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로국밥 부부? 닭살 전략 세워야!”

지역내일 2009-05-22
5월 가정의 달에 보는 강남의 부부문화
자녀교육으로 부부중심문화 힘들어…길어진 노년 대비 알콩달콩 동반자 연습 필요

강남 엄마는 위대한 모성을 지녔다. 그러나 위대한 모성의 깊은 곳을 들여다보면 자녀교육, 재테크, 남편, 시댁과의 관계에 짓눌려 크고 작은 우울증을 겪고 있기도 하다. 강남 아빠 역시 위대한 부성의 소유자들이다. 기러기 아빠를 자처하면서 자녀를 유학시키고 일벌레로, 돈버는 기계로 살아간다. 누구보다도 결혼에 대한 판타지를 갖고 결혼생활을 시작했지만 희생을 바탕으로 가정을 유지해야 하는 삶에 허덕이고 있는 강남의 부부들.
이에 대해 백상정신과 박수룡 원장은 “노후자금 마련에 투자하는 만큼 부부의 행복을 위해 투자하고 있는지를 반문해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가정의 달을 맞아 이들 강남 부부문화의 현주소와 전문가의 조언을 들어 보았다.

자녀 교육에 올인, “부부중심 문화 가꾸어야”
어느 날 갑자기 슈퍼마켓 계산대의 줄이 짧아졌고 은행과 백화점이 한산할 뿐더러 점심 때 주부들로 시끌벅적하던 식당이 조용해지면 아이들 시험 기간임이 분명하다. 자녀 시험기간이 다가오면 엄마들은 오로지 아이들 뒷바라지에 올인, 두문불출하고 연락두절까지 한다.
사실 강남에서 자녀 교육은 지상 최대의 과제다. 그러니 자연히 자녀중심의 가정을 꾸리게 되고 엄마는 자식을 빼면 인생이 없는 것처럼 산다.
그런데 문제는 이처럼 따로국밥처럼 지내던 부부가 자녀 성장 후 자녀로부터 심한 소외감과 배신감을 느껴 우울증이 생기고 화병까지 생긴다는 것이다. 서초동에 사는 주부 김상희(55)씨는 “올 봄 둘째 딸 결혼 후 우울증이 왔다. 중매로 결혼한 남편과 성격이 맞지 않아 그동안 애들만 알고 지낸 것이 후회가 됐다”며 “앞으로 남은 인생을 재미없는 남편하고만 둘이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또한 평균수명이 길어져 부부만의 삶을 엮어 나가야 할 기간이 길어져 부부중심문화의 필요성은 더 커졌다. 백상정신과 박수룡 원장은 “중ㆍ노년기에는 부부사이가 좋아야 심혈관계의 기능이 좋아지고 우울증과 스트레스가 완화되며 노화가 방지된다. 하지만 화목한 부부문화는 젊어서부터 역사를 가져야지 자식이 독립하고 서로 여유시간이 많아지면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이 결코 아니다”면서 “바람직한 부부문화는 부부 각자가 정체감을 가지고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며 존중하는 데서 시작한다. 중요한 것은 가족 간 건강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인데 이때 부부사이의 거리가 부모-자녀의 거리보다 가까워야 건강한 부부관계가 성립한다”고 조언했다.

조기유학이 부부를 희생 시킨다
반포동에서 한의원을 운영하는 정 모원장은 아내와 초등학생과 중학생 자녀를 호주로 보낸 지 1년도 지나지 않았지만 그는 벌써 외로움에 그로기 상태다. 그동안 잃어버린 가족의 가치는 그깟 영어에 비교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아리따운 여성의원 성교육센터 박혜성 소장은 “가족이 오래 떨어져 있으면 가족 간의 친밀감이 떨어지고 서로에게 무관심해지게 돼 있다”라며 “부부에게 성은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위해서 필수적 요소인데, 섹스리스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부부 관계에 적신호가 켜지게 마련”이라고 말했다. 기러기 아빠의 가장 큰 문제점은 식구들이 오래 떨어져 살다 보니까 부부가 이혼하고 자녀가 남남이 되는 가족해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박 소장은 “기러기 아빠의 경우 가족 생활비에 대한 부담감, 외로움 등의 스트레스 해소법으로 알코올중독 등 부작용이 생길 확률이 높다. 전화나 이메일, 컴퓨터 메신저 등을 활용하고, 가능하면 잦은 상호방문을 통해 바람직한 부부관계를 유지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명퇴 후 왕따, “서로 맞춰주는 노후 연습 중요”
압구정동에 사는 황모(56ㆍ주부)씨는 요즘 남편(58ㆍ무직)의 뒷모습만 봐도 울화가 치민다. 대기업 간부로 지내다 퇴직한 지 6개월째 접어드는 남편이 실업자가 된 뒤 갑자기 아내와 아이들 일에 사사건건 끼어들어 불청객 노릇을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누가 조금이라도 기분 상하는 말을 하기라도 하면 ‘내가 가족을 위해 그동안 어떻게 살아왔는데’ ‘내가 누군데’라며 벌컥 화를 낸다. 이런 남편과 앞으로 20년 이상 24시간 붙어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천근만근이다. 황씨는 “가끔 모임이 있어 남편이 밖에 나가는 날은 천국같다”며 스트레스를 토로했다.

남편은 책임감이 강하고 가족을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정작 아내, 자식들과 대화나 소통 능력이 떨어진다.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회사 일에 매진하다 보니 그동안 가족과 함께 할 시간이 많지 않았던 탓이다. 박수룡 원장은 “이때 요구되는 것이 바로 남편의 역할과 아내의 역할을 재구성하는 것이다. 가부장적인 권위의식에서 벗어나 가사를 분담하고, 요리나 세탁기 사용방법 등을 익혀 아내의 도움 없이 혼자서도 기본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면서 “부부가 공통점을 발견해 함께 시간을 보내며 즐기는 동시에 부부간 차이점을 인정하고 각자의 개별적인 삶을 인정해서 평화롭게 공존하는 방법을 모색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정옥선 리포터 okse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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