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년 한국전쟁 중 미군에 공여된 뒤 54년 동안 미 공군 전투기의 사격연습장으로 쓰였던 경기도 화성시 우정읍 매향리 쿠니 사격장이 역사속으로 사라졌다. 주한 미군은 12일 오후 1시 훈련비행을 끝으로 모든 사격훈련을 중단할 예정이다.
2003년 11월 ‘매향리 사격장 관리임무 전환 및 폐쇄에 관한 한미간 이행협약’이 있은 지 1년 8개월여 만에 매향리에 평화가 찾아온 것이다. 매향리 농섬과 육상 및 인근 해상 728만평 규모의 쿠니사격장은 토요일과 일요일을 제외한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11시까지 매일 A10기와 F16기 등 미군 전투기가 폭탄과 기총사격 훈련을 해 왔다.
매향리미폭격장 철폐를 위한 주민대책위원회는 이날 오후 1시부터 기자회견과 마을잔치를 열고, 13일에는 우정읍 조암시장에서 화성군 주민들과 함께 축하행사를 열기로 했다. 주민들은 또 사격장에 평화공원과 평화박물관 등의 기념물을 조성해 유기농업단지와 어울리는 평화마을을 만들 계획이다. 주민대책위 이정원씨는 “정부에서 받은 손해배상 보상금 중 20억원을 기금으로 육상사격장 29만평에 평화공원과 평화박물관을 건립해 평화교육의 산 현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내일에 대한 기대를 설계하는 속에서도 일말의 근심도 도사리고 있다. 육군 사격장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는 소문이 마을 주변에 떠돌고 있기 때문이다.
매향1리 백승국 이장은 “속이 시원할 정도로 마을 전체가 해방을 맞은 분위기”라며 “하지만 6월 국방부에서 매향리 사격장을 폐쇄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밝힌 이후 우리 육군의 사격장으로 활용한다는 얘기가 간헐적으로 제기돼 주민들이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걱정 속에서도 국방부가 11일 매향리 사격장 폐쇄를 공식 확인하자 매향리 사격장이 옮겨 올 것으로 예정된 전북 군산 직도는 매향리가 54년간 고통에 시달렸던 전투기 폭격에 떨고 있다.
한·미 양국이 매향리 쿠니사격장을 대신할 대체 사격장으로 군산 해안에서 63km 떨어진 직도를 잠정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지난 5월 열린우리당 임종인 의원이 공개한 ‘매향리 미군사격장 직도 이전계획’에 따르면 국방부는 매향리 사격장을 폐쇄한 뒤 군산 직도사격장을 한-미 양국 공군이 공동사용하는 ‘군사임무전환 이행계획’을 지난해 2월11일 합의했다.
국방부는 또 4개월 뒤인 같은 해 6월6일 필승·직도 2곳 사격장 공동 사용 방침을 바꿔 직도사격장만 공동 사용키로 한미간 이행계획(IA)을 수정 합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지난 1971년부터 국방부가 산림청 소유인 직도를 불법적으로 사용해 왔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지난 5월20일 관리권을 국방부로 이전해 ‘매향리 대체 사격장’ 의혹을 부추겼다.
직도사격장 폐쇄 전북대책위 방용승 집행위원장은 “국방부가 면담을 거부하고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며 “평택∼군산으로 이어지는 서해안 미군기지 벨트화라는 연장선에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미 20년 전부터 한-미 공군이 사격 훈련을 벌이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방 집행위원장은 또 “55년간 파괴한 매향리 대신 군산 직도를 새로운 희생양으로 삼으려는파괴적 결정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직도는 군산 고군산군도에 위치한 무인도로 면적이 0.123㎢ 이다. 그동안 우리공군과 주한미공군의 폭격훈련으로 섬 가운데가 움푹 파여 허리가 동강 나기 직전이다. 폭격훈련은 직도 반경 5마일 범위에서 주말을 제외하고 실시되고 있다. 직도 부근의 말도, 명도, 방축도에는 124가구 320여명이 살고 있다. 주민들은 비행기와 헬기 등의 소음뿐만 아니라, 폭발사고에도 노출돼 있어 여러 차례 국방부에 사격장 이전 등을 진정해 왔다.
2000년 2월 직도 인근해상에서 불발탄이 조류를 타고 흐르다 조업중인 형성호 그물에 걸리며 폭발해서 선원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1997년 11월 직도 서쪽해상에서 저인망어선이 조업 중 불발탄이 터져 선원들이 부상을 입기도 했다
선상원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2003년 11월 ‘매향리 사격장 관리임무 전환 및 폐쇄에 관한 한미간 이행협약’이 있은 지 1년 8개월여 만에 매향리에 평화가 찾아온 것이다. 매향리 농섬과 육상 및 인근 해상 728만평 규모의 쿠니사격장은 토요일과 일요일을 제외한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11시까지 매일 A10기와 F16기 등 미군 전투기가 폭탄과 기총사격 훈련을 해 왔다.
매향리미폭격장 철폐를 위한 주민대책위원회는 이날 오후 1시부터 기자회견과 마을잔치를 열고, 13일에는 우정읍 조암시장에서 화성군 주민들과 함께 축하행사를 열기로 했다. 주민들은 또 사격장에 평화공원과 평화박물관 등의 기념물을 조성해 유기농업단지와 어울리는 평화마을을 만들 계획이다. 주민대책위 이정원씨는 “정부에서 받은 손해배상 보상금 중 20억원을 기금으로 육상사격장 29만평에 평화공원과 평화박물관을 건립해 평화교육의 산 현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내일에 대한 기대를 설계하는 속에서도 일말의 근심도 도사리고 있다. 육군 사격장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는 소문이 마을 주변에 떠돌고 있기 때문이다.
매향1리 백승국 이장은 “속이 시원할 정도로 마을 전체가 해방을 맞은 분위기”라며 “하지만 6월 국방부에서 매향리 사격장을 폐쇄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밝힌 이후 우리 육군의 사격장으로 활용한다는 얘기가 간헐적으로 제기돼 주민들이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걱정 속에서도 국방부가 11일 매향리 사격장 폐쇄를 공식 확인하자 매향리 사격장이 옮겨 올 것으로 예정된 전북 군산 직도는 매향리가 54년간 고통에 시달렸던 전투기 폭격에 떨고 있다.
한·미 양국이 매향리 쿠니사격장을 대신할 대체 사격장으로 군산 해안에서 63km 떨어진 직도를 잠정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지난 5월 열린우리당 임종인 의원이 공개한 ‘매향리 미군사격장 직도 이전계획’에 따르면 국방부는 매향리 사격장을 폐쇄한 뒤 군산 직도사격장을 한-미 양국 공군이 공동사용하는 ‘군사임무전환 이행계획’을 지난해 2월11일 합의했다.
국방부는 또 4개월 뒤인 같은 해 6월6일 필승·직도 2곳 사격장 공동 사용 방침을 바꿔 직도사격장만 공동 사용키로 한미간 이행계획(IA)을 수정 합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지난 1971년부터 국방부가 산림청 소유인 직도를 불법적으로 사용해 왔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지난 5월20일 관리권을 국방부로 이전해 ‘매향리 대체 사격장’ 의혹을 부추겼다.
직도사격장 폐쇄 전북대책위 방용승 집행위원장은 “국방부가 면담을 거부하고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며 “평택∼군산으로 이어지는 서해안 미군기지 벨트화라는 연장선에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미 20년 전부터 한-미 공군이 사격 훈련을 벌이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방 집행위원장은 또 “55년간 파괴한 매향리 대신 군산 직도를 새로운 희생양으로 삼으려는파괴적 결정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직도는 군산 고군산군도에 위치한 무인도로 면적이 0.123㎢ 이다. 그동안 우리공군과 주한미공군의 폭격훈련으로 섬 가운데가 움푹 파여 허리가 동강 나기 직전이다. 폭격훈련은 직도 반경 5마일 범위에서 주말을 제외하고 실시되고 있다. 직도 부근의 말도, 명도, 방축도에는 124가구 320여명이 살고 있다. 주민들은 비행기와 헬기 등의 소음뿐만 아니라, 폭발사고에도 노출돼 있어 여러 차례 국방부에 사격장 이전 등을 진정해 왔다.
2000년 2월 직도 인근해상에서 불발탄이 조류를 타고 흐르다 조업중인 형성호 그물에 걸리며 폭발해서 선원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1997년 11월 직도 서쪽해상에서 저인망어선이 조업 중 불발탄이 터져 선원들이 부상을 입기도 했다
선상원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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