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여행 가이드>남봉우의 티벳 일지 : 여섯째날

세계 최대의 협곡 지대 린즈

지역내일 2007-01-11
11월 7일 오늘은 린즈(林池)로 간다. 내가 여행사로부터 받은 안내서에는 러꺼즈(日喀則)에서 일박하는 것으로 되어 있었지만, 그것이 잘못된 정보였다. 라사에서 린즈의 빠이(八一)까지는 공로로만 406여km. 길이 험하고 5000m고지를 넘어야 하기 때문에 10시간 정도 걸린단다.

군신을 상징하는 돌무더기
출발 3시간만에 미라산(米拉山) 입구인 5000m 언덕길을 넘었다. 라사지구와 린즈지구의 갈림길이다. 언덕에는 예외없이 경전을 매단 깃발이 만국기처럼 나부끼고 있었다.
길이 나 있는 티벳의 준령 위로 여행하는 사람들은 크고 작게 쌓아올린 돌더미와 만국기 같은 깃발을 볼 수 있다.
여기 돌무더기는 군신들을 상징한다. 원래 여행자들이나 순례자들이 이 길을 통과할 때는 돌무더기에 돌을 하나 더 보태거나, 돌이 없을 때는 모포의 타래나 머리털을 올려놓고 큰 소리로 “하늘의 신들은 승리자이며, 악귀는 정복된다. 키-키-소-소”라고 외친다고 한다. 아무렴, 신이 승리자지.
눈밭을 헤치고 먹이를 찾는 야크떼들이 경이로움을 더한다. 야크는 고원생활에서는 없어서는 안될 보배다. 눈이 덮인 고원에서도 특별한 사료없이 잘버틸 뿐 아니라 고기, 우유, 가죽, 똥 어느 것 하나 버릴 것 없기 때문이다. 티벳 농촌 어디를 가도 하얀벽에 야크똥을 반죽을 해 붙여놓은 그 ‘티벳스러운’ 장면을 볼 수 있다.
린즈로 가는 도중 빠송추어(巴松錯)라는 호수를 들렸다. 추어(錯)는 티벳어로 ‘쵸’로 호수를 가리킨다. 빠송추어는 티벳에서도 가장 오래된 종파인 닝마파(홍교)의 성호(聖湖)란다.
푸르다 못해 짙은 비취빛인 호수와 멀리 설산이 그림처럼 아름답다. 호수 안의 작은 섬이 홍교의 본산지인지도 모르겠다. 절이 1000년이 넘었단다. 흥미로운 것은 절 입구에 나무로 남녀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조각해 놓은 것. 불교가 들어오기 전 전통종교였던 번교의 영향을 받은 듯, 성기만 집중 부각시킨 남녀 목상의 모습이 닝마파의 원시성을 말해주는 듯 했다. 다산이 최고의 미덕인 그 시대의 유물이 아직도 남아 있는 것이다.
흥미를 더한 것은 바로 그 절 앞에서 발정난 수캐가 암캐를 덮친 것. 남의 사생활을 들여다보는 것 같아 조금 미안했지만 카메라를 들이댔다. 하지만 카메라를 의식한 암캐의 소극적인 태도 때문에 수캐의 도발은 실패로 끝났다. 미안하다 수캐야.

여행객으로 넘치는 린즈
린즈는 티벳의 강남으로 불린다. 라사의 평균고도가 3600m인데 반해 이곳은 3100m로 티벳의 다른 지방과 달리 나무와 꽃이 무성하기 때문이다. 특히 세계에서 가장 깊은 협곡이라는 야루장뿌강(雅魯藏布江) 대협곡은 인류의 발길이 닿지 않아 여행자의 성지로 꼽힌다.
하지만 장시간을 비좁은 차안에서 부대낀 탓인지 그 아름답다는 광경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7시가 넘어 오늘의 목적지 빠이쩐(八一鎭)에 도착했다. 바깥은 이미 어둠이 내리고 있다.
하지만 기사는 예정된 경치를 봐야 한다며 급하게 차를 몬다. 그 마지막 경승지는 2600년이나 된 향나무. ‘세계백송지왕’이라는 문패가 그럴 듯해 보인다.
궁금했던 것을 질문했다. 왜 이곳이 빠이인가. 빠이란 중국현대혁명사에서 가장 유명한 기념일 중 하나인 남창봉기가 일어난 날이다. 중국 인민해방군은 남창봉기가 일어난 그날을 홍군창군일로 기념한다. 인민해방군의 깃발은 붉은 색 바탕에 귀퉁이에 한자로 팔자와 일자가 쓰여 있다.
하지만 이곳의 이름과 홍군은 전혀 관계가 없다고 한다. 가이드도 왜 그곳 지명이 빠이가 되었는지는 잘 모르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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