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사람들

따뜻한 물보다 더 따뜻한 온정이 흐른다

부평구아파트 부녀회연합회원들의 목욕봉사

지역내일 2008-11-21
매주 목요일이면 부평중부종합사회복지관(부평1동)에서 나오는 노인들의 모습이 한층 밝고 상쾌해 보인다. 기분 좋은 표정은 물론, 곁을 스칠 때는 향긋한 비누냄새까지 난다. 부평중부종합사회복지관에서 진행하는 목욕탕 개방 서비스를 누리(?)고 나오는 노인들의 모습이다. 부평중부종합사회복지관은 매주 목요일마다 복지관 지하에 있는 목욕탕을 노인들에게 무료로 개방하고 있다. 60세 이상의 노인이면 누구나 목욕탕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노인들이 목욕탕 개방 서비스를 더욱 즐겁게 누리도록 하는 이들이 있으니, 바로 ‘부평구아파트 부녀회연합회(회장 김유순)’의 목욕봉사자들이다. 오전에는 부평동아아파트 부녀회원들이, 오후에는 다른 아파트 부녀회원들이 돌아가면서 목욕봉사에 참가한다.
“봉사는 무슨…”이라며 사진 찍는 것조차 부담스러워하는 중년의 부녀회원들은 목욕을 마치고 나오는 노인들의 뒷정리를 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탈의실에서 혹여 노인들이 미끄러질 새라 계속해서 바닥에 물기를 닦기도 하고, 젖은 수건과 흩어진 용품들을 바로바로 정리한다. 또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이 옷 입는 것을 도와주고 머리의 물기를 말려주기도 한다. 목욕탕 개방이 끝나는 오후 3시가 되면 목욕탕 청소와 탈의실 정리정돈도 이들의 몫이다.
사회복지사 이나라씨는 “부녀회원들의 참여가 목욕탕을 찾는 노인들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한다. 매주 목요일에 목욕탕을 찾는 노인 수는 평균 70~80명 정도. 목욕탕은 한 번에 20명 정도가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공간이 작다. 때문에 바로바로 목욕탕 안의 용품들을 닦아가면서 정리하지 않으면 사용하는 데 큰 어려움이 생기게 된다는 것. 이번 달 오후 목욕봉사는 한신휴아파트 부녀회원들. 처음으로 목욕봉사를 나왔다는 한신휴아파트 부녀회원들은 “친정 어머니같은 노인들이 조금이라도 더 안전하게, 조금이라도 더 즐겁게 목욕을 마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 뿐”이라고 말한다. 이들의 마음이 전해져서일까? 오래 알고 지낸 사이처럼 부녀회원들을 편안하게 대하는 노인들의 모습이 자연스럽다.

매주 목요일, 노인들 몸과 마음 상쾌해지는 날
“이 꽃무늬 바지 예쁘지?” 부평5동에 거주한다는 한 할머니는 분홍색 꽃무늬 바지를 들어 보이며 자랑을 한다. 노인들이 이곳을 찾으며 즐거워하는 이유 중 하나는 딸 같은 부녀회원들과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누구라도 붙잡고 이야기하고 싶어 하는 노인들이, 어떤 말이든 웃으면서 들어주고 응대해주는 부녀회원들에게 사소한 이야기를 하면서 즐거워 한다는 것이다.
목욕탕에 와서 서로 친구가 되는 노인들도 있다. 부평6동에 거주한다는 장모(74) 할머니는 “목요일은 일주일 중에 가장 즐거운 날”이라고 말한다. 우연한 기회에 이 목욕서비스를 알고 참가하게 되었다는 장씨는 “처음엔 그냥 목욕만 하고 돌아갔는데 몇 번 오다보니 아는 사람이 생기면서 목욕하고 나와서 편안하게 이야기도 나누고, 또 가끔씩은 목욕탕 건너 방에서 진행하는 미용봉사자들에게 머리도 손질 받으며 하루를 즐겁게 보내고 돌아간다”고 말했다.
88세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정정한 김모 할머니는 “목욕을 도와주는 이들이 정말 고맙다”고 감사를 표한다. “가끔 때 미는 것을 도와주기도 하고, 이렇게 뒷정리를 하면서도 늘 웃는 모습이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다”고. “가끔 사탕 같은 것을 슬며시 손에 쥐어주는 것으로 고마움을 표시하는 노인들을 보면서, 더 따뜻한 마음으로 대해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는 김유순 회장의 말을 통해 목욕탕을 찾아오는 노인들과 봉사자들의 마음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따뜻한 공간임을 느낄 수 있다.
문의 부평중부종합사회복지관
032-528-4020
박미혜 리포터 choice61@hanmail.net

미니인터뷰- 부평구아파트부녀회연합회 김유순 회장
부평구의회 의원이기도 한 김유순 회장은 “누군가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일은, 결과적으로는 자신에게 몇 배의 큰 기쁨으로 돌아온다는 것을 봉사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느낄 수 있다”고 말한다.
부평구아파트부녀회연합회원들이 목욕봉사는 김 회장의 제안으로 시작되었다. 김 회장이 부평동아아파트 부녀회장이었을 당시, 복지관에서 목욕봉사자를 필요로 한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 부평동아아파트 부녀회원들과 함께 목욕봉사를 시작했다. 그러다가 부평구아파트부녀회연합회원들이 뜻을 같이해 오후 목욕봉사는 다른 아파트들이 돌아가면서 맡기로 한 것. 김 회장은 “아파트 부녀회원들이 펼치는 다양한 활동은 결국 살기 좋은 내 고장을 만드는 데 있습니다. 작은 활동이지만 이 목욕봉사도 부모님 같은 어르신들이 즐겁고 건강하게 사시는데 도움이 된다면 그것 또한 살기 좋은 내 고장을 만드는 일 중 하나로, 그 어떤 일 보다 보람된 일”라고 말했다.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