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자녀를 두신 부모님께

지역내일 2009-02-26 (수정 2009-02-26 오후 6:29:29)
이경자 안곡고등학교 교사

봄소식과 함께 바야흐로 입학의 시즌이 돌아왔습니다. 고등학교 입학 자녀를 둔 부모님들의 마음은 아마 한마디로 형언할 수 없을 것입니다. 초등학교 입학과는 다르게, 지금까지 해온 공부의 마무리를 위한 또 다른 시작이란 느낌, 부담감과 기대가 복합되며 또 다시 떨리시죠? 이런 학부모님의 긴장을 조금이나마 풀어드리고자 하는 마음에 담임교사의 마음으로 몇 가지 안내해 드릴까 합니다.

아침밥은 꼭 챙겨주세요
이제부터 자녀들은 마라토너와 같습니다. 기나긴 안목으로 접근하셔야지, 시작부터 많이 조바심을 내신다거나 하시면 안 된다는 것이죠. 첫 단추가 중요하긴 하지만, 처음부터 욕심을 내다보면 부모님도 학생도 지치기 쉽습니다. 순간에 확 타오르고 꺼지는 성냥불이 아니라 은근히 지펴 올라 점점 뜨거워지는 모닥불이 되어야겠지요. 부모님들께서 신경 써 주셔야 할 부분은 바로 학생들의 기초체력을 다져주시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많은 학생들이 수면시간 부족 등으로 아무것도 먹지 않고 학교에 옵니다. 익숙해져서 괜찮다고 하는 학생들도 있지만, 과학적으로도 아침 두뇌를 활성화시키는데 있어서는 아침 식사, 특히 탄수화물이 중요하다는 보고가 이미 알려져 있거니와, 아이들이 허기를 느끼면 수업의 집중력에도 큰 영향을 끼칩니다. 더욱 걱정스러운 것은, 누적된 체력 고갈로 인해 결정적인 고3의 시기에 큰 곤란을 겪는 경우를 여러 번 보았습니다. 가능한 아침밥을 꼭 챙겨주시고 사정상 여의치 않으시면 전날 밤에라도 준비해 놓아주셔서 스스로 챙겨먹을 수 있게 해주세요. 간혹 아침에 소화가 안 되는 아이들에게는 밥을 끓여서 조금이라고 먹고 오게 해 주세요.

진로에 대해 많은 대화를 나눠주세요
두 번째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자녀들이 진로방향에 대한 고민을 충분히 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입니다. 요즘의 아이들은 정말 눈뜨고 눈 감을 때까지 쉴 틈 없이 공부 속에 묻혀 지냅니다. 학교수업부터 학원수업까지, 이불 속에서 나와 다시 들어갈 때까지 조그마한 머릿속에 모든 것을 다 넣을 수 있을 지 걱정스러울 정도로 공부를 합니다. 그러나 왜 공부를 하냐는 질문에 자신의 진로에 대해 확실히 말하는 아이는 놀랍게도 학급의 3분의 1도 채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아직은 당연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목표가 확실하지 않은 채로 1년을 보내다 2학년 계열 선정을 하게 되는 시기가 되면 단순히 본인이 잘하는 과목에 따라 결정을 하는 경우가 많으며, 고3이 되어 대입원서를 쓸 때까지도 학과를 선정하지 못하고 방황을 하게 되기도 합니다. 1학년의 시기에 자녀와의 많은 대화를 통해 진로를 빨리 결정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다면 좋겠습니다. 진로를 결정한 학생들은, 목표도달을 위해 꾸준히 공부하는 경향이 있고, 한 번씩 오게 되는 슬럼프에도 잘 빠지지 않으며, 혹 힘든 시기가 와도 빨리 극복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아시겠지만, 대학입시는 성적과 더불어 대학별, 학과별 다양한 입시제도에 관한 정보파악도 중요하기 때문에, 그 만큼의 시간을 벌 수도 있고 같은 공부를 하더라도 효율적으로 선택학습을 할 수 있으므로 마음을 다지는 시기가 빠르면 빠를수록 유리할 것입니다.

자기주도 학습 시간량을 체크하세요
또 하나, 자녀의 자기주도 학습 시간량을 살펴보세요. 남들이 다 다니니까 학원을 다니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부족함을 채우며 도움을 받는 학생도 분명 있지만, 공부하러 다니는 시간이 많다는 것에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다고 착각하는 학생도 있습니다. 게다가 수업을 듣고만 있는 것은 진정한 본인의 실력은 되지 못합니다. 스스로 학습하는 자기주도 학습시간이 절대적으로 중요합니다. 누가 더 많이 그 시간을 확보하느냐에 실력향상이 달려있다고도 할 수 있지요. 게다가 중복적인 강의로 인해 어느 쪽에서건 수업태도가 나태해지기 쉽습니다.
마지막으로 학습계획표를 짜는 습관을 기를 수 있도록 도와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앞서서 말씀드렸다시피, 본인은 공부를 많이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오히려 한 시간 신나게 놀고 한 시간 효율적으로 공부해도 그 학습량을 다 채울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될 만큼, 책만 붙들고 시간만 보내고 있는 경우가 있지요. 학습계획을 짜서 진도를 관리하고 학습 시간 또한 점검하게 되면, 본인의 공부 패턴을 알게 되고, 좋아하는 과목만 편식하여 학습하는 것도 어느 정도 방지할 수 있고, 실제 집중 학습 시간량도 늘릴 수 있으며, 오히려 휴식시간도 편하게 가질 수 있을 뿐더러, 시험대비용으로도 좋습니다. 가계부의 장점을 잘 알지만 쓰기 쉽지 않듯이, 학습계획표를 꾸준히 쓰는 것은 정말 어렵지만 효과는 만점이므로 간단하게라도 작성해 보도록 해 주세요.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제가 학생들에게 자주하는 말입니다. 앞으로 있게 될 고교공부, 생활이 두렵고 힘든 것이 아님을, 마음 먹기에 달렸음을 말해주고 싶습니다. 시작의 마음으로 끝까지 잘 해내어 좋은 결과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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