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재교육 길라잡이] - ①영재교육원

지역내일 2008-08-21
이공계 특히 과학 분야에 적성을 보이는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상급학교로 올라갈수록 급격히 줄어드는 진학기회 때문에 고민이 많았다. 우리나라 영재교육 모델은 상급학교로 올라갈수록 수가 줄어드는 피라미드형이기 때문이다.
최근 이명박 정부가 과학영재학교와 과학고를 추가로 설립한다는 정책을 발표하면서 영재교육에 대한 학부모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4회에 걸쳐 영재교육이 어떻게 이뤄지고 있으며 교육을 받기 위해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알아본다.
①영재교육원 ②수학·과학올림피아드 ③과학고 및 영재학교 ④대담 및 칼럼

참가학생 72% “영재수업에 만족”
교육청 및 대학 부설로 운영, 매년 선발인원 꾸준히 증가…특목고·명문대 진학에 도움

경기도, 영재교육 대상자 1만2040명
올해 초 정부가 2010년부터 전체 학생의 1%인 7만명을 국가 교육기관에서 영재교육을 시키겠다고 밝혔다. 교육 대상이 확대되면서 학생과 학부모들 사이에서 영재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영재교육의 첫 단추라고 할 수 있는 영재교육원을 목표로 하는 초등학생과 학부모들이 크게 늘고 있는 추세다.

현재 초등 영재교육은 교육청 및 대학 부설 영재교육원과 영재학급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2008학년도 영재교육 선발인원은 과기부 운영 25개 대학 부설 영재교육원 3500여명, 전국 16개 시도교육청 영재교육원 1만5000여명 등이었다.

경기도교육청의 경우 과학 수학 예술 체육 등 각 분야에서 영재를 발굴·육성하기 위해 올해 초 영재교육 대상자와 분야를 대폭 확대했다. 영재교육원과 영재학급에서 영재교육을 받는 대상자는 지난해 7507명에서 올해 1만2040명으로 늘었다. 도내 전체 학생수 대비 영재교육을 받는 학생 비율이 지난해 0.42%에서 올해 0.64%로 높아진 것. 이에 따라 영재교육기관도 크게 증가했다. 경기도에는 영재교육원 34개원(지역교육청 26개원, 경기과학교육원 1개원, 대학 3개원, 과학고 2개원, 예술고 2개원)을 비롯해서 영재학급도 206개교에서 총 390학급이 운영되고 있다. 영재교육 분야도 작년 수학 과학 예능 정보 분야에서 올해는 언어와 발명 분야까지 확대했다.

영재교육 참가자들은 수업 만족도에서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한국교육개발원에 따르면 학생 73.2%, 학부모 72.6%가 영재교육원 수업에 만족하고 있다. 같은 조사에서 일반 학교수업에 대한 학생 만족도가 60% 수준인 것에 비하면 높은 수준이다.

안양·군포·과천·의왕지역 영재교육원
안양·군포·과천·의왕지역에서는 안양교육청과 군포의왕교육청에서 부설로 영재교육원을 운영하고 있다. 안양교육청 부설 영재교육원은 초등 5·6학년, 중등 1∼3학년을 대상으로 초등 5학년 20명, 초등 6학년 20명, 중등 1학년 20명, 중등 2학년 20명, 중등심화 20명 등 총 100명을 모집한다. 군포의왕교육청은 초등 5·6학년, 중등 1·2학년을 대상으로 각 학년마다 20명씩 총 80명을 모집한다.

교육청 부설 영재교육원의 전형은 매년 12월 초부터 다음해 1월 말까지 서류전형→영재성검사→학문적성검사→인성면접 등 4단계로 실시된다. 2008학년도 전형에서 2단계 영재성검사가 새롭게 도입되고 3단계 학문적성검사에 변화를 주는 등 전형방식에 변화가 있었다. 이런 변화는 선발시험을 잘 치르는 학생이 아니라 진정한 의미에서의 영재 발굴을 위해 도입한 것이라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영재성검사는 언어능력, 창의성, 기본 사고력 등 잠재 능력을 가졌는지 판별하는 평가로, 과학·수학 영재 선발시험에서 언어능력이 비중 있게 출제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교육청 영재교육원의 3차 전형인 학문적성검사는 2007학년도 창의적문제해결력검사와 큰 차이를 보이지는 않았다. 학문 적성 검사는 주로 서술형 문제로 출제된다. 마지막 인성면접에서는 ‘20년 후 나의 모습은’, ‘영재교육원 교육이 어떤 도움이 되겠는가’와 같은 일반적인 물음과 함께 일정 내용을 3분 동안 읽고 탐구 보고서를 작성하는 방법을 이야기하라는 등의 질문이 나오기도 한다.

대학 부설 영재교육원은 초등 4∼6학년과 중등 1∼3학년을 대상으로 선발하는데, 경기도에서는 경원대, 대진대, 아주대 3곳에서 매년 380여명 정도를 모집한다. 대학 부설의 경우 전형이 학교마다 다르기 때문에 개념에 대한 심화학습과 함께 학생의 실력에 따른 ‘속진 학습’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출제 유형에 따른 비중도 심화학습, 논리사고력, 창의사고력 등 차이가 있다. 전형은 서류전형→창의적 문제해결력 검사(지필고사)→심층 면접 등의 3단계로 나뉘어 진행된다.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
모든 영재교육원 선발 시험에는 종합적인 사고력과 응용력 그리고 창의력을 요구하는 문제들이 많이 등장한다. 또 생활 속의 현상을 과학적으로 해석하는 문제와 시사적인 문제들이 함께 다루어지고 있다.

최근 흐름은 단순한 지식을 물어보는 문제의 비중은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단순히 문제의 정답을 찾기보다는 정답의 근거를 확인하는 문항이 늘어나고 있다. 답이 틀렸더라도 문제 해결과정에서 학생이 제시한 근거가 타당하다면 답으로 인정받을 수도 있다. 즉 정확한 답을 요구하는 문제는 논리적으로, 다양한 답을 요구하는 문제는 다양한 방법으로 답을 찾고 자기 생각의 근거를 명확하게 표현해야 한다.

교육청 부설 영재교육원을 준비하는 학생은 교과서에 나오는 실험을 잘 이해하고 탐구 과정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또 탐구보고서 작성 연습을 하거나 평소에 수학적 사고를 향상시키도록 창의적 문제 해결을 연습을 하면 도움이 된다.

대학 부설 영재교육원을 준비하는 학생은 평소에 수준 높은 문제들을 다양한 방법으로 풀어보는 연습을 많이 하는 것이 좋다.

중등 영재교육원, 과목별 세분화해 운영
초등 5학년부터 준비해야 가능성 높아…과학고·영재학교 진학시 특별전형·가산점 혜택

초등 영재교육과 달리 중등 영재교육에는 과학고 입시라는 현실적인 목표를 가진 학생들의 관심이 높다. 영재교육원의 중등과정은 초등학교 졸업생을 대상으로 선발하기 때문에 초등학교 5학년부터 대부분 준비를 시작한다.
영재교육원의 중등과정을 지원하는 학생들은 교육청 부설보다는 과학고나 대학 부설 영재교육원을 더 선호한다.

특목고 입시에 유리한 고지 확보
일반적으로 영재교육원 중등과정을 이수한 학생은 과학고와 과학영재학교 모집전형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를 확보하게 된다. 중등 영재교육원 학습 내용이 과학고 등의 학생선발 평가기준으로 삼고 있는 창의적문제해결력에 대한 준비가 된다. 또 특별전형, 가산점 등의 혜택도 주어진다. 이런 혜택이 주어진다고 영재교육원 수료자가 과학고 입시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것은 아니다. 영재교육원 출신들도 경쟁을 치러야 하기는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입시에서 주어지는 혜택보다는 영재교육원에서 배우는 교육과정이 앞으로 과학 분야 등을 공부하는데 자신감을 심어준다는 점에 더 의미를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심화학습 위주, 지필고사 실시
중등과정은 통합과정을 운영하는 초등과정과 달리 과목별로 세분화해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과학영재교육원의 경우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 수학, 정보 등 각자 지원 분야에 맞게 전공 수업이 진행된다. 학교에 따라 정보과정이 없는 곳도 있다. 중등 영재교육원의 과목 구분과 학습은 특목고 입시 준비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진학한 이후 빠른 시간 안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 모집전형은 매년 9월부터 12월까지 진행된다. 대학부설 영재교육원은 전형일이 다르면 복수 지원이 가능하다. 보통 서류전형, 창의적문제해결력검사(지필고사), 심층면접 순으로 진행되며 학교에 따라 3차 혹은 4차 전형으로 진행된다.

중등과정 선발 문제의 특징은 일반 개념을 심화시킨 문제들이 출제된다는 점이다. 대학 부설의 경우 학교마다 출제 방식과 유형이 다르다. 중등과정 대학 부설 영재교육원 문제는 1년 정도 선행학습을 한 학생들에게 유리하다.

대학부설 어떤 문제 출제하나
대학부설 영재교육원의 중등과정 출제 문항을 살펴보면 크게 네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첫번째는 선행 지식을 묻는 문항이다. 이런 문항의 특징은 용어나 이론에 대해서 해당 학년보다 높은 수준의 지식을 묻는다. 이에 대한 준비를 하지 않은 학생의 경우 해결이 쉽지 않다.

두번째 유형은 논리적인 사고를 확인하는 문항이다. 예를 들어 ‘반지름 5cm인 금속구에 1.6C의 전하를 넣었을 경우 중심에서 1cm 떨어진 곳의 전하 분포량과 표면의 분포량을 구하라’는 식의 문제들이다.

세번째 유형은 학생의 창의성을 묻는 문항이다. 이런 문항의 경우 완전한 정답이 없거나 있다고 해도 답보다는 해결과정을 중요하게 여긴다.
이런 문항은 지식과 논리적 사고 능력, 창의적인 생각을 동시에 요구한다. 기존의 지식을 논리적으로 이용하면서 문제에 대해서 창의적인 접근을 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네 번째 유형은 일반과학지식에 대한 문항이다. 흔히 시사적인 사건이나 역사적인 배경에 대해서 과학적인 사고를 얼마나 하고 있는가를 물어본다.
평소 관심있는 과학 분야에 대해서 과학사와 연결되는 책을 보거나 인터넷, 미디어를 통해서 알 수 있는 최신 과학 정보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 외에도 면접에서는 도덕적인 판단 기준을 묻는 인성 면접도 이루어지고 있다. 두 가지 중에서 한 가지만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을 주거나 선택한 것에 대해서 이유를 말하게 하는 경우 스스로의 판단 기준을 명확히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장세풍 기자, 이춘우 리포터 phot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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