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관택지 내 왕순대

얼큰한 순대국밥 한 그릇, 마음까지 훈훈

엄선한 대창으로 주인이 직접 순대 만들어

지역내일 2008-12-21 (수정 2008-12-21 오전 12:16:09)
초등학교 시절 학교가 파하기 무섭게 학교 앞에 즐비하게 자리 잡은 분식점에서 떡볶이, 순대, 튀김 등을 이용하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렇듯 순대는 남녀노소 누구나 먹고 즐기는 국민 간식이 아닐까 생각한다. 주인이 직접 손질해 순대를 만든다기에 단구동 단관택지 토지공원 뒤편에 있는 ‘왕순대’를 찾아보았다.

우리나라 순대와 서양 소시지
요즘 아이들이 즐겨먹는 소시지는 사실 알고 보면 순대와 별반 다르지 않다. 소시지가 돼지 창자에 잡고기를 넣었다면 순대는 돼지창자에 야채와 같은 여러 가지 재료를 넣어 찐 것이다. 소시지가 전 세계적으로 보편화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순대는 기껏 아시아권에서만 소비된다는 게 안타깝다. 사실 따지고 보면 영양가도 소시지에 비해 훨씬 뛰어난 데 말이다. 더욱이 순대는 지역 색이 반영돼 만드는 방법과 맛도 다양하다.
보기에는 순대가 간식이지 무슨 식사대용이냐 싶지만 영양적으로 따지자면 그렇지 않다. 전통 순대제품은 가축의 혈액을 포함하고 있어 빈혈이 있는 사람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다. 또한 창자인 육류 안에 곡류, 채소류도 듬뿍 들어가므로 영양에서도 빠지지 않는다.

신림동 순대촌에서 직접 배워온 양념으로 맛을 내
‘왕순대’의 가격이나 메뉴는 보통의 순대집과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찹쌀 순대를 먹어보니 같이 온 사람들의 얼굴이 금세 환해졌다. 식용비닐에 당면을 넣어 만든 순대를 소금에 찍어 먹던 맛에 익숙해진 사람들에게 부드러운 껍질에 이것저것 여러 가지가 들어간 순대는 생소하기까지 하다. 하지만 한 번 두 번 횟수를 거듭할수록 순대의 부드러운 맛에 이내 끌리게 된다. 껍질이 두툼하면서도 부드러워 씹는 맛도 일품이다.
‘왕순대’의 홍기철 대표는 왕순대의 맛에 반해 순대집을 시작했다고 한다. 하지만 막상 업장을 운영하려고 하니 그냥 어설프게 시작하긴 싫어 기본부터 배웠다고 한다. 그렇게 수개월을 순대 맛있게 만드는 법을 배우고 투자해서 지금은 순대에 관한 건 모르는 게 없을 정도다.
양념장은 순대촌으로 유명한 서울 신림동으로 직접 찾아가 그곳에서도 가장 유명한 집에서 전수 받았다. 게다가 돼지고기도 손질된 것을 가져오는 게 아니라 손질 안 된 돼지고기를 직접 사다가 몇 시간씩 손질해서 만든다. 해본 사람들이야 잘 알겠지만 돼지고기 창자 다듬는 일이 여간 힘든 게 아니다. 홍대표는 창자 중에서도 조금 더 맛좋은 대창을 택해 순대를 만드는데 소창보다 두텁고 크기도 큰 대창은 아래쪽에 위치하다 보니 불순물들이 많이 쌓여 더 냄새도 난다. 그래서 세척을 할 때 소창보다 2~3배는 더 여러 번 헹궈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내가 먹기 싫으면 손님도 먹기 싫다는 생각으로 음식을 만드니 깔끔하게 하지 않을 수 없다고 한다.
찹쌀순대를 시키자 푸짐하고 도톰하게 썰어진 순대가 나왔다. 한 점을 입에 넣고 씹으니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해 자꾸만 젓가락이 갔다. 홍 대표는 “우리 집은 당면과 찹쌀의 비율을 정확하게 1:1로 지킵니다”라고 말한다.

젊은 사람들에게 인기 좋은 순대 철판 볶음
술안주로서의 순대는 무난하다. 누구나 어렸을 적 그 맛을 봤기 때문에 딱히 거부감이 없다. 순대전골에는 순대, 각종 야채, 육수 등이 들어가는데 그곳에 들어가는 육수는 돼지고기를 72시간 사골에서 고아 내온다. 걸쭉한 육수가 들어갔음에도 불구하고 뒷맛은 칼칼하다.
알고 보니 홍대표가 내오기 전 새우젓으로 간을 봤기 때문이다.
요즘은 젊은 사람들도 삼삼오오 모여 많이 찾아오는데 단연 순대 철판 볶음이 인기다. 정성스레 만들어진 순대에 각종 야채를 넣고 신림동에서 전수받은 양념을 얹어 볶아주니 젊은 사람들의 입맛에는 딱이다.
이렇게 물가도 오르고 날씨도 쌀쌀해 맘이 울적할 때는 뚝배기에 펄펄 끌며 나오는 순대국밥 한 그릇으로 빈속을 채워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문의: 766-3273
이지현 리포터 1052je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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