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교 새 학년에 적응 못하는 아이들

힘들어하는 우리 아이, 어떻게 하죠?

지역내일 2009-04-08

새 학년 새 학기가 시작된 지도 어느덧 한 달이 지났다. 학년 초가 되면 아이들 스스로는 물론 학부모들까지 마음을 조이며 아이들이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하기를 바란다. 보란 듯 잘 적응하는 학생들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아이들도 있기 마련. 특히 이제까지 잘 지내오던 아이에게 생긴 생활의 변화는 문제시 하지 않고 그냥 넘길 수 있어서 아이들의 부담감이 그대로 유지될 수 있는 위험까지 안고 있다.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될 내 아이에게 생긴 작은 변화,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까? 김지신 아동청소년 상담센터 김지신 소장에게 그 해결안을 들어봤다.

친구 사귀기가 이렇게 힘들 줄 몰랐어요
올해 초등학교 3학년이 된 최 모군은 지난 겨울방학에 지금 사는 곳으로 이사를 왔다. 전학과 함께 새 학년을 맞은 것이다. 최군의 부모는 나이에 비해 성숙한 최군이 별 걱정 없이 새 학교에 잘 적응하리라는 믿음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학교에 갈 시간이면 ‘배가 아프다’거나 ‘늦게 가도 된다’는 말을 자주 하고, ‘이전 학교로 다시 가고 싶다’고 울먹이기까지 하는 것이었다. 최군의 어머니는 “처음에는 아이가 진짜 배가 아프고 너무 일찍 가면 할 일이 없어 그냥 조금 늦게 가려하나보다고 생각했는데, 뜻밖에도 ‘놀 친구가 없다’는 아이의 말에 너무 놀랐다”고 털어놓았다. 아이들의 교육에 더 나은 환경을 찾아 이사 온 부모의 입장에서 그야말로 마른하늘에 날벼락 같은 소리였다.
김지신 소장 : 전학하고 이제 한 달 정도 되어서 아직은 새로운 학교, 학급, 또래관계가 낯설고 부담을 느낄 수 있다. 반 아이들과 어울리고 싶고, 말을 걸고 싶은데 상대 아이가 들어주지 않거나 전학 왔다고 거부적인 반응을 보인다면 아이가 당황해하는 것이 당연하다. 이러한 경우, 부모는 아이가 가진 기질적 특성이나 표현방식을 충분히 이해하고 아이가 느끼는 감정을 공감해주며, 아이가 원하는 바에 대하여 함께 의논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전학한 첫 학기동안은 새로운 친구들과 적응하는 준비기간으로 생각하고, 함께 공유할 수 있는 활동들을 찾아볼 것을 제안한다. 예를 들어, 생일초대 또는 친구들을 집으로 데리고 와서 놀거나 곤충 기르기 등 취미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 주고, 방과후교실과 학원 등에서 자연스럽게 가까워질 수 있는 기회를 갖게 해 주는 것이다. 아이가 진심으로 친하게 지내고 싶다는 의사를 표현할 때 상대 아이들이 전학한 이유만으로 거부하는 태도는 감소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부모가 미리 걱정을 많이 하거나 아이가 적극적으로 다가가도록 재촉하지 말고 아이가 경험하는 과정에서 함께 공감해주고, 함께 좋은 방법을 의논하며 지지해주는 부모의 역할이다.

자존심에 난 상처, 치유가 안 돼요
안 모양은 지난 3월 아주 부푼 가슴으로 중학교에 입학한 새내기 중학생이다. 안 양은 초등학교 때 자타가 공인하는 모범생으로 선생님들은 물론 친구들 사이에도 인기가 높았던 터라 중학교에서의 적응에 대해 전혀 문제 삼지 않았다. 하지만 중학교는 안 양이 상상하던 초등학교의 연장선이 아니었다. 먼저 자신을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는 사실이 안 양을 힘들게 했다. 거기다 3월 초에 있었던 학급임원 선거에서 엄청난 표차로 떨어진 후로는 학교에서 거의 말도 하지 않는다고.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수학을 잘 한다는 자부심을 평소 가지고 있던 안 양에게 수준별 이동수업을 하는 수학 수업에 최고반이 되지 못한 것 또한 자존심이 허락하질 않았다. 별다른 준비 없이 시험 친 것을 후회해봤지만 이미 반배정이 끝난 후. 그 후로 안양은 집에만 오면 거의 잠만 자 부모의 마음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김지신 소장 : 중학생들은 초등학생과 달리 성적, 운동능력, 체격, 외모 등 또래관계에서 눈에 보이는 비교기준에 따라서 자신에 대한 존재감이 영향을 크게 받으며, 열등감을 경험하는 청소년이 많이 나타난다. 초등학교에서 인기가 있고 또래관계에서 리더 역할을 하던 청소년이 중학교 입학하면서 동급생으로부터 인정을 받지 못하고 상대적으로 위축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부모가 자녀에게 “괜찮아, 네가 실력을 보여주면 될 거야” 혹은 “너를 무시하는 아이들하고는 함께 지내지 말아라” 식의 위로하는 말을 해주지만, 정작 본인은 쉽게 초등학교 시절의 자신감을 되찾지 못한다.
이 시점에서 청소년이 처한 상황에 대해 가족관계, 친구관계 및 학습능력 등을 객관적으로 살펴볼 것을 제안한다. 실제적으로 학습능력이나 친구관계가 크게 떨어지지 않는데도 본인이 심하게 열등감을 느끼고 자신감이 뚝 떨어졌을 수가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초등학교 시절에 실제 능력보다 많이 인정을 받아와서 늘 불편한 마음이었을 수도 있다. 또한 자신에 대한 자존감은 학습능력에만 있는 것이 아님을 깨닫게 해야 한다. 현재 평가된 학습능력에서 과목에 따라서 높게 인정받을 수도 있고, 실력을 인정받지 못할 수도 있다. 학습능력이 상대적으로 뒤떨어진다고 해서 친구관계까지 위협을 받거나 존재감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어야 한다. 아이가 의욕을 상실하고 상심한 채 잠을 필요이상으로 많이 자는 모습은 심리적으로 볼 때 청소년 우울감이 심한 것으로 보인다. 부모의 위로와 설득으로 긍정적인 변화를 보이지 않는다면 전문가 상담을 권유한다. 이는 청소년의 발달 특성상 부모보다 전문가 상담이 더욱 효과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박지윤 리포터 dddod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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