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순위기준, 나라마다 달라

한국 중국 프랑스는 ‘금메달’수, 미국 캐나다는 ‘총메달’수 … IOC는 집계안해

지역내일 2008-08-21
일부 언론들이 미국과 중국이 베이징 올림픽 종합순위 1위를 놓고 다투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하지만 올림픽 종합순위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올림픽조직위원회(IOC) 홈페이지를 들어가 보면 베이징 올림픽뿐만이 아니라 역대 올림픽의 종합순위를 기록하고 있지 않다. ‘종합순위’가 아예 없기 때문이다. IOC는 올림픽이 세계평화를 위한 아마추어 스포츠 제전이고 평화적 행사라는 점과 국가별 과도한 경쟁 방지를 위해 ‘종합순위’를 집계하거나 발표하지 않고 있다.
대한올림픽위원회(KOC) 한 관계자는 “국가 및 언론별로 올림픽 순위를 집계하는 방식이 달라 국제 체육계에서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은 정부가 나서 올림픽 메달 획득 숫자와 종합순위 목표를 세우고 있다. 정부는 IOC가 취급하지 않는 종합순위를 내세움으로써 일등주의, 금메달 맹신주의를 키우는 셈이다.

◆집계방식에 따라 순위도 엇갈려 = 베이징올림픽 개최국인 중국이 운영하는 공식 홈페이지에는 금메달 수와 총메달 수 등 두가지 기준으로 순위를 매기고 있다. 이는 국가별로 순위를 계산하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한국의 경우 메달 가치에 따라 순위를 잡는다. 은메달 10개를 딴 국가보다 금메달 1개를 딴 국가의 순위가 높다는 것이다. 이런 방식은 중국과 오스트레일리아 프랑스 등이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지역의 경우 메달의 총 합계를 가지고 순위를 매긴다.
이것도 공식적인 것이 아니다. 캐나다올림픽조직위원회의 올림픽 공식 홈페이지에는 이 순위를 게시하고 있지만 미국올림픽위원회 홈페이지에는 메달 집계를 올리지 않고 주요 메달리스트를 금은동에 상관없이 소개하고 있다.
다만 미국 내 올림픽중계방송을 주관하는 NBC나 CNN, ESPN 등 언론들이 메달 총 합계를 가지고 순위를 발표하고 있다.
한국과 같은 방식으로 종합순위를 집계할 경우 1위(21일 오전 6시 기준)는 금메달 45개를 딴 중국이다. 하지만 메달 총합계를 가지고 집계를 낼 경우 금은동 82개를 딴 미국이 1위다.
한국의 종합순위에도 변동이 생긴다. 금메달 8개, 은메달 10개, 동메달 6개를 딴 한국은 독일에 이어 7위지만 메달 총계를 기준으로는 8위로 밀려난다. 금메달 4개로 뒤쳐져 있는 프랑스의 총 메달수가 한국보다 6개나 많기 때문이다.
이 방식을 금은동 방식 15위권에 적용할 경우 9개 국가의 순위가 하락한다.

◆문화부, 있지도 않은 종합순위 타령 =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지난 5월 한 라디오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베이징 올림픽에서)세계 10위권 정도를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문화부는 올 3월 이명박 대통령에게 2008년 업무계획을 보고하면서 “올해 8월에 개최되는 베이징올림픽에서 세계 10위권의 체육 강국의 위상을 유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대부분의 올림픽 참가국들은 자국의 올림픽위원회나 선수단이 메달 등 성적 목표를 밝히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정부차원에서 나서는 경우는 보기 드문 일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미국올림픽위원회는 경기 결과에 얽매이지 않기 위해 메달 목표를 정하지 않았다. 워싱턴포스트는 “미국올림픽위원회의 베이징 올림픽 목표는 약물복용 없는 깨끗한 팀을 보내고 본보기가 되는 매너를 선보이는 것”이라며 “스포츠정신이 없다면 경기성적은 아무도 고려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주한 미대사관 공보관계자는 “올림픽은 민간 스포츠 행사이기 때문에 정부에서 목표를 정하거나 독려하지 않는다”면서 “이러한 것에 코멘트(언급)하는 것도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중국 올림픽 선수단도 베이징 올림픽 목표를 정하지 않았다.
일본은 종전까지 메달 계획을 세우지 않았지만 올해는 후쿠다 도미아키 선수단장이 금메달 10개를 포함해 총 30개의 메달을 목표로 한다고 예외적으로 밝힌바 있다.
정희준 동아대 교수는 “역대 올림픽 성적은 국가 위상을 상승시킨면도 있지만 권력이 이를 조장하고 이용한 측면이 크다”면서 “과거처럼 정부와 언론이 앞장서 금메달만을 강조할 경우 엘리트체육만 육성하고 생활 체육을 홀대하는 폐단을 낳게 된다”고 경고했다.
정 교수는 이어 “체육발전은 엘리트 체육과 생활 체육이 병행할 때 가능하다”며 “메달보다 선수들이 최선을 다할 때 박수를 보내는 것이 올림픽 정신에도 부합하고 국내 체육계 성장에도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오승완 기자 osw@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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