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얼후’ 동호회‘소리연’

“얼후의 선율, 삶의 향기 함께 나눠요”

연령대와 개성 다양하지만 얼후에 대한 애정과 열정은 ‘하나’

지역내일 2008-11-14 (수정 2008-11-15 오전 12:23:39)

매주 일요일 저녁, 용두산 공원 내 세계민속악기박물관에는 ‘얼후’라는 중국전통악기를 배우는 ‘소리연’ 회원들의 열정으로 가득 넘친다.
지난 4월부터 이곳에서는 ‘얼후’ 명연주가 박영진 강사의 얼후 강습이 열리고 있다. 얼마전 10월 5일부터는 2기 수강생들의 초급강좌도 함께 진행되고 있다.
이곳에서 얼후 강좌를 들으며 그 매력에 흠뻑 빠진 ‘소리연’ 회원들을 만나봤다.

동양인의 서정을 가장 잘 표현하는 중국전통악기 ‘얼후’




세계민속악기박물관 강호순 학예실장과 ‘얼후’를 배우는 동호회‘소리연’의 
임정희, 공희원, 김태영, 이진희, 이정선, 정재선, 김대엽 회원.


“우연히 음반으로 얼후 연주곡을 듣고 그 매력에 푹 빠졌어요. 2년 전 15주 동안이나 서울 남산 국립극장에서 열리는 얼후강습에 빠짐없이 다녔어요. 이제 가까이 부산에서 이런 강습을 들을 수 있어 너무 좋아요.”
얼후를 배우기 위해 서울까지 다녔다는 정재선(49·양산시 상북면)씨는 “얼후는 바이얼린과 해금 중간 정도의 음색인데 어찌 들으면 구슬프고 어떨 때는 굉장히 경쾌해요”라고 말했다.
세계 민속 악기 500여 점이 전시돼 있는 세계민속악기박물관의 강호순 학예실장은 “서울 외에는 얼후를 마땅히 배울 곳이 없었던 이들을 위해 강좌를 열어 좋은 기회를 제공해 오고 있다”고 소개했다.
우리나라 해금과 비슷한 악기인 얼후는 몸통에 연결된 두 가닥 현 사이로 말총으로 만든 활을 넣고 문질러서 소리를 내는 악기다. 고음 저음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동양인의 서정을 잘 표현해 낸다.
회원들은 “얼후는 삶의 희노애락을 가장 잘 표현하는 음색의 악기다. 심장에다 현을 달고 활질을 하는 듯 깊은 서정을 풀어내는 악기다”는 최원석 회원의 표현에 깊은 공감을 나타냈다.

먼 지역 마다않고 달려오는,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회원들

‘얼후랑’(cafe.naver.com/musichina)이라는 인터넷 까페 모임의 부산지역 모임인 ‘소리연’이 구성되고 자리를 잡아가기까지는 회장 김태영(20·좌동)씨의 숨은 노력이 컸다. 초창기 회원을 모집해 연락을 취하고 장소를 섭외하는 등 발로 뛰며 고군분투했다.
‘소리연’ 회원들의 연령대는 20대부터 60대까지 매우 다양하다. 대구, 진주, 산청에서 사는 회원들도 매주 빠짐없이 이곳까지 ‘얼후’를 배우러 온다.
서울에 거주하는 ‘얼후’ 연주가 박영진 강사도 강습을 위해 매주 일요일 이 곳을 찾아 열정적인 강의를 펼친다. 그는 중국 길림성 음악학교에서 얼후를 전공하고 길림 예술단원으로 150 여회의 중국순회공연을 열어 왔다. 강습이 끝난 후 갖는 뒷풀이 장소에서 술이 거나해 질 때 즈음, 박영진 강사가 선사하는 취중연주는 그야말로 일품이란다.
군대 휴가 기간을 이용해 멀리 대구에서 온 김대엽(23·대구시 범어동)씨는 “제대 후 보다 더 적극적으로 배워 볼 계획이다”며 의욕을 나타냈다.
새벽 4시까지 좀 더 좋은 소리를 내 보고 싶은 마음에 얼후의 현을 받쳐주는 ‘금마’를 직접 깎아 만들어보느라 잠을 설쳤다는 공희원(46·동대신동)씨. 초기에는 9살 난 자녀를 데리고 와 함께 배우기도 했다니 그의 열정과 도전정신이 놀랍다.



매주 일요일 저녁 5시 30분부터 세계민속악기박물관에서 ‘얼후’ 강습이 열린다. 
‘소리연’ 회원들이 열심히 연습에 몰두하고 있다.



‘얼후’를 배우며 얻은 자신감과 회원 간의 진한 화목

지난 8월 3일 용두산 공원 야외무대에서 열린 2008 용두산공원 세계 악기 여름 페스티벌에서 ‘소리연’의 아리랑, 전원춘색 연주가 열려 관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기도 했다.
5살 자녀를 친정집에 맡겨 놓고 매주 얼후를 배우러 온다는 열혈회원 이진희(36·감천동)씨는 “공연을 앞두고 걱정을 많이 했는데, 성공적으로 공연을 치루고 나니 자신감도 많이 생겼어요”라고 말했다.
반복되는 일상에서 큰 활력소가 된다는 학원강사 임정희(32·송정동)씨는 “연령대도 다양하고 개성도 강하지만 회원간에 한번도 불협 화음없이 얼후에 대한 다양한 정보도 나누고 즐겁게 배우고 있어요”라고 소개했다.
가슴을 저미듯 아름다운 얼후의 선율보다 더 가슴에 남는 것은 ‘얼후’를 사랑하며 아름다운 삶의 향기를 나누는 그들의 열정이다. 그들이 얼후의 활로 넘나들며 연주하는 것은 현 뿐만 아니라 그 사이 사이에 깃든 삶과 음악에 대한 열정과 꿈이 아닐까.
바쁜 일상, 잠시 접어 둔 꿈을 찾아 그들이 전파시키는 행복한 ‘얼후’ 바이러스에 감염돼 보는 건 어떨까.
얼후 강좌 수강료는 월 10만원. 문의 245-5025.

박성진 리포터 sj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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