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도 빵~ 터질 수 있을까?

지역내일 2009-04-29


곧 개봉할 영화 ‘박쥐’가 세간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가운데 주연배우인 송강호는 여주인공인 김옥빈에 대해 “이번 영화를 통해 자기 틀을 깨고 일정 궤도에 오르는 경험을 하게 된 배우”라고 소개하고 있다. 김옥빈은 이 영화에서 차가운 아스팔트 길을 맨발로 미친 듯이 달리는 등 완전히 배역에 녹아들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렇게 종종 배우들 중에서는 갑자기 물오른 연기를 통해 실력 있는 배우로 거듭나는 경우가 있는데, 김명민이나 전도연 등의 톱스타가 그 예라고 할 수 있겠다.

이런 경우는 다른 분야와 일에서도 발견된다. 피를 토하는 발성을 통해 득음의 경지에 오르는 고수나, 수년간 들었지만 잘 들리지 않던 영어가 어느 날 깨끗한 음색으로 다가서는 경우가 그렇다. 또 많은 전문가들이 아마추어에서 전문성을 가지게 될 때 수많은 누적된 힘을 통해 임계치를 깨뜨리며 단숨에 전문가의 영역으로 돌파하며 뛰어드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에는 필연적으로 ‘독함’이 뒤따른다. 남들이 힘들어 포기하는 영역을 넘어 한 걸음 더 나간 상태, 더욱 ‘집중력’을 가지고 무언가를 추구하게 될 때 얻게 되는 카타르시스이다.
하지만 종종 이러한 상태에 대해 ‘독함’이나 ‘집중력’만 가지면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오산이다. 우리나라 최고의 학력과 마스크라 인정받는 미녀 배우가 ‘독하게 망가지면서’, ‘집중력을 발휘하면서’ 연기했던 영화가 흥행에서도 비평에서도 별다른 성공을 거두지 못했던 사례가 있듯이 단순히 독함이나 집중력을 발휘한다고 얻어지는 것은 아닌 것이다.
공.부.가 정말 그렇다.

투철한 의지와 반복으로 중간고사 한번은 잘 볼 수도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롱런 할 수는 없다. 집중력을 가지고 공부하는 건 바람직하지만 어떻게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는가가 더욱 중요한 일이다. 결국 독함이나 집중력은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은은히 배어 나와야 한다. 좀 더 쉽게 말한다면, 사실은 공부든 연기든 먼저 자신을 비우고 녹아들 수 있어야 한다. 오히려 독한 의지나 가공할 집중력은 잔뜩 어깨에 힘이 들어가게 하고 자연스러운 몰입을 저해한다.
미녀배우는 자신의 아름다움을 버릴 줄 알아야 하며, 수험생은 옆 친구가 나보다 2등이 더 높다는 사실을 잊어야 한다. 오늘 영단어를 다 외우지 않으면 또 학원에서 한 시간 씩 남게 될지도 모른다는 사실은 잊어야 한다. 아니, 그런 걸 다 어떻게 잊고 사느냐고? 정말 다 잊고 살면 오히려 나사풀린 것처럼 방만해지지 않을까 생각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자. 김명민이든 우등생이든 공통점은 자기가 해야 할 역할이나 방향을 더욱 고민해서 자신의 행동을 결정한다는 점에서 같다. 이들이 비전문가와 비교할 때 가장 큰 차이가 뭐냐면, 고민이 걱정보다 더 많다는 것이다. 보통 사람들, 보통 학생들에게 실제를 얘기해보라고 하면 대부분 답이 있는 고민보다는 해봐야 별 도움이 안 되는 걱정을 훨씬 더 많이 하고 살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고민하는 자는 혼자서 뭔가를 찾아내게 된다.(자기 주도적 활동) 이것이 똑 같은 시간을 쓰면서도 다른 사람들보다 더 깊어질 수 있는 이유다.

특히 중학생 때에는 너무 과도하게 독함이나 집중 자체를 강조하지 말자. 중학생 때에는 공부체력을 길러야 할 나이다. 이 때 필요한 게 습관화를 통한 독함이나 집중 체험이 아니다. 동기를 찾도록 이끄는 게 훨씬 더 중요한 시기이다. 자신을 찾고 고민에 빠져야 할 필요가 있다. 부모님이 누차 강조하신 공부의 필요성이 아니라 진정한 나이기 위한 방향은 무엇인지 생각해 내야 한다.
하지만 가끔 중학교 때 그렇게 안이하게 생각하면 시간이 모자랄 것으로 생각하시는 부모님이 계시다. 어쩌면 맞는 얘기다. 아직 공부체력이 신장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높은 학력을 위해 지금부터 부지런히 지식량을 쌓아 올려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먼저 공부체력을 쌓아 “레벨”이 달라지고 나면 쌓는 속도 자체가 크게 바뀌게 된다. 자, 동일한 결과를 가져온다면 지금 무딘 도끼날로 남은 한나절 동안 도끼를 탓하며 힘들게 나무를 베겠는가? 아니면 잠시 느려지겠지만 도끼날을 제대로 갈고 반나절동안 흥나게 나무를 베겠는가? 선택은 고스란히 부모와 자녀의 몫이다.

김영권 대표코치
루드베키아
(02)2051-8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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