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마지막 기동타격대의 천막농성 현장

“구(舊)도청 본관이 사실은 헐릴 별관 일부다?”

지역내일 2008-08-15
순수한 열정이 지금까지의 원동력
구 도청 한 쪽에 천막을 치고 16일째 농성 중인 사람들이 있다. 자체적으로 밥을 해먹으며 남들이 알아주거나 말거나 자신들의 소망을 반드시 관철 시키고자 하는 열정뿐이다. 유일한 원형을 간직하고 있는 5.18사적지인 구 도청 보존을 위한 천막 농성이다.
아시아문화전당이 들어서는 것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1926년 일제 때 지어진 건물은 보존하고 건축물 대장에 없다는 이유로 별관 건물을 없앤다는 것은 5·18정신의 가치를 훼손하려는 시도라며 음모론까지 제기했다.
이들, 살아남은 마지막 기동 타격대 29인의 소망은 간단명료하다. 협상의 1안도 2안도 없다. 단지 80년 5월 항쟁의 유일한 원형인 구 도청 건물인 별관의 일부가 헐리지 않는 ‘원형보존’만을 바랄 뿐이다.

♠ 윤성용(공동대책위조직국장, 51) -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가져다 준 쌀로 식사를 자체적으로 해결하고 있다. 오늘은 안성옥씨 안사람이 반찬을 해다 주었다. 이 고마움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 지... 5.18항쟁 후 외상 스트레스가 심해 정상적인 가정생활이 많이 힘든데도 옆에서 도움을 주고 있는 사람들이 너무 고맙다. 내가 싸우던 2층만 쳐다보아도 눈물이 난다. 헐릴 예정인 곳이다. 모두 힘든 삶을 살아가고 있다. 80년 후, 살아왔던 28년간의 삶은 순전히 덤이다. 살아있는 사람들이 원형보존에 나서야 한다. 이것이 항쟁의 유일한 원형인 구 도청이 헐린다는 소식에 모든 것을 팽개치고 농성에 합류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 안성옥(공동대책위협력국장, 46) - 2006년에 3개 단체(구속자, 부상자, 유족회)가 당시 문광부장관이던 정동채씨를 면담하고 구 도청의 건물 보존을 구두로 약속 받은 적이 있다. 하지만 문서화 하지 못한 것이 후회스럽다. 순진하게 너무 믿었던 것이 바보 같다.
우리들 대부분이 평소에 알고 있던 중앙의 본관 건물이 사실상 별관의 일부다. 사람들은 ‘별관 정도는 헐려도’라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별관이 양쪽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경찰청으로 일제 때 지어진 건물은 존치 시키면서 건물 대장에 없다는 이유로 본관으로 알고 있는 별관을 헐어버린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처사다.
6월 9일 3개 단체와 함께 한 자리에서 설계자인 우교수는 ‘문광부 지침에 의한 설계였다’고
말했다. 설계를 이렇게 한 근거가 궁금해 협의 문건과 합의 각서 열람을 요구했지만 아직까지 보여주지 않고 있다. 현 문광부장관 역시 면담을 신청한 지 한 달이 넘었지만 아무런 답신도 없는 상태고 농성을 시작하면서 아시아 중심 문화도시 조성 추진 기획단과는 두 차례 몸싸움도 있었다. 현재는 추진위로부터 무단으로 구 도청 건물을 침입 했다는 이유로 불법침입 고소 상태다. 언제 천막이 뜯겨나가고 예전처럼 밖으로 내몰릴지 모르지만 우리는 발자국도 결코 양보할 수 없다. 어떤 것도 필요치 않다. 철거 하지 않는 것이 분명한 의사 표시의 전부다.
♠ 김기광(공동대책위부대변인, 47) - 독일은 역사 최대의 치부인 아우슈비츠 원형을, 이스라엘은 그 당시의 피 묻은 수건 한 장도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 악몽의 고리를 끊겠다는 의지로 받아들여진다. 역사가 없다면 현재도 없고 미래도 존재할 수 없다. 광주민중항쟁은 세계 역사에 민주의 큰 획을 그었다. 구 도청은 민초들의 생존권, 자주권이 살아남은 의미 있는 장소다. 28년이 흐른 지금, 여러 가지 이유로 의미가 퇴색되어가 마음이 아프다.
없는 역사도 만들어내야 할 지경인데 유일한 민주의 역사 현장을 없애려는 이유는 분명 음모가 있다. 1920년대의 일제 건물은 존치 시키면서 본관이로 알고 잇는 별관을 없애버리려는 세력은 친일 세력들의 음모가 아닐까 의심이 갈 정도다. 후손에게 물려 줄 민주 유산을 지켜내야 한다. 책임감, 자신감, 명예를 지키기 위해 천막을 치고 농성에 들어선 것이다. 자유공원 농성까지 합한다면 40~50일 째 집에 들어가지 못했다. 무엇 때문에, 도대체 이것은 무엇인가 회의를 품기도 하며 스스로의 고민도 많다. 하지만 결국 한 가지의 귀착점에 다다른다. 살아남은 사람들이 해야 할 일이다. 문광부에서 철거 철회 약속을 받아 낼 때 까지 끌어내면 끌려가고 밀어내면 다시 옥상에 올라 끝까지 싸울 것이다. 시간도, 시일도 아무런 상관이 없다. 우리는 이미 28년 전에 죽었다.
♠ 이재춘(공동대책위집행위원장, 50) - 5.18항쟁 후 살아오면서 잃은 것 보다 얻은 것이 더 많았다. 이 더운 날씨에 수박을 사들고 온 사람들이 있는가하면 멀리 있어 참여를 못해 미안하다며 100만 원이란 큰돈을 보내 온 회원도 있다. 순수한 열정이 지금까지의 원동력이다. 기동타격대는 항쟁 때 도청 안에서 마지막까지 함께하며 살아남은 사람들이다. 우리 모두는 성실하게 자신의 위치에서 살아왔으며 친목을 유지했다. 월 2만원씩의 회비를 모아 올 여름에 여행을 갈 목적이었는데 적립한 회비를 지금은 천막농성에 사용하고 있다. 우리 모두의 소망대로 한 사람도 다치지 않고 구 도청 원형보존이 이루어지길 간절하게 바란다. 의지가 분명하니 이루어질 것이다. 반드시 이겨내 죽은 사람 몫까지 열심히 살아갈 것이다.
문의 : 062-225-0518
범현이 리포터 baram8162@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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