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수학을 해야 하는가?

지역내일 2009-06-25
“기하학을 모르는 자는 이곳에 들어오지 마시오.”
기원전 4세기경 플라톤이 설립한 아카데미 입구에는 위와 같은 내용이 담긴 현판이 걸려있었다. 수학에 대한 연구자체가 정신을 훈련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며 철학자나 지도자가 되기 위해서는 수학을 필수적으로 공부해야 한다는 플라톤의 생각이 잘 드러나 있는 문구이다.
플라톤의 이러한 생각은 오늘날까지 이어져 우리 학생들에게 고민 아닌 고민이 되고 있다.
학생들이 공부하면서 일반적으로 가장 힘들어하는 과목이 수학이다.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가장 큰 변별력을 가지는 과목도 수학이다. 특목고와 자사고 시험에도 학생들이 제일 어려워하는 과목이 바로 수학이다. 이 의미를 달리 생각해 보면 수학을 잘하면 대학입시나 특목고 입시에 매우 유리하다는 것이다.

수학 과목의 가장 큰 특징은 연계성에 있다. 수학은 한번 기회를 놓치면 되돌리기 힘든 과목이다. 왜냐하면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모든 단원이 계단식으로 연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다른 과목은 학습순서를 바꾸어 공부해도, 학습 이해에 미치는 영향이 수학보다 작다. 왜냐하면 수학만큼 내용의 연관성이 크지는 않기 때문이다. 예를 든다면 수학의 경우 뺄셈을 하기 위해서는 덧셈을 미리 배워야 하고, 또 곱셈을 하기 위해서는 덧셈과 뺄셈을 잘 알아야 한다. 이와 같이 수학은 학습 순서가 계단처럼 나열되어 있기 때문에 앞 단계에 대한 이해 없이는 뒷부분의 이해가 어렵다. 바꿔 말하면 앞 단계를 완전히 이해하면 다음 단계는 쉽게 알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초등학교 시절 숫자의 개념부터 시작되는 수학은 특목고 및 자사고 입시를 거쳐 대학 입시까지 늘 중요한 숙제로 따라다니는 과목이기도 하다. 이는 각 학교의 입시 전형만 살펴봐도 금방 알 수 있는 내용이다.
수학이 배제된 서울권 외고에서는 이미 내신에서 수학 가중치가 크게 높아져 있는 상황이고, 올해부터 지필고사인 학업적성검사가 폐지되는 경기권 외고에서도 내신 반영비율과 더불어 수학 가중치가 매우 커졌다. 김포외고의 경우 타 과목에 비해 수학 가중치가 5배로 경기권 외고 중에 가장 높고, 대일외고는 무려 17배로 서울권 외고 중에서 가장 높은 반영 비율을 보이고 있다. 또한, 한국외대부속 용인외고는 수학만 가중치를 부여하고 있다.
수학의 비중은 자립형 사립고 입시에서는 더 절대적이다. 문?이과 선택이 모두 가능해 자연계열의 대학 선택이 자유롭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자사고의 경우 수학을 잘하는 인재들이 많이 몰린다. 실제로 상산고의 특기자전형 전체 합격생 중 수학특기자가 60%~70%에 이른다.
2010학년도 대학 입시에서 서울대는 정시 1단계에서 인문?자연계열 모두 수리 영역에 25%의 가중치를 두고 있다. 성균관대는 무려 50%의 반영 비율을 제시하고 있고, 작년에는 인문계에서 수리영역을 반영하지 않았던 가톨릭대가 2010학년도 입시에서는 10% 반영하기로 하는 등 대부분의 대학에서 수리영역의 반영을 확대하고 있는 추세이다.

말만 들어도 마음이 ‘쿵’ 내려앉으면서 수학을 피해 좀 돌아갈 방법은 없을까 궁리하는 학생들도 많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무조건 도망가기보다는 이 시점에서 한번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그 오래전 플라톤은 왜, 그리고 현대의 많은 교육기관들은 왜 그렇게 수학을 강조하고 또 강조하는 것인지 그 이유를 말이다.
왜 수학을 해야 하는가? 좋은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거쳐 남들보다 우위의 삶을 살기 위해서? 물론 그렇게 현실적인 문제를 아예 배제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것이 수학을 해야 하는 이유의 전부가 될 수는 없다.
수학을 해야 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논리다.
곱셈을 위해 구구단은 달달 외우지만 정작 구구단의 의미를 정확하게 설명하는 학생들은 드물다. 물론 수학을 잘하기 위해서는 빠르고 정확한 계산력은 필수이며 그를 위해서 수학 공식 또한 꼭 외워야 한다. 그러나 공식을 암기하기 이전에 공식의 유추 과정을 이해하는 것이 우선이다. 사물의 특징을 파악하고 공통점을 발견하여 하나의 결론을 도출해 내는 과정은 인류의 오늘을 만들어 준 인간의 가장 큰 힘이며 그것이 바로 논리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논리를 가능하게 하는 원동력이 수학적 사고력이다.
기원전 4세기경에 이미 플라톤은 수학을 연구함으로써 얻는 논리적 사고와 순수한 정신이 무한한 힘을 발휘하는데 충분하다고 믿었던 것이다.
수학은 형용할 수 없는 정신세계를 현실 속에서 실현시킨다. 아주 단순한 0과 1의 반복이 우리를 IT강국으로 부상시키고 있는 것처럼 수학은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도구인 동시에 주체인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수학을 해야 하는 이유다.

양환주 이사장
올림피아드학원
(02)537-8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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