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 만난 자원봉사자 3인

‘함께 사는 세상’ 만드는 우리 동네 사람들

지역내일 2008-12-31
2009년 새해가 밝았다. 지난 한해를 돌아보며 후회하기 보다는 새로운 계획을 세우며 열정과 활기를 불어넣어야 할 때다. 나의 2009년 신년 계획에 ‘남을 위한 일 한 가지 하기’를 적어보는 건 어떨까. 여느 때보다 춥고 힘겨운 겨울을 맞고 있는 요즘, 우리를 훈훈하게 해주는 이야기는 다름 아닌 ‘사람’일 것이다. 우리 주위에서 소리 소문 없이 착한 일을 하고 있는 우리 이웃 사람들을 만났다. 그들은 자신들이 하는 일이 그리 대단치 않고 더 훌륭한 사람들이 많다며 인터뷰 내내 겸손함을 보였지만, 실천에 옮기는 그들은 이웃들에게 박수를 받을 만한 이유가 충분하다고 확신한다.
김영미 리포터 ymnkt75@naver.com

중산마을 이정이씨
봉사는 봉사자만의 나눔이 아니라 사람간의 교감이죠

올해로 11년째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이정이(61)씨. 현재 새마을부녀회장을 맡고 있으며 손녀를 둔 할머니지만 자원봉사 활동은 어느 젊은이 못지않게 열심이다.
이씨가 자원봉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동부녀회장을 맡으면 어렵게 사시는 분들을 대상으로 지원 활동을 하면서부터다. 현재는 기초생활수급자에게 도시락을 배달하거나 독거노인을 위해 김장 담그기, 명절때 쌀 배달, 어린이들 대상으로 나눔장터를 열어 불우이웃 돕기 등 적극적으로 이웃돕기에 앞장서고 있다.
“봉사라는 것이 내 몸 하나 움직여 활동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기금이 부족하면 불우 이웃이 필요로 하는 것들을 전달하지 못해요. 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부녀회 회원들과 함께 일을 찾아 한답니다. 예를 들면 농협에서 김장하기, 통장들은 불법 광고물 떼기 등으로 벌어들인 기금을 기증하곤 하지요. 또한 회식 비용도 아껴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수여하기도 합니다.”
이씨는 지난 11년간 벌였던 자원봉사를 일일이 열거하지도 않았지만, 그녀의 안테나는 항상 어려운 사람들에게 고정돼 있어 보였다. 풍동에 살고 있는 딸과 손녀들에게도 자원봉사를 권유해 지금은 함께 활동하고 있다.
“이제 나도 나이가 있으니 독거노인에게 신경이 많이 쓰여요. 독거노인에게 밑반찬을 만들어주고, 짧은 시간이나마 말벗이 돼 독거노인들의 공허한 마음을 채워주려 노력하지요. 자원봉사란 도시락을 배달하거나 김장을 담가 전해주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 그들과 마음을 교감하는 것이에요. 일주일간 매일같이 김장을 담가 몸이 힘들어도 그 다음날 다시 나가 일할 수 있었던 것은 그들에 대한 애정이 있어서죠. 앞으로도 건강이 허락하는 한 지속적으로 봉사할 계획입니다.”
이씨는 2월이면 새마을부녀회장의 임기를 끝마친다. 그 이후로도 직책에 상관없이 묵묵히 즐기며 자원봉사를 할 계획이다. 베푸는 사람의 기쁨이 더 크다는 것을 몸소 실천하고 있는 이씨는, 요즘 젊은 사람들이 자원봉사에 많이 참여하고 있어서 희망적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중산고등학교 2학년 김범식군
실천하는 삶, 봉사하며 더 많은 것을 배워요

중산고등학교 2학년 김범식군은 1학년 때 자원봉사 동아리 끌리오에 가입하면서 자원봉사를 시작했다. 2007년 신설된 끌리오에서 노인복지시설, 장애우들을 돌보는 일을 했고 2008년에는 중산고 근처에 있는 한사랑지역아동센터에서 활동하고 있다.
범식군은 할아버지, 할머니들과 찰흙 놀이, 그림 그리기, 크리스마스 때는 트리 만들기 등을 함께 하면서 이야기도 나누며 일상을 함께 보내고, 아동센터에서는 청소, 아이들과 놀아주기, 바자회를 열어서 생긴 수익금을 모두 기부하기도 했다. 놀토에는 체험학습이나 행사에 함께 참여하기도 했다. 축제 때는 유령의 집을 만들어 끌리오를 알리고 학우들의 참여를 유도하기도 했다. 지난 방학에는 장애인 단체와 군대와의 주관해 장애인과 함께 하루를 보내며 게임도 즐기며 그들의 일상을 몸소 체험하는 시간도 보냈다.
“장애우들이 부족한 점이 무엇인지 몸소 확인하며 그들이 힘들어하는 것을 도와주기 위해 실시한 체험이에요. 저는 시각장애우를 체험했는데 어려운 점이 한둘이 아니더군요. 지팡이 하나로 생활하는 그들을 도와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더욱 깊어졌죠.”
범식군은 대학에 가서도 자원봉사를 더욱 열심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직 가고 싶은 학과를 정하지 못했지만, 학과를 결정할 때도 자원봉사를 할 수 있는 것도 함께 고려하고 있다. 이제 자원봉사는 범식군 생활의 일부가 됐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저를 필요로 하는 곳에 도움을 주러 가지만, 봉사를 하면서 더 많은 것을 얻고 깨닫는 기회가 돼요. 저의 소소한 일상도 감사하면서 살 수 있고요. 봉사는 무엇보다 실천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마음은 누구나 갖고 있지만 실천하는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아 아쉬워요. 봉사 시간 60시간을 대충 때우기 위해 참여하려는 친구들이 있지만 좋은 마음으로 함께 참여하는 친구들이 있어서 좋아요. 하지만 아직도 자원봉사라 하면 조금 어렵게 생각하는 친구들이 많은 것 같아요. 첫발을 들이기만 하면 나중에는 즐기면서 활동할 텐데요.(웃음)”
범식군은 주위에 자신보다 더 적극적이고 어릴 때부터 부모님과 함께 자원봉사를 하는 친구를 보면, 자신은 정말 평범한 학생이라며 수줍게 웃었다.


우정사업진흥회 고양지점 고병준씨
자원봉사는 충전의 시간, 회복의 시간이죠

고양우편집중국에 근무하는 고병준(47)씨는 정기적으로 백석동에 위치한 흰돌복지관에서 봉사 활동을 하고 있다. 우정사업진흥회 고양지점의 자원봉사 단체인 다울누리에는 고씨 이외에 강명선, 고광일, 전현무씨 등 52명의 직원이 활동하고 있다. 다울누리 회원들은 정기적으로 흰돌복지관에 매일 3명씩 조를 이뤄, 한 명당 하루에 한 번씩 일곱 가정에 도시락을 배달한다. 부정기적으로는 우편 차량과 자가용을 이용해 반찬을 배달하거나 자원봉사자를 필요로 하면 찾아간다. 주로 휠체어를 운반하거나 시설에 자전거를 운반하는 일 등을 한다.
고씨는 고등학교 때 교회 다니는 친구를 따라 의정부에 있는 고아원에 가서 아이들과 놀아 준 것을 시작으로 자원봉사 활동을 시작했다. 그리고 간간이 참여하다가 결혼 후에 고양시 자원봉사 센터에서 모집하는 가족 봉사단 1기로 참여한 것이 계기가 돼 꾸준히 활동하고 있다.
그는 “알게 모르게 봉사하는 분들이 많이 있지만, ‘오른손이 하는 걸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말처럼 모두 사양해서 내가 소개되는 것 같다”며, “짧은 시간을 내서 도시락 가져다 드리면 몸이 불편한 어르신들, 말을 잘못하고 움직이기도 힘든 할머니가 작은 몸짓으로 고맙다는 표현을 할 때는 마음이 찡하면서 힘이 난다”고 말한다. 또한 시설에 있는 장애우들을 보면은 마음이 어찌나 순수하고 맑은지 거울에 자신의 모습을 비추어 보듯이 마음을 비추어 보는 기회가 되기도 한단다.
고씨는 “어버이날 도시락을 배달하며 흰돌복지관 신혜영 복지사가 준비한 카네이션을 어르신들에게 달아드렸는데, 무척 고마워하시며 눈물까지 흘리시는 어르신들을 보면서 봉사가 아니라 충전의 시간이며 회복의 시간이란 생각이 들었다”고 말한다.
그는 앞으로도 자원봉사를 꾸준히 할 것이며, 기회가 되면 자원봉사센터와 함께 독거노인들의 세탁을 돕는 일을 정기적으로 하고 싶고 말벗도 되고 싶다. 여러 번 반복되는 어르신 말씀을 모두 들어 드리며 속이라도 시원하게 해주고 싶은 심정이라고 밝혔다.
끝으로 고씨는 자원봉사하면 심청이 아버지 심봉사가 생각난다며, 심봉사로 자원봉사에 대한 삼행시를 지으며 인터뷰를 마쳤다. 이것이 자원봉사자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내용이 아닌가 생각하며 가슴 훈훈해지는 시간이었다.
“심-심심하면 봉사할 시간입니다. 봉-봉투는 없어도 기쁨과 만족과 성취감은 있습니다. 사-사랑하고 사랑받을 수 있는 기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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