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경제

불황 속 호황 누리는 대여전문점

지역내일 2008-12-01
불경기 속 합리적인 소비패턴으로 자리 잡아…대여 품목도 다양해져

방배동에 사는 손미정 씨(31세)는 이제 결혼한 지 2개월 남짓 된 신혼. 얼마 전 남편과 함께 운동을 시작하려고 마음먹은 후 헬스장을 등록하려고 했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포기하고는 러닝머신을 대여했다. 손 씨는 생활용품을 대여 해주는 곳이 있는 줄은 알았지만 운동기구까지 대여해주는 업체가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됐다.
경기가 둔화되면서 대여에 대한 소비자들의 생각이 바뀌고 있다. 형편이 어려운 사람이, 혹은 단순히 아끼기 위해 이용하는 것이 아닌 합리적인 소비패턴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강남주민의 이용 늘어나
일반적으로 대여 아이템은 고가라 사기엔 부담스러우면서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거나, 취향의 변화 혹은 신제품의 등장으로 교환주기가 짧은 제품이 대부분이다. 특히 생활용품에 국한되어 있던 아이템의 종류가 소비자들의 관심과 수요가 늘면서 점차 다양화ㆍ세분화되어가고 있는 추세이다.
토요 휴무로 레저를 즐기는 인구가 늘면서 캠핑카나 요트 등을 대여해주는 전문점이 생긴 것이 그런 추세를 반영한다. 역삼동에 위치한 (주)현대캠핑카의 경우 대여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는 상황.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이곳을 이용하고 있는데 특히 해외여행이나 체류 경험이 많은 강남서초주민의 수요가 점점 늘고 있다고 한다. “가족 여행, 혹은 정년퇴직 이후 부부 동반 레저 모임 등을 위해 많이 이용하며, 특히 국내나 해외에서 캠핑 문화를 경험해본 분은 다시 찾는다”는 것이 이 회사 이석태 대표의 말이다. 지난해부터 국내 캠핑카 문화가 많이 알려지면서 올 10월까지 대여 주문이 쇄도했으며 본격적인 스키 시즌을 맞으면 그 수요는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캠핑카뿐만 아니라 요트를 임대해주는 곳도 있다. (주)신화마린에서는 한강 잠실선착장에서 12명 내외의 인원이 탑승 가능한 크루저급 쌍동선 세일요트를 대여해주는데, 잠실대교에서 반포대교까지 자유로운 세일링과 선상 위에서 생일파티, 혹은 기업체 미팅장소로도 활용되고 있다고 한다. 특히 강남서초지역의 주민이 다른 지역 주민에 비해 접근이 용이해 이용객이 점차 증가하는 추세라고 업체 측은 말한다. 현재는 기온이 내려감에 따라 이용객이 다소 감소했으나 연말 이벤트나 모임 등을 준비하려는 이용객의 문의가 점차 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소비자들의 인식도 많이 바뀌어
그동안 소유 자체만으로도 큰 만족을 줬던 명품의류도 소비자들의 인식이 바뀌면서 인기 대여품목으로 자리 잡고 있는 상황이다. 역삼동에 있는 명품의류대여점 LUX의 윤상혁 대표는 “거의 대부분의 이용객이 강남주민”이라고 밝힌다. 일반적으로 명품 소비패턴은 가방에서 의류로 이어지는데 가방과 달리 의류의 경우는 활용도가 그리 높지 않고 유행에 민감하기 때문에 여러 벌을 사놓고 입기가 힘들다는 인식이 커지면서 이용객이 늘고 있다고 한다. “특히 의류는 관리를 잘해줘야 하는데 대여점을 이용할 경우 다양한 의상을 입을 수 있으면서도 직접 관리를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없기 때문에 더 많이 이용하는 것 같다”고 윤 대표는 덧붙인다. 이 업체는 단순히 의류만 대여해주는 것이 아니라 전문 코디네이터가 상주, 고객의 토털 코디네이션에 대해 어드바이스해주는 등 대여전문점들의 차별화 전략도 점차 고급화, 다양화되고 있다.
방배동의 비바악기는 현악기를 대여해주는 곳으로 이곳 역시 경기가 안 좋아지면서 이용하는 사람이 많이 늘었다고 한다. 특히 현악기는 배우기가 쉽지 않은 악기이기 때문에 중도에 포기하는 사람이 많은 편이다. 때문에 대여로 사용해본 후 구입을 결정하는 사람들이 점차 늘고 있다. 비바악기의 김주영 대표는 “예전에는 주로 어린 학생들을 위해 부모가 대여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주 5일 근무가 실시된 이후부터는 직장인을 비롯해 주부 등 성인의 수요가 늘었다”고 답변했다.

경기가 어려울수록 더 활성화될 것
AS나 사후관리를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대여의 또 다른 매력이다. 러닝머신과 같은 운동기구 역시 디자인이나 기능이 업그레이드된 제품이 속속 등장하면서 보편적인 대여품목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운동기구는 구입해놓고도 얼마 사용하지 않은 채 방치하는 경우가 다반사이기 때문에 대여로 사용하기에 더욱 적합한 품목이다.
자녀를 위한 대여품목에도 변화가 오고 있다. 장난감이나 유아용품, 도서 등 기존의 보편적인 대여물품에서 교육용 제품을 비롯해 백일상이나 돌상까지 다양해졌다. 논현동의 한사랑 돌상대여업체는 돌잡이용품과 함께 돌상, 병풍까지 전통적인 돌상 세트를 대여해주고 있는데 국적불명의 돌상이 아닌 품격 높고 우아한 우리나라 전통의 돌상을 재현해서 강남 엄마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보관 및 관리의 편리성과 큰 돈 들이지 않고 즉시 이용할 수 있다는 점 등의 매력이 부각되면서 대여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렌탈협회의 허관무 간사는 “10년 전과 비교해 대여시장이 다변화ㆍ활성화되었다”며 “앞으로 불경기가 지속된다면 대여 수요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조윤수 리포터 choyounsu@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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