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포터가 간다 … 한산중학교 밤샘 독서 현장

별바라기와 꿈 찾는 책과의 대화

지역내일 2008-10-20 (수정 2008-10-20 오전 9:58:15)

지난 10일 저녁 어둑어둑해진 한산중학교 교정으로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하나둘씩 모여들었다. 이들이 향하는 곳은 2층에 위치한 도서관. 이날 이곳 한산중학교 도서관에서는 아주 특별한 행사가 준비되어 있었다. 부모님, 선생님, 친구들과 함께 밤을 새며 책도 읽고 별도 관측하는 ‘학생과 학부모가 함께하는 별바라기와 꿈 찾는 책과의 대화’ 행사가 그것이다. 


부모님과 함께 하는 독서 시간
한산중학교는 평상시 도서관을 오후 7시까지 개방하지만, 이날은 다음날 새벽 6시까지 개방하여 학생과 학부모가 마음껏 독서를 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재미있고 특별한 책 읽기가 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이 함께 진행됐다. 저녁 7시 30분 학생과 학부모들로 가득 찬 학교도서관에서 책을 읽는 것으로 행사가 시작됐다. 밤 9시 10분까지 책을 읽은 후, 한솔관으로 장소를 옮겨 진행된 여는 마당에서는 한산중학교 방재우 교장의 인사말씀이 있었다.
“책은 우리에게 꿈과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수단입니다. 그런데 요즈음 청소년들은 여러 가지 이유로 책을 읽는 시간이 많이 줄어들고 있어서 안타까울 때가 많습니다. 이번 행사를 통해 꾸준히 책을 읽는 습관을 키워갔으면 좋겠습니다. 또 자녀와 함께 하는 시간을 통해 평소에 몰랐던 서로에 대해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으면 합니다.”
참석한 100여명의 학생, 학부모, 교사들은 밤샘을 알리는 교장선생님의 인사말에 조금은 상기된 듯한 표정으로 박수를 쳤다.

시 읽어주는 시인들
교장선생님의 인사에 이어 시낭송회가 진행됐다. 윤영남, 도경원, 이경주, 남지연 시인이 자신들의 시와 함께 우리에게 익숙한 시들을 낭송해주는 시간이었다. 가을밤 학교 강당에서 듣는 천상병 시인의 ‘귀천’과 서정주 시인의 ‘국화 옆에서’, 윤동주 시인의 ‘서시’는 참석한 모든 사람들에게 특별한 경험이 되기에 충분했다. 이경주 시인은 “시를 낭송하는 것은 원고지를 보며 읽어 내려가는 것이 아니라 시를 노래하는 것”이라며 “시 낭송도 앙코르를 받는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관객과 시인이 모두 시에 흠뻑 빠져드는 몇 번의 앙코르가 이어졌다.
허미자 교사(미술)는 “평소에 책에서 읽던 시와 시인이 직접 낭송해주는 시는 그 느낌이 확연히 다르다”며 “시를 가까이 하게 된 계기가 된 너무나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다양한 체험과 함께하는 밤샘독서
시 낭송에 이어 진행된 독서퀴즈는 학부모와 학생들이 책에 대해 되돌아보게 된 시간이었다. 문제의 정답을 맞힌 사람들에게는 푸짐한 선물도 주어졌다. 장소를 다시 도서관으로 이동하여 밤 10시 30분부터 자정까지 제2부 독서시간이 이어졌다. 학창시절 읽었던 추억의 책을 찾는 부모님들, 친한 친구들과 함께 자리를 잡고 독서에 빠져드는 학생들, 가져온 숄을 어깨에 두르고 독서삼매경에 빠진 학부모 등 모두들 자신만의 방법으로 책을 읽고 있었다. 자정이 되어 참석자들에게 맛있는 간식이 제공되었고, 과월호 잡지 판매를 통한 불우이웃돕기 모금도 이뤄졌다.
잠깐의 휴식 후 옥상에서 ‘나의 별을 찾는 천체관측’이 진행됐다. 한 밤의 차가운 공기가 몸을 움츠리게도 했지만 별자리에 대한 설명과 함께 이내 아름다운 별 관측에 빠져들었다. 1학년 유동규 학생의 어머니 전현미 씨는 “서울에서 별이 이렇게 잘 보이는지 오늘 처음 알았다”며 “아이와 함께 해서 더 의미있고 즐거운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이어진 ‘감사의 편지 쓰기’ 시간에는 미리 준비한 편지지에 학생들은 부모님이나 선생님께 , 부모님들은 자녀들에게 편지를 썼다. 편지를 다 쓰고 졸린 눈으로 책을 읽다보니 어느덧 새벽 3시30분. 영화감상이 시작됐고 영화 ‘식객’ 감상이 끝나갈 무렵 학교 운동장에는 아침이 밝아오고 있었다.

성취감과 가족애 느낀 소중한 시간
새벽 6시, 모든 행사가 종료되고 끝까지 남은 참가자들에게 수료증이 수여됐다. 수료증을 손에 쥔 이지은(한산중·3)양은 “책 읽으면서 밤을 샜다는 것이 너무 뿌듯하다”며 “친구들과 밤을 새며 서로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된 시간이었고 후배들과도 친하게 돼 더욱 뜻깊다”고 말했다. 1학년 이희정 학생의 어머니 고화영 씨도 “너무 바빠 잊고 살았던 삶의 여유를 생각할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며 “편지 쓰는 시간을 통해 아이의 마음과 사랑을 더 잘 알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한산중학교 도서관 이수아 도서관 담당교사는 “이번 행사는 메말라가는 정서를 살리고, 독서습관을 형성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기 위해 마련된 행사”라며 “학생과 학부모가 서로를 이해하고 아름다운 추억을 만든 소중한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지윤 리포터 dddod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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