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시론

서울과학영재학교 개교를 바라보면서

지역내일 2008-12-15
양재고등학교장 최상규

대부분의 중?고등학교가 24일 경 긴 겨울방학에 들어간다. 이 기간은 수학?과학 분야에 평생을 몸담기 원하는 중학생들에게 과학고나 영재학교(법에 의하여 영재고등학교가 아님)진학을 위하여 준비를 할 적절한 때이다. 내년 3월에는 서울과학고가 영재학교로 전환되어,신입생은 영재학교로, 2?3학년 학생들이 졸업할 때까지는 서울과학고로 운영이 이원화된다. 신설되는 서울과학영재학교의 입학 전형은 이미 끝나 중학교 1?2학년생 15명을 포함하여 120명이 선발되었다. 운영경비가 일반고교에 비해 훨씬 많이 소요되는 영재학교를 어려운 교육재정 하에서 왜 설립한 것일까? 내 나름대로 설립의 필요성을 생각해본다.
빌게이츠는 “경쟁력을 갖춘 인재 1인이 연간 순이익 1조 기업과 동일하다”고 하였고 “우수과학자 1인이 만 명을 먹여 살리는 세상”이라고도 말했다. 또 경제성장론의 석학인 하버드대 로버트배로 교수는 “10년 후 경제성장률은 지금의 과학영재교육이 좌우한다”고 했다. 결국 과학?기술의 발전 정도는 국가경쟁력을 직접 가늠하는 중요한 잣대가 된다. 따라서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영재들을 체계적으로 교육하여 뛰어난 인적자원을 개발하는 일은 우리나라의 지속적 발전에 꼭 필요할 것이다. 머지않아 다가올 저 출산?초고령사회에서 젊은이들의 노인 부양 문제 해결을 위하여도 필수적인 일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우리나라는 초경제대국인 일본과 최대 외환보유국이며 급속한 경제성장을 하고 있는 13억 인구의 중국과 영어를 자유롭게 구사하고 수학과 소프트웨어에서 강국인 11억의 젊은 인도(25세 이하가 전체의 56%),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루고 모범적인 교육제도를 갖춘 싱가포르와 인접하여 치열한 무한 무역전쟁을 하여야하는 지정학적으로 매우 불리한 점을 감안하여야 할 것이다.
문학이나 역사?철학 등의 인문과학은 나이가 들어갈수록 원숙한 작품이 나오고 학문의 깊이가 깊어지지만 과학은 20~30대의 새로운 아이디어 창출 능력, 사고력이 중요하다. 따라서 조기에 수준과 특성에 맞는 맞춤식 프로그램을 영재아에게 제공하여 교육을 해야만 잠재된 영재성을 계발할 수 있다. 2001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인 와이먼교수가 “과학자가 되려면 13~15세 때 방향을 잡아 주어야 한다”는 말 또한 같은 맥락이다.
1998년 수능시험 응시자의 42%가 자연계였으나 2002년도에는 26%로 급감하였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지난 해 수능 응시생 59만여 명의 3.3%만 물리과목을 선택하였으며 포스텍의 수석 입학?졸업생과 SKY대학의 이공계 우수 졸업생의 42%가 의?치학전문대학원으로 진로를 바꿨고 각 대학에서는 동남아에서 이공계 대학원생을 구걸하여 모집해야 하는 딱한 실정에 처해 있다. 특히 고1 학생의 과학성적은 2001년 세계 1위에서 2006년 11위로 추락했고 특히 최상위권(상위 5%)학생들의 과학성적은 더 떨어져 세계 57개국 중 17위를 기록했다. 과학영재학교 설립은 위와 같은 심각한 이공계 기피 현상의 근원적 해결방안의 하나가 될 것이다.
과학영재교육은 영재아 개인에게 특혜를 주는 것이 아니라, 국민 전체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인재 육성이므로 장애아 교육과 같이 특수교육의 차원에서 접근하여야 하고 당연히 국가적으로 지원을 하여야 한다. 현행 평준화된 인문고에선 과학자의 실험태도, 방법 습득을 통한 과학적 탐구능력, 사고력, 창의성 등 잠재적 능력 개발이 거의 불가능하다. 따라서 영재아를 일반학교에 방치하여 적절한 교육을 실시하지 않는다면 이것은 영재아에 대한 방치이며 국가적으로 큰 손실이 될 것이므로 국가가 보호하여야 한다.
지금까지 부산에 있는 우리나라 유일의 한국영재학교의 입학정원(각 학년 144명)만으로는 전국 학생수에 비해 입학생 수가 너무 적어 영재학교에 대한 수요를 충족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이는 입학경쟁률이‘06학년도와 09년도 서울과학영재학교 둘 다 17:1임을 보더라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아울러 영재학교 간의 경쟁체제를 도입함으로써 효율적인 운영 시스템을 구축하고, 차별화된 영재학교 설립으로 상호협력과 보완을 하여 영재교육의 빠른 발전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아직 15~18세로 정서적으로 민감한 수도권의 영재 학생이 부모 곁을 멀리 떠나 부산에서 교육을 받는 것보다도 부모 가까이 서울에서 교육을 받는 것이 보다 알찬 영재교육이 될 것이다. 참고로 2005년도의 경우, 부산한국영재학교 지원자의 52%가 경인지역 학생이었다.
우리나라의 영재교육은 초?중학교에서 비교적 활발히 이루어지다가 고교에서 급격히 감소하고 대학에서는 전혀 손을 놓아 학교 급별 연계성이 없는 것이 큰 문제점이다. 한편 영재교육은 보편성과 수월성 교육을 병행하여 기존의 평준화제도를 지속하기 위한 보완책이라고볼 수 있다. 영재학교의 학생들은 상호간에 치열한 선의의 경쟁 속에서 자기주도적 학습이 잘 이루어져 사교육비를 경감해준다. 밤이 늦도록 실험실에 불이 켜지고 토의학습, 과제 연구 등이 잘 이루어지며 학생 서로가 상대에게 좋은 선생님이 되는 학교임이 최대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끝으로 선행학습으로 길러진 영재가 아니라 진정한 영재를 판별하기 위한 도구를 개발함으로써 입학을 위한 과도한 사교육을 줄이고, 영재에게 철저한 인성교육으로 사회와 격리?소외된 영재를 양성하지 않도록 주의하여야 하고, 과학 분야뿐만 아니라 조기 교육이 필요한 예술분야의 영재교육에도 과학영재와 같은 정책적인 지원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