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선생님

이경원 성라초등학교 교사

지역내일 2009-03-06
얼마 전 고양시 성라초등학교 학생들이 제작한 동영상 CD를 한 장 받았어요. 성라초에는 환경 UCC반이 있는데요, 환경에 대한 동영상 촬영으로 많은 상을 받았더군요. 20여 편이 넘는 동영상마다 톡톡 튀는 아이들의 눈높이가 그대로 전달되는 멋진 작품들이 담겨 있었습니다. 그 CD 뒷면에 적힌 ‘지도교사 이경원’. 누구인지 궁금해졌어요. 자, 이제 만나러 가겠습니다.

상복이 터졌어요~
2007년 경기도교육청 주최의 제1회 UCC 경연대회에서 ‘싸이월드-좋은사람들’이라는 작품으로 성라초 학생들이 대상을 받았다. 그 대회에서 또 다른 성라초 학생들은 ‘한강’이라는 작품으로 은상을 받았다. 2008년 제2회 UCC 경연대회에서는 성라초 5학년 학생들이 ‘봉고세대’라는 제목으로 또 한 번 대상을 받았다.
2008년 SBS와 환경부, 환경운동연합이 공동주최한 물 사랑 UCC 콘테스트에서 성라초 3학년 학생 두 명이 제작한 ‘소중한 물과 소중한 생물들’이 초·중·고등부, 일반부를 통틀어 전체 대상을 받았다. 거기다 경기도교육청 주최 환경수기 쓰기대회에서 성라초 3학년 학생이 은상을 받았다. 이렇게 상복이 터진 성라초 학생들의 뒤에는 키다리 아저씨처럼 든든한 이경원 교사가 있었다.
“좋기도 하지만 어느 순간 부담스러워졌어요. 전혀 그런 의도가 없었는데, 학부모님들이 ‘저 선생님은 아이들 상을 받게 해 주는 선생님인가 보다’라고 바라보는 것 같아서요.(웃음) 주최 측에 아는 사람이 있는 것 아니냐고 농담을 해오는 동료들도 있고요.”
그러나 이경원 교사가 지도한 아이들이 각종 UCC 대회에서 수상을 하게 된 것은 단순히 운이 좋아서가 아니다.
“원래 제가 컴퓨터에 관심이 많아 미디어 관련 책을 많이 봤어요. 관련 공부를 더 하고 싶었지만 연간 등록금이 1000만원이 넘기 때문에 엄두를 못 내고 있었는데, 우연히 고양어울림누리에서 교사 대상으로 미디어 교육을 한다는 걸 알고 바로 등록했어요. 거기서 체계적인 교육을 받아 많은 도움이 되었지요.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환경에 대해 재미있게 배울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내가 좋아하는 사진을 활용하자’고 생각했고, 거기서 동영상 제작까지 연결해서 배우게 된 겁니다. 저의 관심이 아이들에게도 전달되고 좋은 상도 받게 되어 기뻐요. 무엇보다도 아이들이 좋아하니까 더 하고 싶어요.”
아이들이 평생 간직할 추억과 함께 자신감을 높이는 모습에 피곤함도 잊은 탓에 지난 2년간은 제 시간에 퇴근을 해 본 적이 없을 정도다.

화단 산책과 아침햇살
이경원 교사는 2007년부터 매일 아침 하루도 거르지 않고 학교 화단 산책을 해왔다. 등교시간 전 20분 가량을 아이들과 함께 학교를 둘러보는 것이다. 별로 볼 게 없을 것 같지만 매일 새롭게 발견되는 생명들이 있다. 매미가 허물을 벗어 올라오고, 작은 들꽃들이 피었다 지고, 개미들이 열심히 먹이를 나르고….
누구든 원하면 이 교사와 함께 ‘아침 화단 산책’을 할 수 있는데, 이제는 아이들이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요즘 아이들은 6학년쯤 되면 스스로가 어른인 척 행동을 하거든요. 그런 녀석들이 제가 출근하는 걸 기다렸다가 ‘선생니임~’ 부르며 달려오는 모습이 처음엔 신기했어요. 확실히 아이들이 자연과 호흡하면 아이다운 본성으로 돌아가는 것 같아요. 산책을 하면서 무엇을 애써 설명하지 않아도 아이들은 즐거워 하거든요.”
토요일이면 ‘아침햇살’이라는 제목으로 학교 근처에 있는 성라산에 올라간다. 수염이 난 모습의 리기다소나무와 인사 나누고, 먼지버섯도 발견하고, 솔방울도 주워본다. 그리고 도시락을 싸와서 산에서 함께 아침밥을 먹고 내려온다.
‘산에서 먹는 아침밥이 상쾌해요’ ‘성라산에 신기한 게 많아요’ ‘자연의 소중함을 깨달았습니다’…. 아침햇살을 다녀온 3학년 학생들의 소감이 동영상에 담겨있다.
“아침 화단 산책과 아침햇살을 진행하면서 자연의 위대함을 또 확인해요. 핸드폰과 게임기에 중독된 아이들을 치유해주고, 생명에 대한 감성도 높여주거든요. 달라진 아이들 때문에 부모님들로부터 인사를 많이 받습니다. 우리 교육 과정에서 초등학교 때만이라도 자연과 친해질 수 있는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어요.”
이경원 교사는 올 해로 10년 째 고양시에서 아이들을 가르쳐왔다. 장항습지와 북한산, 호수공원, 많은 도서관과 어울림누리 등 활용할 수 있는 교육적인 시설이 많은 고양시가 참 좋단다.
정경화 리포터 71khj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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