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원외고생들의 영어나눔 봉사캠프

지역내일 2008-09-11
“영어 가르치며 나눔의 기쁨이 뭔지 배웠어요”
저소득층 자녀를 대상으로 마련한 영어캠프에서 봉사활동 펼쳐

지난 8일(금) 오전 11시 30분, 대원외고 음악실에서는 특별한 영어 발표회 진행이 한창이었다. 저소득층 자녀를 대상으로 대원외고생들이 마련한 ‘영어나눔 캠프’의 마지막 시간으로, 마침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유명한 ‘도레미 송’을 부르고 있었다. 함께 노래하는 이들의 표정이 너나 할 것 없이 모두 밝게 빛나고 있었다. 강사로 활동한 대원외고생들은 물론 이들에게 영어를 배운 중학생들 모두 이번 캠프야말로 희망과 행복을 몸소 배울 수 있었던 경험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양극화 현상 해소 일환으로 마련한 영어나눔 캠프
올해로 3년째 맞는 ‘영어나눔 캠프’는 광진구·성동구 등 대원외고 인근의 지역사회에 공헌하고자 만들어졌다. 이 캠프의 책임교사인 대원외고 이경만 교사는 “양극화 현상 해소 일환으로 지역사회와 연계·협력하여 가정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을 대상으로 영어 학습을 실시했다”며 운영목적을 밝혔다.

이처럼 캠프에서 교육을 받은 중학생은 저소득층 자녀들로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층 가정에서 자라고 있다. 가정형편 때문에 영어 학원을 다닐 수 없는 학생들을 학교의 추천을 받아 모았다. 하지만 이곳에 모인 중학생들은 ‘단지 지금 경제적으로 부족할 뿐 한 번 배워보겠다’는 당당한 의식을 가지고 참여했다. 때문에 11일에 걸친 캠프 프로그램 전 과정을 빠짐없이 충실히 참가했다.

또한 캠프 멤버로 활동한 12명의 대원외고생들 또한 학기 초인 5개월 전부터 ‘수업연구회’를 꾸려 교재를 직접 만드는 등 열의를 가지고 임했다. 담당 교사가 있지만 학생들의 자비로 운영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캠프 강사인 백인유(고2) 군의 학부모 이지원(43·잠원동) 씨는 “아무리 영어를 잘 한다고 해도 남을 가르치는 일이기 때문에, 학원을 다녀온 뒤 밤 12시부터 두세 시간 정도 매일같이 수업을 준비해왔다”면서 “아이가 힘들어하면서도 워낙 좋아했고, 부모 입장에서도 학생들이 좋은 방향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볼 수 있어 뿌듯하다”고 전했다.

멘토-멘티 맺으며 나눔 영어 프로그램 운영해
이 캠프는 중3, 중 1·2반으로 나눠 오전 8시 30분부터 매일 4시간씩 읽기, 쓰기, 듣기, 말하기 과정으로 진행되었다. 학급당 12명의 캠프 강사가 멘토가 되어 학생 한 명을 전담해 운영한 것이 특징이다. 즉, 학생에게 영어를 가르치기 위해 수업을 진행할 뿐만 아니라 멘토로 활동하면서 학생들과 수시로 메일 등을 통해 상담하며 친분 또한 유지해왔다.

이경만 교사는 “이 봉사캠프는 일시적인 나눔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관계가 유지될 수 있어 더 의미가 깊다”면서 그 예로 “작년에 캠프에 참여했던 학생들 중에서 지금까지 연락하는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멘토-멘티를 맺음으로써 더 효율적으로 영어캠프를 운영하기 위해 캠프가 시작되기 훨씬 전부터 미리 연락해 친분을 쌓아왔다.

이런 노력 덕분에 캠프에 참여한 중학생들은 마음을 열고 즐겁게 수업에 임할 수 있었다. 한양사대부중에 다니는 박양(15)은 “평소 언니, 오빠들과 친해지고 싶었는데, 이런 기회를 통해 먼저 다가와 기뻤다”면서 “공부 잘하는 사람은 이기적인 상류층이라 생각했는데, 수업을 받아보니 생각과 달리 따뜻하고 가르치는데 순수하고 ‘열심’이었다”고 말했다.

배우는 행복, 나누는 기쁨
짧다면 짧은 경험이었지만, 이번 캠프는 가르치는 이들이나 배우는 이들 모두 희망과 행복을 배울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입을 모은다. 좋은 기회라 생각해서 망설임 없이 지원했다는 대원외고 김은(고2) 양은 “잘하는 영어를 나눠줄 수 있어 좋았고, 무엇보다 동생들을 만나 행복했다”면서 “중간·기말고사를 보는 동안에 병행해야 해서 힘들기도 했지만, 나로 인해 아이들이 긍정적인 영향을 받은 듯 해 보람 있었다”고 전했다.

전교 부회장인 백인유(고2) 군 또한 “처음 동생들이 어떻게 받아들일까 설레고 걱정됐는데, 열심히 준비해서 만든 수업과정을 잘 따라주어 기쁘다”고 말했다. 신양중학교에 다니는 김양(중3)은 “공부면에서 도움이 됐을 뿐 아니라 관계면에서도 돈독해져서 좋았다”고 말했다.

이교사는 “이번 캠프를 통해 대원외고생들이 나누고 베푼 것 같지만 오히려 더 많은 것을 배웠을 것”이라면서 “학생시절 받은 감동이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중학생들이 이번 기회를 맞아 남을 도울 수 있는 마음을 가질 수 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윤영선 리포터 zzan-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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