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호초어(西湖醋魚)의 유래

지역내일 2008-09-11 (수정 2008-09-11 오후 1:33:14)


중국 7대 고도중 하나이자 저장성의 성도인 항저우는 사시사철 강물이 은빛 띠를 이루며 흐르고, 산은 신비롭고 호수는 푸르러 수저우와 함께 예로부터 지상낙원으로 불렸다.
“하늘엔 천당이오, 땅에는 수저우와 항저우라.” 일찍이 북송시대 제일의 시인으로 이름을 날렸던 소동파는 “물빛 반짝이는 청명한 날도 좋고 비 오는 날의 안개 낀 산 빛도 좋은 천하명승”이라고 칭송했고 13세기 이곳을 방문했던 마르코폴로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라고 극찬했다
이곳 항저우의 서호에서 막 잡아 올린 싱싱한 민물고기에 새콤한 초맛이 나는 소스를 뿌려서 내오는 요리가 바로 서호초어(西湖醋魚). 식초 초(醋)에 물고기 어(魚), 요리의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식초와 설탕, 간장이 버무려진 소스가 특징이고 고기는 쏘가리, 숭어, 잉어 등으로 특별한 제한은 없는 듯하다. 하지만 물고기의 종류에 따라 가격은 차이가 많이 난다.
서호초어(西湖醋魚)는 역사 도시 항저우의 서호를 대표하는 가장 유명한 요리로 남송 고종 때 시작 되었다고 한다. 기록에 의하면 서호초어란 이름은 “숙수전진(叔嫂傳珍)”에서 왔다고 한다. 우리말로 풀어보면 ‘형수가 시동생에게 전한 비방’이라고 할까? 그 유래가 무척 흥미롭다.
남송시기에 상당히 학문에 깊이가 있던 송씨 형제가 있었다. 하지만 이 형제는 벼슬을 거부하고 강호에 은거하며 고기를 잡는 어부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곳에 부임한 조(趙)씨 성의 악명 높은 관리가 형수의 미모를 탐하여 형의 부인을 자기 것으로 만들고자 음모를 꾸며 형을 죽게 만들었다. 동생과 형수는 너무도 비통하고 분개하여 복수를 하고자 같이 관청에 나가 고발장을 제출한다. 관청에서 조씨를 처벌하여 정의를 바로잡아 주기를 기대했던 것이다. 그러나 어찌 예상이나 했으리오? 당시의 관청은 이 악당과 한 패가 되어 동생과 형수가 제출한 고발장을 폐기하고는 오히려 그들을 벌주고 관청에서 쫒아내 버렸다.
집에 돌아온 형수는 하는 수 없이 동생을 멀리 도망 보내게 된다. 서로 이별하기 전 형수는 설탕과 식초를 넣은 생선요리를 만들어 주며 말한다. “이 요리는 달지만 신맛이 버무려져 있습니다. 나중에 출세하시어도 부디 오늘의 시린 고통을 잊지 말아달란 의미입니다.”
훗날 동생은 금나라와의 전쟁에 큰 공을 세우고 항주로 금의환향하게 된다. 결국 형의 억울한 죽음과 관련 된 옛 일을 바로 잡고 포악한 관리들을 징벌하게 되었지만 형수의 소식을 찾을 길이 없었다. 하루는 동생이 연회에 초대되어 요리를 먹는데 그 옛날 형수가 만들어 주었던 그 맛과 똑같은 요리를 발견하게 된다.
달콤하면서 신 맛! 알고 보니 형수가 바로 이곳의 부엌으로 피신하여 몸을 숨겨 일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결국 그들은 재회하게 되었고 이 요리는 ‘숙수전진(叔嫂傳珍)’이란 이름으로 민간에 유행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청나라에 이르러는 ‘루외루(樓外樓)’라는 식당이 이 요리로 특별한 명성을 얻게 되었고 지금도 항주의 서호 호숫가에 서있는 아름다운 전통 건축물 ‘루외루’에는 ‘서호초어’를 맛보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 요리는 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잊을 수 없는 시고 단 소스도 특별하지만 신선한 생선 맛이 명성을 더한다. 항저우의 서호를 여행하면서는 빠트릴 수 없는 별미이다. 하지만 민물고기인 만큼 목에 가시가 걸릴 수 있으니 특별히 조심해야 한다.

이은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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