성이라는 국내 지향적 교육 시스템에 머물러 있었다. 그 결과 대학의 몸집은 비대해지고 고교 졸업생 중 80% 이상이 대학에 진학하는 보편적 교육 단계에 접어들었다.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현상이다. 따라서 지식정보화사회를 리드하는 엘리트 인재 창출이라는 측면에서는 경쟁력을 상실한 지 오래 되었다.
지식정보화사회에서 물리적 국경은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나라의 사회시스템과 산업구조는 이에 대응하기 위한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대학은 겨우 변화의 인식 단계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우수한 대학생과 고교 졸업생을 외국대학에 빼앗겨 버린 채 학력저하 현상만을 탓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학생부족 현상으로 인해 학과 폐쇄뿐만 아니라 대학 폐쇄라는 문제만을 걱정하고 있다. 우리나라 대학교육 시스템이 질과 양의 위기현상에 직면하고 있다.
질과 양의 위기에 직면한 대학교육 시스템의 혁신은 어디에서 그 탈출구를 찾아야 할까?
우리 학생들이 국제적인 안목과 자질을 갖출 수 있도록 대학의 국제교류를 적극 추진하는 한편, 부족한 국내 학생자원 대신에 외국의 학생들을 불러 들여 교육시키는 대학의 국제화 전략이 해법 중의 하나일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나라의 대학교육 시스템을 글로벌 스탠다드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리인벤팅(reinventing)해야 할 것이다.
대학교육이 글로벌 스탠다드를 갖추기 위해서는, 우리나라 대학들의 교육 시스템을 전면적으로 개편하고 국제화 프로그램도 전면적으로 재검토되어야 한다. 현재는 대부분의 대학들이 대학의 교육편제와 내용, 그리고 방법은 그대로 둔 채 학생들을 외국대학으로 파견하는 데 주력하고 있으며, 일부 외국인 학생을 유치하고 있는 단계에 머물러 있다. 학생들을 외국으로 보내는 데 주력해 오던 일방적 국제화에 대한 재검토는 물론, 글로벌 스탠다드에 적합한 교육시스템을 구축하여 외국인 유학생을 보다 적극적으로 유치함으로써 캠퍼스 전체를 글로벌 무대로 만드는 ‘쌍방향 글로벌 캠퍼스’ 전략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현재 많은 대학들이 외국대학과의 교류를 추진하고 있지만 우리나라 대학교육의 대외신인도 저하, 효율적인 프로그램의 개발 미비,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부족 등으로 아직 초보 단계에 머물고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이것은 우리나라 대학들이 외국대학과의 교류를 추진하면서 대학의 내부 역량이나 상대 대학의 현황 등을 구체적으로 검토하지 않은 채 양적인 성과에만 치중하면서 교류 협정을 추진한 결과로 생각된다. 그 결과 실질적으로 학생들에게 필요한 외국대학과의 학점인정이 제한적으로 실시되고 있고, 세계적으로 우수한 대학과의 공동교육과정도 부족하며 외국인 교원의 확보 및 영어강좌도 아직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이제 대학생에게 해외여행은 누구나 의지만 있으면 가능한 일이 되고 있다. 대학의 국제화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교류대학의 수가 아니라 우리나라 학생들을 비롯해 지구촌의 젊은이들을 글로벌 인재로 양성시킬 수 있는 융합적이고 혁신적인 프로그램을 얼마나 많이 개발하느냐 하는 것이며, 어떻게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이 프로그램들을 운용하느냐 하는 것이다.
외국인 학생의 유치는 국내의 부족한 학생 자원을 대체하는 효과도 있으며, 우리 학생들이 캠퍼스 내에서 외국 문화를 체험하고 지구촌의 글로벌화를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하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 외국인 학생의 유치를 위해서는 내실 있는 교육 프로그램의 개발은 물론, 한국 문화에 대한 다양한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한국 유학에 대한 만족도를 높이는 일이 중요하다. 외국인 학생들이 안정적인 유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노력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외국 학생들이 가지는 대학의 이미지는 대학에 대한 평판 뿐 아니라 국제적인 국가의 위상과도 직결되는 문제이므로, 이러한 프로그램들은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주도면밀하게 추진해야 한다.
쌍방향 글로벌 캠퍼스를 구축하기 위한 대학교육 시스템의 개혁, 우리나라 대학이 현재의 위기를 타파하고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대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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