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잠재력도 성격에 묻힐 수 있다.

지역내일 2008-09-11
몇 해 전 초등학교 6학년 K라는 여학생이 학원에 테스트를 받으러 왔다. 그다지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한 것 같지는 않은 데 테스트는 곧잘 봤다. 무언가 더 살펴봐야겠다는 생각에 구술 테스트 삼아 영어를 시켜보니 뛰어난 잠재력이 보였다. 어머니는 전에 다니던 학원에서도 항상 잘한다는 칭찬을 들었고 아이도 학원에 만족해 몇 년을 보냈는데 왠지 분위기를 한 번 바꿔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며 필자의 학원을 찾아온 것이었다.

아이의 성격이 워낙에 무던하고 묵묵한 스타일이라 그저 하라는 대로만 공부했지만 그 아이의 그릇은 그런 정도의 수준이 아님을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일단 K양에게 더 많은 학습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시켜 드리고, 아이의 뛰어난 잠재력이 무던한 성격 속에 묻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K양은 주는 만큼 소화해낼 수 있는 아이였다. 처음에는 어려워진 수업과 많아진 숙제 향에 버거워하는 것 같았지만 한 달 만에 적응하고 두 달 만에 그 반에서 가장 뛰어난 학생이 되었다. 상급반으로 올라가서도 K양은 역시 무서운 잠재력을 발휘해 나갔다. 하지만 수업에 대한 불만도, 즐거움도 특별히 이야기하지 않은 무던한 성격만은 변함이 없었다.

지금은 명덕외고에 진학해 비슷한 수준의 학생들과 함께 자신의 수준에 걸맞은 공부를 하고 있다. 명덕외고에서도 성적이 상위권을 달리고 있다고 한다. 만일 K양의 어머니가 이전 학원에 불만이 없던 딸아이에게 만족하고 그냥 보통 수준의 영어교육을 시켰다면 K양은 지금도 일반고교에서도 평범한 수준의 상위권 학생으로 생활하고 있을 것이다.

아이의 묵묵한 성격에 묻혀 있는 잠재력을 깨워라
이러한 사례는 비단 K양뿐만이 아니다. 얼마 전 학원을 찾은 6학년 S군도 비슷한 경우였다. S군은 한 눈에 봐도 남자답고 과묵한 아이였다. 보통 그런 학생들 중에 K양과 같은 사례가 많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알기에 이러저러한 영어 테스트를 해보았다. 역시 잠재력이 성격에 묻혀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어렸을 때부터 영어 공부를 조금씩 하긴 했지만 말 그대로 학습지 수준의 공부였다는 것이다.

당장의 실력은 다소 부족했지만 S군의 잠재력을 믿고 3학년 때부터 철저하게 기본기를 다져온 아이들과 같은 반에서 수업을 시켰다. 역시 처음 두 달 정도는 버거워 했지만 선생님은 빠르게 적응한다면 칭찬했다. S군은 지금 학원에 등록한 지 10달 만에 동 학년 최고 클래스에서 수업을 받고 있다.

성격이 무던하고 묵묵한 아이는 특별히 자기 이야기를 하지 않는 다. 아직 표현력과 판단력이 부족한 초등학생이 스스로의 학습능력과 학습량을 조절하는 건 더더군다나 어려운 일이다. 부모가 조금 더 관심을 가져주고 더 많이 시험해 보아야 한다. 좋은 선생님은 단순히 지식이 많고 잘 가르치는 선생님이 아니다. 아이의 성격과 잠재력과 학습능력을 파악할 줄 아는 선생님이 참으로 좋은 선생님이다.

아이에게 좋은 선생님을 만나게 해주어라. 좋은 선생님의 조율 하에 아이가 소화할 수 있는 학습량을 주어야 한다. 소화를 못하면 줄이면 된다. 부모의 얕은 판단으로 충분히 소화해낼 수 있는 아이에게 부족한 학습량만을 주고 있지는 않는가? 조금씩 주는 것을 잘 먹고 있다고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지는 않는가? 어른이 과식을 하면 탈이 나지만 아이가 과식을 하면 성장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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