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고릴라를 지키는 전사, 다이앤 포시

일생을 바쳐 고릴라 생태 연구 … 밀렵꾼과의 전쟁에서 희생돼

지역내일 2007-08-27
안개 속의 고릴라
다이앤 포시 지음
최재천 남현영 옮김 / 승산 / 2만원

1985년 크리스마스 다음달. 아프리카 르완다의 화산지대에서 손도끼로 얼굴을 난자당한 한 백인 여성 시체가 발견됐다. 두개골은 이마부터 입술 가장자리에 이르기까지 비스듬하게 박살난 처참한 몰골이었다. 사건은 2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 미결로 남아있다. 누가 이 여성을 살해했는지는 아직도 밝혀지지 않았다. 밀렵꾼 중 하나로 추정될 뿐이다.
숨진 여성은 고릴라를 지키는 전사로 알려진 여성 다이앤 포시다.
인류학자이자 고생물학자인 루이스 리키 박사는 세명의 유인원 연구자를 발굴 후원했다. 인간과 가장 가까운 모습을 한 유인원, 침팬지와 오랑우탄 고릴라를 연구한 제인 구달과 비루테 갈디카스, 그리고 다이앤 포시다.
다이앤은 산악고릴라 생태를 장기연구한 연구자였지만 ‘전사’이기도 했다. 그는 15년간 감자로 연명하다시피 하며 멸종 위기에 처한 산악고릴라를 지키기 위해 밀렵꾼들과 ‘전쟁’을 치렀다.
“멸종위기에 처한 종은 하루하루를 겨우 살아가고 있다. 아프리카에는 242마리의 산악고릴라가 종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유럽 관광객들은 고릴라의 손과 머리를 ‘기념품’으로 가져가기 위해 밀렵꾼들에게 돈을 지불했고 동물 보호에 앞장서야 할 동물원측에서 야생의 새끼 고릴라를 데려가기 위해 밀렵을 의뢰하기도 했다.
다이앤은 밀렵을 막기 위해 학생들 도움을 받거나 일꾼을 고용해 연구지 일대의 덫을 수천개 제거했다. 밀렵꾼들이 촘촘히 풀어놓은 올가미며 덫을 피하기 위해, 야생동물을 관찰하기만 한다는 스스로의 원칙을 어기고 고릴라 집단을 다른 서식지로 이동시키기도 했다.
다이앤은 점점 줄어들고 있는 숲의 동물들이 미래에도 살아남을 수 있도록 ‘적극적인 보전활동’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밀렵꾼의 장비와 무기를 파괴하기 위한 빈번한 순찰, 견고하고 신속한 법 제정, 주요 서식지에서의 개체수 조사, 그리고 서식지 보호같은 일들의 실행”이었다.
다이앤 포시의 연구와 고릴라에 대한 애정은 할리우드에서 영화로 제작할 정도로 수많은 지지자를 만들어냈지만 반발도 만만치 않았다. 밀렵꾼들은 다이앤을 해치기 위해 창과 활을 품고 잠입하기도 했고 부엌에 불을 내기도 했다. 흑마술사를 고용해 주문을 외우기도 했다. 애완동물을 독살하거나 납치해갔고 연구를 돕는 학생들을 해치기도 했다. 다이앤은 결국 밀렵꾼과의 전쟁에서 희생됐다.
다이앤은 스스로를 ‘니라마카벨리’로 부르길 즐겼다. 누군가 그 뜻을 물으면 “남자 없이 산에서 혼자 사는 늙은 여자”라고 설명해주곤 했다. 산악고릴라 무리와 함께 한 15년간 그가 감내했던 것들을 추정해볼 수 있다. 그 덕분일 게다. 다이앤이 이 책을 쓴 1983년 242마리이던 산악고릴라는 현재 650마리 가량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고릴라를 위한 전사로 살았던 다이앤은 아직도 자신이 살던 움막 뒤편에 있는 고릴라무덤에 묻혀있다. 그가 장례를 치른 15마리 고릴라 곁에 16번째 고릴라로 잠들어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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