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보다 엄마를 더 좋아해요

지역내일 2008-09-10
큰 딸이 공부를 잘합니다. 특목고에 진학했으며 성적도 상위권입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수월히 공부를 잘했고 엄마의 계획대로 학원에 오고가고 여가도 엄마와 보내며 엄마와 함께 움직이는 생활을 많이 했습니다.

한 가지 고민은 공부 외에는 엄마가 많은 부분을 대신 해주다보니 고등학생인데 친구와 지내려고 하지 않고 엄마와 대화하고 영화보고 하려고 한다는 것입니다. 시간 낭비가 없어 효율적이기는 하지만 사회성이 부족한 것이 걱정입니다. 사실 아이에게 문제가 있는 건지 엄마가 원인을 제공하는 것인지 판단 할 수가 없습니다. 고등학생 뒷바라지하는 다른 엄마도 저 정도는 해주지 않나요?

A : 따님이 어머니와 매우 친밀한 관계이군요. 그동안 필자는 많은 청소년들의 상담에서 부모-자녀 관계에서는 친밀함이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는 것을 여러 차례 강조해 왔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연은 과연 어느 정도의 친밀함이 적절한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는군요.
고등학교에 다니는 보통의 아이들이라면 부모의 간섭을 싫어하고 친구들과 지내는 시간을 많이 가지려고 할 것입니다. 부모와 친한 것 자체를 문제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또래 친구들과 지내려고 하지 않고 엄마하고만 대화하고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면 나이에 걸맞지 않는 행동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가정이나 엄마의 품안은 항상 안전하고 따뜻한 곳입니다. 부모와 친밀하고 사이가 좋을수록 더 그렇겠지요. 태아의 입장에서 본다면 바깥세상보다는 엄마의 자궁 안이 훨씬 더 좋은 곳입니다. 아늑하고 안전할 뿐 아니라 스트레스도 적고 가만히 있어도 먹여주니까요. 식물들도 들판보다는 따뜻하고 바람이 없는 온실 속을 더 편하게 느낄 것입니다. 그렇지만 자연의 법칙은 그렇지가 않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때가 되면 어머니의 뱃속에서 나와야 하고 때가 되면 뿌리를 땅에 내려야 하는 것이지요.

청소년기의 자녀가 부모와 지나친 밀착 관계를 유지하는 이유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는 자녀의 성격적인 특성입니다. 내성적인 성향이나 대인관계에서 수줍음이 많은 경우가 해당합니다. 사회성이 부족한 성격이 되는 것이지요. 모든 것을 가까운 사람에게 전적으로 의존하려는 성격도 이유가 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자녀의 마음속에 불안이 많은 경우입니다. 낯선 사람을 만나는 상황이나 어머니와 떨어지는 것에 유달리 불안을 느끼는 경우이지요. 소위 ''분리불안(separation anxiety)''이라는 것이지요. 초등학교 입학 할 때 어머니와 떨어지지 않으려는 아이들이 대표적인 경우입니다. 아주 편한 상대가 아니면 거절당하는 것을 두려워해서 가까이 하지 않으려고 할 수도 있습니다.

세 번째는 어머니의 태도에 문제가 있는 경우입니다. 어머니가 매사에 많은 관여를 해왔거나 자녀가 마땅히 해야 할 일도 부모가 먼저 처리해 준다든지 혹은 어릴 적부터 자녀가 밖에 나가는 것을 금지하거나 은근히 싫어하는 방식으로 자녀의 독립을 허용하지 않는 부모의 태도가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글의 내용만으론 문제가 자녀에게 있는지 어머니에게 있는지를 판단하기 어렵군요. 어려움이 있을 때 편안하고 솔직하게 대화할 수 있는 친밀함은 반드시 필요한 것이지만 문제를 어머니하고만 해결하려고 하거나 친구들과 지내는 시간을 불편해 하거나 의미 없게 생각한다면 그것은 부모-자녀 관계가 친밀함을 넘어서는 배타적인 애착이거나 지나치게 의존적인 관계에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어머니와 자녀 양쪽 모두 이 부분에 대해 생각을 해보시기 바라고 대화를 통해서 문제의 원인을 찾고 더불어 자녀의 인간관계를 넓히려는 노력이 필요하겠습니다.

성모의원 청소년ㆍ학습클리닉 김정수 원장
(02)558-6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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