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M, 소비자시장 공략해 글로벌기업으로 성장
최근 미국발 금융위기에서 시작된 글로벌 경제위기는 1929년 대공황과 비교되곤 한다. 저금리정책으로 인한 자산 거품과 과잉생산 등 위기의 원인에서부터 자산가치 붕괴가 실물경제 위축으로, 실물경제 위축이 다시 자신가치를 떨어뜨리는 전개과정까지 닮아 있는 까닭이다. 경제위기를 맞아 대부분 기업들은 생존을 우려하고 있는 것도 당시와 지금이나 똑같다. 실제 대공황의 정점이었던 1929년부터 1932년까지 8만5000개의 기업이 도산하고, 5000여개가 넘는 은행이 파산했다.
하지만 대공황을 겪으면서 오히려 세계적 거대 기업으로 성장한 사례도 없지 않다. 이들 기업은 얼마나 슬기롭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위기가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미래지향적 전략을 세우고 이를 실행에 옮기는 기업에게는 불황이 도약의 토대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3M이다. 미국 미네소타주에서 자본금 5000달러의 소규모 채광·제조회사로 출발한 3M은 대공황 이전까지만 해도 별 볼일 없는 기업이었다. 하지만 3M은 장기 불황에도 적극적으로 시장 개척에 나선 결과 세계적인 사무용품 회사로 거듭날 수 있었다.
시작은 1925년 3M의 연구원인 리처드 드두가 스카치테이프의 시초제품인 ‘마스킹 데이’를 개발하면서부터였다. 3M은 이 테이프를 토대로 수년간 연구개발을 거듭해 상자 포장용 스카치 셀로판 테이프를 선보였다. 3M이 스카치테이프를 출시한 것은 1930년대초. 미국 경제가 최악으로 치닫는 상황이었다. 3M은 포장업체들을 대상으로 판촉활동을 벌였지만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선 업체들은 신제품을 거들떠 보려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3M은 포기하지 않고 일반 소비자들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공황을 맞아 소비자들 사이에 일고 있던 재활용 움직임에 주목했던 것. 당초 상자 포장용으로 만들어졌던 스카치테이프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못 쓰게 된 생활용품을 수리하는 도구로 활용되기 시작했다. 찢어진 책과 깨진 유리창은 물론 찢어진 옷에까지 요긴하게 쓰이면서 스카치테이프는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고, 3M은 세계적인 사무용품 전문회사로 발돋움하는 토대를 마련할 수 있었다.
켈로그는 더욱 극적인 사례를 보여준다. 대공황 이전까지 시리얼 시장의 절대강자는 포스트가 차지하고 있었다. 켈로그는 2위 업체이긴 했지만 포스트에는 한참 뒤지고 있었다.
대공황이 시작되자 포스트는 원가관리와 마케팅 축소에 나섰다. 제품 광고와 판촉행사를 줄이는 등 마케팅 비용을 절감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켈로그는 반대전략을 펼쳤다. 오히려 광고를 더 늘리고 적극적인 마케팅을 전개했다. 심지어 대공황으로 양산된 극빈자들에게 자사의 시리얼을 무료로 배급하는 사회공헌 마케팅까지 실시했다.
이후 경제위기가 지나자 시리얼은 미국인들의 대표적인 아침식사로 자리 잡았고, 켈로그는 넓어진 시장의 1위 업체로 올라설 수 있었다. 대공황시기 켈로그의 마케팅 전략은 지금까지도 불황기 기업의 성공적인 마케팅 모델로 손꼽히고 있다.
존슨앤존슨은 대공황 시기에 대표적인 윤리경영 선두기업으로 자리 잡으면서 장기지속성장의 발판을 마련한 기업이다.
존슨앤존슨은 1929년 세계 대공황이 시작되자 기업의 책임 범위를 사회에까지 넓히겠다는 내용의 ‘Try Reality’를 공표했다. 경제위기로 어려워진 수요자와 지역사회까지 기업이 책임져야 한다는 점을 명시하고 사회공헌활동을 확대해나간 것. 1943년에는 회사의 윤리강령인 ‘우리의 신조’를 발표했다. ‘우리의 신조’에는 △제품과 서비스를 이용하는 모든 사람 △전세계 지역사회, 세계 공동체 △회사의 주주에 대해서 책임을 져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존슨앤존슨이 1980년대 타이레놀 독극물 투입사건이 발생하자 이를 숨기지 않고 신문광고를 통해 복용금지를 알리고 자발적으로 회수, 오히려 고객들의 신뢰를 쌓을 수 있었던 것도 1930년대부터 다져온 윤리경영의 토대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존슨앤존슨은 경제 위기에 근시안적으로 접근하지 않고 미래지향적 관점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했다. 그 결과 고객들에게 인정받는 윤리기업으로 자리잡고 장기 성장을 이어갈 수 있었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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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발 금융위기에서 시작된 글로벌 경제위기는 1929년 대공황과 비교되곤 한다. 저금리정책으로 인한 자산 거품과 과잉생산 등 위기의 원인에서부터 자산가치 붕괴가 실물경제 위축으로, 실물경제 위축이 다시 자신가치를 떨어뜨리는 전개과정까지 닮아 있는 까닭이다. 경제위기를 맞아 대부분 기업들은 생존을 우려하고 있는 것도 당시와 지금이나 똑같다. 실제 대공황의 정점이었던 1929년부터 1932년까지 8만5000개의 기업이 도산하고, 5000여개가 넘는 은행이 파산했다.
하지만 대공황을 겪으면서 오히려 세계적 거대 기업으로 성장한 사례도 없지 않다. 이들 기업은 얼마나 슬기롭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위기가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미래지향적 전략을 세우고 이를 실행에 옮기는 기업에게는 불황이 도약의 토대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3M이다. 미국 미네소타주에서 자본금 5000달러의 소규모 채광·제조회사로 출발한 3M은 대공황 이전까지만 해도 별 볼일 없는 기업이었다. 하지만 3M은 장기 불황에도 적극적으로 시장 개척에 나선 결과 세계적인 사무용품 회사로 거듭날 수 있었다.
시작은 1925년 3M의 연구원인 리처드 드두가 스카치테이프의 시초제품인 ‘마스킹 데이’를 개발하면서부터였다. 3M은 이 테이프를 토대로 수년간 연구개발을 거듭해 상자 포장용 스카치 셀로판 테이프를 선보였다. 3M이 스카치테이프를 출시한 것은 1930년대초. 미국 경제가 최악으로 치닫는 상황이었다. 3M은 포장업체들을 대상으로 판촉활동을 벌였지만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선 업체들은 신제품을 거들떠 보려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3M은 포기하지 않고 일반 소비자들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공황을 맞아 소비자들 사이에 일고 있던 재활용 움직임에 주목했던 것. 당초 상자 포장용으로 만들어졌던 스카치테이프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못 쓰게 된 생활용품을 수리하는 도구로 활용되기 시작했다. 찢어진 책과 깨진 유리창은 물론 찢어진 옷에까지 요긴하게 쓰이면서 스카치테이프는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고, 3M은 세계적인 사무용품 전문회사로 발돋움하는 토대를 마련할 수 있었다.
켈로그는 더욱 극적인 사례를 보여준다. 대공황 이전까지 시리얼 시장의 절대강자는 포스트가 차지하고 있었다. 켈로그는 2위 업체이긴 했지만 포스트에는 한참 뒤지고 있었다.
대공황이 시작되자 포스트는 원가관리와 마케팅 축소에 나섰다. 제품 광고와 판촉행사를 줄이는 등 마케팅 비용을 절감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켈로그는 반대전략을 펼쳤다. 오히려 광고를 더 늘리고 적극적인 마케팅을 전개했다. 심지어 대공황으로 양산된 극빈자들에게 자사의 시리얼을 무료로 배급하는 사회공헌 마케팅까지 실시했다.
이후 경제위기가 지나자 시리얼은 미국인들의 대표적인 아침식사로 자리 잡았고, 켈로그는 넓어진 시장의 1위 업체로 올라설 수 있었다. 대공황시기 켈로그의 마케팅 전략은 지금까지도 불황기 기업의 성공적인 마케팅 모델로 손꼽히고 있다.
존슨앤존슨은 대공황 시기에 대표적인 윤리경영 선두기업으로 자리 잡으면서 장기지속성장의 발판을 마련한 기업이다.
존슨앤존슨은 1929년 세계 대공황이 시작되자 기업의 책임 범위를 사회에까지 넓히겠다는 내용의 ‘Try Reality’를 공표했다. 경제위기로 어려워진 수요자와 지역사회까지 기업이 책임져야 한다는 점을 명시하고 사회공헌활동을 확대해나간 것. 1943년에는 회사의 윤리강령인 ‘우리의 신조’를 발표했다. ‘우리의 신조’에는 △제품과 서비스를 이용하는 모든 사람 △전세계 지역사회, 세계 공동체 △회사의 주주에 대해서 책임을 져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존슨앤존슨이 1980년대 타이레놀 독극물 투입사건이 발생하자 이를 숨기지 않고 신문광고를 통해 복용금지를 알리고 자발적으로 회수, 오히려 고객들의 신뢰를 쌓을 수 있었던 것도 1930년대부터 다져온 윤리경영의 토대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존슨앤존슨은 경제 위기에 근시안적으로 접근하지 않고 미래지향적 관점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했다. 그 결과 고객들에게 인정받는 윤리기업으로 자리잡고 장기 성장을 이어갈 수 있었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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