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로칼럼 - 여학생들의 기(氣)를 살려주자

김달웅경북대 총장

지역내일 2005-09-05




연일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대학 도서관은 날마다 만원이다. 방학(放學)이 말 그대로 ‘공부를 놓고’ 쉬는 시기라는 개념은 사라진 지 오래다. 대졸실업난 문제는 이제 새삼 뉴스거리가 되지 않을 정도로 만성화되었고, 그러다 보니 대학 전체가 거대한 취업 학원화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오죽하면 대학 졸업을 미루고까지 취업준비를 하거나, 아예 취업을 포기하는 학생들까지 생기겠는가?
대학사회를 둘러보면 여학생의 경우, 취업에 이중 삼중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같은 실력이 있어도 남학생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업에서 불이익을 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너도나도 비교적 차별이 덜 하다는 공무원 시험 준비에 매달린다. 호주제 폐지, 여성인권법, 남녀고용평등법 등 여성의 인권이 강화되는 정책이 발표될 때마다 ‘아 이제 세상이 바뀌는구나’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정작 내부를 들여다보면 그렇지도 않은 모양이다.
특히 취업문제를 들여다볼 때 여학생들의 진로는 아직까지 장벽이 너무 높다. 그러다 보니 학습에 의욕을 잃거나, 취업준비에 자신감을 잃어 여학생들의 어깨는 자꾸 쳐진다.
우리나라와 주요 선진국의 여성인적자원의 활용정도를 살펴보면 중졸이하 여성인력의 활용율은 우리나라가 높지만, 고졸 이상 여성인력의 활용율은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졸 이상 고학력 여성인력의 활용은 OECD회원국 중에서 우리나라가 꼴찌라고 한다. 여성 경제활동참가율이 현저히 낮은 터키나 멕시코보다도 고학력 여성의 참여도는 우리나라가 더 낮다고 하니 걱정스럽다. 올해 스위스 경제포럼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의 남녀평등 성취도는 7점 만점에 3.18로 조사대상 세계 58개국 가운데 54위를 기록했다고 한다. 그 중 경제활동 기회부문은 55위로 나타났다고 하니 실로 부끄러운 일이다.
이래서야 국가의 경쟁력을 기대할 수 없다. 고급인적자원을 이렇게 방치하고 있는 데 국민소득 2만불 시대를 어떻게 이룩한단 말인가. 국민소득 2만달러를 달성한 선진국의 경우 그 성장시기 중 여성의 경제활동 확대가 두드러진다. 특히 숙련직종에서의 여성비율이 크게 증가한다는 통계를 유념해야 한다.
여성의 교육과 경제활동에 특별한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우리 경제가 지식기반경제로 이행하기 때문이다. 지식기반경제는 지식과 기술의 발전에 크게 영향을 받는 경제시스템이다. 정보, 지식, 기술의 공유와 전파에 크게 영향 받는 이러한 경제시스템에서는 서비스영역의 가치창출이 매우 크다. 따라서 기업의 경우도 커다란 변화의 흐름을 타게 되며, 이러한 과정에서 여성이 조직의 핵심주체, 나아가 국가의 핵심주체가 될 수 있다.
오늘날 우리 대학교육에 있어 여학생의 능력개발과 취업률 제고를 위한 노력은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전국의 4년제 대학 200여개 중 여대생커리어개발센터를 독립부서 형태로 운영하는 대학은 20개 대학에 불과하다. 앞으로 여성의 고급인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역차별 논란이 일어날 정도의 강력한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대학은 여대생을 노동시장에 진출시키는 데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지 못했다. 일반적으로 여학생은 남학생보다 개인적 네트워크가 약하고, 여학생에게 제공되는 고용 및 직접정보, 구인정보, 취업지도 기회도 상당히 제한되어 왔다. 지속적으로 여학생들의 경력개발의 의식과 능력을 함양시키고, 대학이 졸업생과 성공 여성들 및 지역내 경제인들과의 네트워크 조성에 앞장서야 한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이다. 여대생의 능력개발은 남녀차별의 제로-섬(Zero-sum)식의 아니라, 남녀 모두를 위한 윈-윈(Win-Win)식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여학생들이 기를 펴고 자기능력을 마음껏 발휘해야 국민소득 2만불 시대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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