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하는 강남여성 취업관

주부들 너도나도 ‘취업 준비생’ 대열로

지역내일 2009-04-18
불황 또는 자아 위해 실제 취업보다 준비과정 즐겨…전문가 교육과정, 자격증 취득 등

나라가 온통 일자리 창출로 열기가 뜨겁다. 불황으로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일에 대한 관심이 더욱 고조되고 있는 이때, 남편들이 직장에서 내몰리거나 수입이 줄어들면서 주부들이 취업전선에 뛰어들고 있다.
그동안 강남은 주부들이 취업을 하려는 의지가 가장 약한 지역이었지만 불황을 겪으면서 일부는 경제 때문에 혹은 자아를 위해 일을 잡으려는 주부들이 늘어났다. 하지만 다른 지역처럼 아무 일이나 무작정 뛰어들지 않고 철저한 준비과정을 겪으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잡으려는 경향이 강하다. 취업 준비생 대열에 끼여 준비과정 그 자체를 즐기는 주부들이 많은 것도 강남만의 특징이다.

직장인도 전업주부도 ‘엄마는 취업 준비 중’
강남 주부들은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기 때문에 생계형 취업이 아니라는 점에서 비교적 여유롭다. 유독 취업준비생이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굳이 일자리를 갖지 않아도 되기에 취업을 빌미삼아 자신의 취미나 좋아하는 일을 좀 더 심도 있게 배우고 자격증을 따거나 수료증을 얻는다. 이렇게 해서 취업을 하는 경우도 있다.
일을 선택하는 스타일도 강남주부만의 특징이 있다. 강남구 여성인력개발센터 논현점 홍미경 국장은 “강남주부는 육아문제 때문에 풀타임으로 근무하는 것보다 파트타임이나 프리랜서를 선호한다”며 “결혼 전 전문직을 가졌던 경력 단절 주부들은 일에 대한 의욕이 더 높아 실제 수료 후 취업까지 가능한 전문교육 과정이나 자격증 취득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풍부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비교적 시간이 자유로운 창업에 눈길을 돌리는 주부들도 있다. 일을 가지려는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고 하지만 여전히 타 지역에 비해 강남은 주부들이 취업에 대해 적극적이지 못하다는 의견이다. 서울강남종합고용지원센터 취업지원팀 백승철 팀장은 “타 지역 주부들은 닥치는 대로 일을 찾는 생계유지형이 많아, 급히 일자리를 찾는 문의가 꽤 되지만 강남은 주부들이 직접 일자리를 찾아 달라는 문의는 거의 없다”고 밝혔다. 대신 과거 종사했던 전문적 일이나 취미 등을 상담하면서 어떻게 재교육을 받아 자신에게 맞는 일을 찾아야 하냐고 길을 묻는다고.
일은 하고 싶지만 육아나 가사에 등한시하기도 싫다는 의식이 강한 강남주부들이 완전한 직장인이나 전업주부를 피해갈 수 있는 길이 바로 ‘취업 준비생’이라는 이름이다.

쉽게 만날 수 있는 주부 취업준비생들
실제 강남 곳곳에는 취업 준비를 위한 강좌나 프로그램이 많다. 이곳에서 강남주부 취업준비생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강남구여성재취업 프로젝트, 강남(서초)여성인력개발 센터 취업여성 아카데미, 서울강남종합고용지원센터 취업특강 프로그램 등을 비롯 백화점 문화센터, 대학 평생교육원 같은 사설기관에서도 이들을 맞는다. 과거와 달리 보다 다양하고 전문적인 프로그램이 많아 선택 폭도 크다.
강남여성인력개발센터 ‘바리스타 드립전문가 양성과정’은 대기신청을 할 정도로 관심이 높고 ‘어린이 영어지도사 양성과정’, ‘컴퓨터 고객지원 엔지니어과정’, ‘GS강남방송과 함께하는 VJ양성과정’은 수료 후 취업률이 높아 실제 문의가 많다고. 서초여성인력개발센터 ‘쇼핑몰 창업을 위한 제품촬영 실습반’도 일찍 마감되는 인기강좌다.
강남구도 주부취업을 위한 여성재취업 프로젝트 일환으로 ‘중도여성 재취업 직업교육 과정’을 개설하고 ‘강남구기자 양성과정’, ‘문화해설가 기획자’, ‘건강 관리사’, ‘미스터리 쇼퍼’ 같은 강좌를 이 달 중 운영할 계획이다. ‘방과후 지도교사 양성 과정’은 이미 인원을 모아 강좌가 진행 중이다.

실제 취업에 뛰어들기는 어려움 많아
취업 준비생들 가운데 실제 취업에 성공해 활발하게 자신의 일에 올인하는 주부들도 있는 반면 의욕이 있어도 취업에 어려움을 느낀다는 주부들도 만날 수 있다. 어린이 영어지도자 양성 과정을 마친 일원동의 이동희(42세)씨는 방과 후 학교 교실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영어영문과 전공인 자신의 적성과 딱 맞고 일과 가사를 병행할 수 있어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고. 평소 아이들에게 빵을 잘 만들어주었던 실력을 되살려 제과제빵 과정을 마치고 자격증까지 어렵게 취득한 도곡동 주부 양 모(46세)씨. 자격증을 취득했지만 나이가 많은 자신을 마땅히 받아주는 데가 없었다. 실제 양 씨도 새삼 직장을 갖는다는 것이 두렵다고 심정을 밝혔다. 전직 간호사였던 양재동 이경희(48세)씨는 한 대학의 평생교육원 과정에서 사회복지사 과정을 마쳤다. 복지사 자격증 취득 후 취직보다는 노인병원이나 시설 등에서 봉사를 하고 싶다는 자신의 바람대로 요즘 한창 이웃봉사활동에 바쁘다.
서울시도 나서서 ‘엄마가 신났다’ 프로젝트 등을 마련해 주부들의 취업 열기를 더욱 부추기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부딪치는 주부들의 취업은 한계가 있다. 많은 주부들이 취업강좌나 프로그램을 통해 나만의 일을 꿈꾸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이들을 맞이할 준비가 아직까지 미흡하다. 이 때문에 단지 취업 준비로만 끝나는 취업 준비생들이 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한민자 리포터hmj647@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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