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마시지 않았어도 마신 셈이다

지역내일 2009-05-08
음주를 생물학적 현상으로 이해한다면, 손과 팔의 근육을 이용하여 술잔을 집어 들고 입에 술을 털어 넣어 목구멍을 통해 소화기관으로 넘기는 행위다. 반대로 그렇게 하지 않는 한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뱃속에 술이 한 방울도 들어가지 않았는데 누가 이 말을 반박할 수 있을까? 그러나 단주 생활을 적어도 수년쯤 해온 사람들은 술을 입으로 넘기지 않았다고 해서 꼭 술을 마시지 않은 것은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이해한다.
S씨는 술로 세월을 보내는 동안 부인에게 이혼을 당하고 자녀들과도 헤어졌다. 넉넉한 집안에서 태어나 고등교육을 받고 전문직으로 번듯한 직장 생활을 하던 그가 지금은 혼자 방을 얻어 일용직으로 살아가고 있다. 수년 전 처음 술을 끊은 후에도 중간 중간 재발을 반복했는데, 그는 재발할 때마다 그 원인이 회한이나 외로움 같은 부정적인 감정 때문인 수가 많았다고 한다. 술을 끊고 머리가 맑아지자 지난날에 대한 그리움, 이혼에 대한 후회, 배우자와 자녀들에 대한 자책감으로 마음이 견딜 수가 없었다고 한다. 술을 멀리하니 자연히 친구들도 멀어졌다. 이내 외로움과 함께 무료함과 지루함이 밀려왔고,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자신은 음주하지 않고 친한 술집 여인에게 술을 사주며 대화를 나누며 고독을 달래겠다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그녀에게만 술을 권하였을 뿐 자신은 절대로 마시지 않았다. 그러나 이내 또다시 술을 마신게 되었다. 그녀가 권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먼저 술잔을 들었다는 것이다.
J씨는 친한 친구에게 문상을 가서 밤늦도록 친구들과 자리를 지켰으나 결코 음주하지 않았다. 밤늦게 집에 돌아왔는데 부인이 음주를 의심하자 매우 기분이 나빠졌다. J씨는 상가 집에서 그날 친구들과 어울린 자리에서는 술 생각이 전혀 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나중에 인정한 것은 집에 돌아오는 길에 ‘딱 한잔만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조금 들더라고 하였다. 그런데 들어가자마자 부인이 기분 나쁜 소리를 하자 바로 술 생각이 엄습하더라고 하였다.
위와 같은 예들은 술을 마시지 않았어도 술을 마신 것이나 다름이 없다는 실증적인 예이다. 공기 속으로 기화한 알코올에 의한 화학적 작용이든, 환경적 심리적 습관적 현상이든, 알코올이 직접 체내에 들어가지 않았어도 뇌에서는 무언가 이상 흥분이 일어났다는 점에서 똑같다. 이런 일이 반복된다면, 장기간의 단주로 술이 뇌에 미쳤던 영향의 잔재까지 말끔히 씻어내야 하는 회복의 경과시간과는 자꾸 멀어지게 되고 만다.

강원알콜상담센터 신정호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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