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색 교육 현장

경찰아줌마, 유괴납치예방교육에 발벗고 나서다

지역내일 2008-08-15
유치원·어린이집 직접 찾아가 교육…현장감 있어서 교육효과 높아

15일 안산와동 어린이집. 100여명의 유아들이 유괴·납치 예방교육을 받고 있다. 교육을 담당하는 이는 ‘경찰아저씨’가 아닌 ‘경찰아줌마’. 단원경찰서 고잔지구대 소속 이재은 경사다. “세상에는 좋은 사람도 많지만 나쁜 사람도 있어요. 어떤 아저씨가 길을 물어보면서 차 태워 주겠다고 할 때는 어떻게 한다고 했죠?”
“‘싫어요’하고 소리쳐요.”
“그럼 맛있는 과자 사 준다고 할 때는 따라가도 될까요?” “안돼요~”
“와동 어린이집 친구들은 참 잘 하네요. 그럼 역할극으로 연습을 한번 해볼까요?"
이 경사의 동료 남자경찰이 유괴범 역할을 하며 흔한 유괴수법을 보여주자 아이들이 까르르 웃음을 터뜨리며 역할극을 서로 하겠다고 손을 든다.
“꼬마야 너 이름 뭐야? 엄마한테 데려다 줄게 아저씨랑 같이 가.” 유괴범이 아이의 손을 잡아끌자 앉아있던 아이들까지 한 목소리로 “싫어요” “도와주세요”를 외친다. 아이들의 호응에 이재은 경사의 얼굴이 환해진다.

와동어린이집 김정선 원장은 “제복을 입은 여자 경찰이 와서 직접 교육을 하니까 더 현장감이 있고, 교사나 학부모들도 어린이 유괴납치사건이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경각심을 가지게 된다”고 말했다.

유괴·납치예방교육을 하는 이재은 경사는 12년 경력의 경찰이자 5세 아이의 엄마다. 안양 어린이사건 이후 매주 화요일마다 유아 기관을 직접 찾아가 유괴납치예방교육을 하고 있다. 교육에 직접 나선 건 이 경사 자신이 아이엄마로서 자식을 잃은 부모의 심경을 짐작되기 때문이기도 하다.

“사고는 미연에 방지하는 게 최고잖아요. 지구대 대장님과 함께 관내 어린이집 원장과 학부모 대상으로 교육을 했는데 반응이 아주 뜨거웠어요. 경찰이 아이들에게 직접 교육을 하면 효과도 높고, 경찰 이미지도 친근하게 바꿀 수 있을 거라 생각했죠.”

막상 아이들 대상으로 교육을 하려고 나섰지만 처음에는 교육자료가 없어 쩔쩔맸다. 겨우 슬라이드 하나 만들어 교육을 했는데, 아이들과 한번 두 번 만나는 사이에 신기하게도 자료가 만들어지고 가르치는 기술도 늘었다. 경찰이 직접 교육을 한다고 하니 교육요청이 밀려들어와 벌써 9월까지 교육스케줄이 찼다. 행정업무도 많지만, 바쁜 중에도 유괴납치예방교육을 하러 나오는 것이 이 경사는 즐겁다고 한다.

“아이들에게 싫어요! 살려주세요! 이런 말을 가르쳐야한다는 것이 씁쓸하지만, 꼭 필요한 교육을 하고 있기 때문에 보람을 느껴요. 가는 곳마다 아이들이 환대해줘서 좋고요. 경찰을 보면 다들 긴장하지, 이렇게 반갑게 맞아주는 곳은 없거든요.”

박순태 리포터 atasi22@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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