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든 챙겨주는 엄마, 하라는 대로만 하는 아이

나는 마마보이·마마걸, 도와주세요!

지역내일 2009-06-07
최근 자녀의 일상생활에 과도하게 간섭하거나, 자신의 뜻대로 자녀의 생활과 학습을 밀어붙이는 부모들이 늘고 있다. 김지신 아동청소년 상담센터 김지신 소장은 “상담을 하다보면 어머니가 아이들의 또래관계와 학습에까지 그 영역을 침범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며 “아이가 스스로 자율적으로 선택하고 그 속에서 책임감을 키울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현명한 부모의 몫”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의지가 아닌 엄마가 하라는 대로만 하는 아이, 그래서 또래들 사이에서 ‘마마보이, 마마걸’이라 불리는 아이들은 본의 아니게 문제의 중심에 서기도 한다.

우리 엄마가 너랑 놀지 말래
초등학교 3학년 최모군. 최군의 엄마는 ‘누구와는 놀고 누구와는 놀지 말아라’는 선을 정확하게 구분해 아이의 친구관계를 간섭하고 있다. 그래서 최군은 엄마가 놀지 말라는 아이와는 눈도 마주치지 않는다. 당연히 아이의 학교생활은 힘들어졌고 주위 친구들이 먼저 최군을 멀리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모든 친구들과 놀고 싶지만 엄마가 두려워 거의 친한 친구가 없는 최군. 하지만 최군의 엄마는 ‘그런 친구 필요 없다. 공부만 열심히 하면 좋은 친구는 언제든 생기게 된다’며 개의치 않는다고.
김지신 소장의 해결안 : 초등학교 3학년이면 성향이 맞고 편안한 친구와 어울리면서 친구의 존재와 소중함을 느끼기 시작하는 시기다. 초등학교 저학년은 다양한 아이들과 관계를 경험하면서 점차 자신의 성향과 다른 사람의 성향을 맞추어가기 시작하는 시기로 아이의 사회생활에도 중요한 때다. 친구를 가리는 엄마의 판단기준이 무엇인지 의문이 간다. 이 경우 아이보다 엄마의 변화가 중요하다. 상담을 통해 아이에게 적절한 부모역할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것이 필요하며, 아이가 엄마를 의식하지 않고 친구와 마음 편하게 다가갈 수 있게 해야 한다. 아이 입장에서 엄마의 뜻을 거스르고 친구에게 가는 것이 아니라, 엄마와 아이가 좋은 관계에서 친구와 관계를 유지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엄마의 인식변화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우리 아이만 소중해요
중학교 1학년 홍모군은 엄마 때문에 친구들 사이에서 난처한 입장에 처했다. 사소한 일에도 친구들 핸드폰으로 전화해 꾸짖고 잘못을 추궁하는 엄마 때문에 친구들이 난감해하면서 점점 멀어지고 있기 때문. 친구들 사이에 서먹함이 미움으로, 그 미움이 거리감으로 이어지자 급기야 홍군엄마는 학교에까지 찾아가 친구들을 문제시 삼았다. 선생님과 다른 아이들의 부모가 모두 개입해 문제가 일단락됐지만 홍군과 친구들은 자연스럽게 멀어질 수밖에 없었다. 홍군도 자신의 일을 엄마가 해결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컸었던 것이 사실이다.
김지신 소장의 해결안 : 중학교 1학년이면 사춘기시기로 그 특성상 성인·권위에 대해 자기의견을 강하게 표출하고, 반항적인 모습까지 보이는 것이 일반적인 발달특성이다. 모든 것을 엄마에게 의존하고, 엄마의 개입이 없으면 불안감을 느낀다면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다. 이 경우도 아이보다 엄마의 변화가 우선돼야 한다. 아이가 혼자 결정하거나 주도적으로 행동하기 힘들어하고 불안해한다면 엄마가 도와주면서 서서히 혼자 설 수 있는 연습을 해야 한다. 이 때 엄마는 단지 조력자로 도움을 줘야 한다.

내 인생은 엄마 것
자기주도적 학습이 아니라 엄마주도적 학습으로 공부하는 중학교 3학년 이모양. 동기부여는 물론 학습목표, 학습방향, 학습전략까지 모두 엄마가 알아서 해주고 있다. 사회적인 분위기에 맞춰 진학학과도 엄마가 수시로 변경해 이양을 혼란스럽게 하지만, 자신의 꿈이나 진로에 대해 한 번도 스스로 걱정해본 일이 없는 이양은 아무 거리낌 없이 엄마를 따르고 있다. 시험을 앞두고도 공부과목과 학습량, 시간을 엄마가 정해주지 않으면 제 스스로 뭘 해야 하는지 몰라 당황스럽기만 하다. 이양의 엄마는 “스스로 공부하는 아이가 얼마나 있느냐, 이렇게라도 해서 성적이 나오면 그만”이라며 자신의 방법을 고수하고 있다.
김지신 소장의 해결안 : 인생에서 학습의 의미와 목적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공부를 잘하고, 성적이 좋다 할지라도 건강한 사회적 관계가 형성되지 않는다면 인생의 목표를 구할 수 없다. 또한 엄마주도적으로 하는 학습은 한계가 있으며, 지금의 성적이 언제까지 우수한 성적으로 유지될 수 있는지도 확신할 수 없다. 이양은 스스로 공부를 계획하고, 자신에게 맞는 학습방법을 찾아야하며, 결과에 따라 시행착오를 경험하면서 진정한 자기주도적 인생을 살아야 한다. 성적이 유지된다고 할지라도 그 의미 자체에 대해 재고해 보아야 할 것. 청소년기 발달특성에서 자아정체감을 형성하고 부모와 독립된 존재로서 자신의 미래에 대하여 생각하는 기회가 철저하게 봉쇄된 상태에서 성격은 당연히 의존적이고, 성향이 다른 친구와 적절한 관계를 유지하기 힘들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아이를 존중하고 아이에게 자율성을 키워주기 위해 어머니가 양육지침을 바꾸어야 할 것이다.
박지윤 리포터 dddod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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