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사람들- 부평동초등학교 동문회

“누구든 오시면 정성껏 대접 합니다”

지역내일 2008-09-12
매월 첫째 일요일 학교 운동장에 펼쳐지는 ‘나눔의 밥상’

따가운 햇볕이 부평동초등학교 운동장에 쏟아져 내리는 일요일 점심 무렵. 햇볕을 가리는 대형 천막 아래 70~80명의 노인들이 삼삼오오 테이블에 모여 앉아 점심 식사를 하면서 편안한 모습으로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나누고 있다. 천막 아래만도 아니다. 운동장 가장자리에 마련된 정자 밑, 커다란 나무 그늘이 가려진 곳 등에서 음식을 즐기는 노인들을 볼 수 있었다.
반면, 한 쪽 옆에는 땀을 뻘뻘 흘리며 움직이는 빨간색 앞치마의 중년들이 있었다. 대형 통에 담겨진 불고기를 뜨거운 가스불 앞에서 볶는 사람, 뜨거운 김이 올라오는 밥을 담는 사람, 반찬을 담고 연신 나르기에 바쁜 사람, 설거지하는 사람 등. 남자 7~8명과 여자 3~4명으로 구성된 빨간 앞치마를 입은 이들은 부평동초등학교 동문들로 ‘동사모(동초등학교를 사랑하는 모임)’ 회원들이다.
매월 첫째 주 일요일이면 어김없이 부평 동초등학교 운동장에는 ‘나눔의 밥상’이라 이름 하는 무료 점심상이 차려진다. 2006년 7월부터 시작한 ‘나눔의 밥상’은 부평동초등학교 동문회에서 인근 독거노인들을 위해 시작한 일이다. 인근 경로당 회장인 김영근(동초등학교 8회 졸업생)씨는 “이마에 주름지기 시작한 중년의 후배들이 학교 주변 노인들을 위해 앞치마를 입고 식사 대접하는 것을 보면 흐믓하다”며 후배들을 향해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주로 인근 경로당 노인들이 찾아오지만 누구라도 이곳에 오면 정성껏 식사대접을 받을 수 있다. 오 영재(부개3동)씨는 “인근에 볼일이 있어 왔다가 우연히 식사 대접을 잘 받고 가노라”며 아들 뻘 되는 젊은이들의 종종거림을 흐뭇하게 바라보았다.
‘나눔의 밥상’에는 밥만 있는 것이 아니다. 박경렬(35회 졸업생)씨의 침술과 쑥뜸은 노인들이 이곳을 찾는 또 하나의 매력이다. 양쪽 손가락 마디마디에 쑥뜸을 뜨고 있는 한 할머니는 “경로당 친구를 따라 오늘 처음 왔는데 이렇게 쑥뜸까지 받을 수 있을 줄 몰랐다”며 좋아했다. 박씨의 자상한 설명과 조심스런 손길에 노인들은 마음까지 편안한 듯 여유로운 모습으로 시간 가는 줄 모르며 담소를 즐겼다.
어른들의 행동을 보면서 아이들의 행동도 형성된다. 바삐 움직이는 중년들 사이로 빨간 앞치마를 입은 앳된 얼굴의 여학생이 땀을 뻘뻘 흘리며 음식을 나르고 있다. 아빠인 이 영식(38회 졸업생)씨를 따라 얼마 전부터 밥을 나르기 시작했다는 이승현(간석중 2년) 학생은 “할아버지 할머니들께서 제게 고맙다고 하시면서 맛있게 음식을 드시는 모습이 너무너무 좋아서 하나도 힘들지 않다”며 앞으로도 계속 아빠와 함께 나올 것이라고 말한다.
조명동(동사모 회장)씨는 “나눔의 밥상은 학교가 위치한 곳의 여건을 아름답게 만들고자 하는 동초등학교 동문들의 마음 중 아주 작은 부분입니다. 마음만큼 넉넉하게 대접하지 못하는 것 같아 오히려 송구스럽고, 기회가 닿는 대로 더 많은 어르신들께 보다 좋은 식사를 대접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평동초등학교는 1940년에 개교했다. 그간 배출된 2만5000여 명의 졸업생들은 부평 곳곳에서 보이게, 혹은 보이지 않게 부평을 이끌어가는 주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68년간 부평주민과 함께한 동초등학교의 역사는 ‘부평의 작은 역사’라 할 수 있을 정도다. 문창구(부평동초등학교 총동문회장)씨는 “부평동초등학교 동문회는 ‘나눔의 밥상’같은 작은 일에서부터 장학재단 설립 등에 이르기까지, 지역과 학교를 건강하고 아름답게 만드는 동문회가 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박미혜 리포터 choice61@hanmail.net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