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 만난 사람 - 소마미술관 큐레이터 박윤정 씨

“예술가와 사회의 중재자 역할이 큐레이터 일이죠”

지역내일 2009-06-14 (수정 2009-06-14 오후 1:30:43)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큐레이터’가 선망 받는 직업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겉에서 보이는 것 외에도 큐레이터가 하는 일은 잡다할 정도로 많은 게 실상이다. 전시기획부터 설치, 오프닝 준비, 교육프로그램 개발 등에 이르기까지 큐레이터가 하는 일은 그야말로 끝이 없다. 올림픽 공원 내에 위치한 소마미술관에서 큐레이터로 활동하는 박윤정(44세) 씨의 하루도 마찬가지. 큐레이터로 바쁘게 생활하는 그녀를 만나봤다.


갤러리의 꽃, 큐레이터
예술의 가치를 한층 업그레이드시켜주는 직업, 큐레이터로서 박씨의 생활은 제법 우아해 보인다. 실제로 큐레이터가 진시 기획의 방향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관객의 반응이 달라진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이처럼 우아한 백조의 모습 이면에는 물 밑에서 쉴 새 없이 움직이는 백조의 발이 있다.
“큐레이터는 작가의 작품을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를 위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작업을 해요. 방 배치는 어떻게 할 것인지, 어떠한 작가끼리 묶어서 전시회를 꾸밀 것인지, 또 조명밝기는 어떻게 할 것인지 등 해야 할 일이 아주 많죠. 때문에 전시에 들어가기 시작하면 흡사 노가다가 따로 없어요. 작품을 전시구성에 맞게 설치하기 위해 붙이고, 못질하고, 사다리 타고 올라가 조명밝기 조절하고, 또 그러느라 먼지 뒤집어쓰고…. 밤샘 작업도 자주 한 답니다.”
때문에 예술만의 고귀함에 흠뻑 취하고 예술을 진정으로 사랑하지 않는다면 결코 쉽지 않은 직업이 큐레이터다. 이처럼 예술 속에서, 사람들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예술이 잘 자리 잡도록 매개체 역할을 하는 큐레이터지만, 원래 그녀의 전공은 미술관련 학과가 아니다. 박씨는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했는데, 평소 미술에 관심이 많아 미술사 과목을 함께 듣게 된 뒤 강하게 매료되었다. 결국 대학 4학년 때 방향전환을 하여 미술전공을 위해 대학원에 진학했고, 미국 뉴욕으로 유학까지 다녀오게 됐다”고 말했다.
박씨가 뉴욕에서 공부한 것은 미술행정학. 미술관학과 관련된 미술행정 및 경영에 대해 알기 위해 배우고 공부해야 할 것은 무궁무진했다. 박씨는 “큐레이터는 순수미술은 물론 철학, 윤리, 경제, 사회 등 다방면에 대해 알아야 미술사 이해가 가능하다”면서 “이 때문에 미술관련 새 정보들을 자료정리하고, 타 미술관이나 갤러리의 전시를 자주 보는 한편 미술과 무관하지 않은 사회이슈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 하는데, 할 일이 너무 많이 만족스럽게 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술 저변확대 위해 노력
큐레이터로서 중요한 할 일이 또 있다. 바로 전시회를 보러 오는 일반 관람객에게 조금이라도 제대로 보여주기 위해 자신이 아는 눈높이에서 말하는 것이 아닌, 작품을 잘 이해하고 느낄 수 있도록 배려해주는 것이다. 박씨는 “아는 만큼 보인다고 미술은 작가의 철학과 생활, 당시 시대상황을 많이 알고 보면 작품의 이해도가 달라진다”고 조언한다. 그와 관련해 큐레이터는 자신의 미술취향을 버려야 한다고 덧붙인다. 그래야 일반 대중들이 예술작품에 대해 관심과 친밀도를 가지고 폭넓고 다양하게 미술을 접할 수 있다고. 이것에서 알 수 있듯이 큐레이터로서 그녀의 목표는 사람들이 미술에 관심을 가지고 꾸준히 오도록 하는 것이다.
“미술의 저변확대를 위해 일하는 것이 목표에요. 보다 많은 사람들의 생활 속에 미술이 자리 잡아 삶의 질이 향상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지요. 요즘 미술문화에 대해 관심이 높아졌다고는 하지만 아직 가야할 길은 멀다고 할 수 있어요. 그래서 중요한 것이 어린 시절부터 미술을 접하도록 하는 것이에요. 어릴수록 쉽고 즐겁게, 또 자연스럽게 미술문화를 흡수할 수 있기 때문이죠.”

다양한 전시/프로그램이 풍성한 소마미술관
박씨가 일하고 있는 소마미술관은 열린 복합문화공간으로 미술의 저변확대를 위해 다양한 전시와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예민하고 섬세한 스위스 화가 ‘파울클레’展을 비롯해 ‘ 반고흐에서 피카소까지’, “프랑스 디자인의 오늘”展 등을 마련해 개최해왔다. 최근엔 국내 최초로 ''소마 드로잉센터''까지 개관해 큰 호평을 받고 있다. 현재 소마드로잉센터 공모전 ‘Into Drawing 10(박혜수)전’을 6월 28일까지 열고 있고, 신기한 퓨처 ‘앨리스뮤지엄’展을 개최해 아이들의 창의성을 키울 수 있도록 장도 마련하고 있다.
“소마미술관은 드로잉센터로서 앞으로 다양한 드로잉전시를 주도해나가는 것은 물론 회화, 조각, 사진 등을 전시하며 관람객에게 다가갈 예정이에요. 또 성인과 어린이를 대상으로 교육프로그램도 진행해 생활 속에 예술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문화 예술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다할 것입니다.”

윤영선 리포터 zzan-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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