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사람들

‘목림연가’ 네 번째 그림 이야기

지역내일 2009-07-17
아내, 엄마, 며느리…. 결혼 후 자신의 이름을 잊고 살다보면 문득 채워짐보다 비워짐이 더 많음을 느끼게 된다. 주부로서의 일상에 갇혀 살다보면 어느 새 중년, 자신이 꿈꾸었던 모습과 너무 멀리 와버린 것은 아닐까?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면서 그런 감상에 젖어 쓸쓸해지는 일이 없어요.” 7월 17~23일까지 호수갤러리에서 열리는 ‘목림연가-네 번째 그림이야기’ 막바지 그림 작업이 한창인 ‘목림연가’ 회원들의 이구동성이다.
목림연가는 행신동 서양화가 이두선 작가의 ‘목림화실’ 수강생들이 의기투합한 그림동호회다. 이번 전시회에 참여하는 회원은 13명으로 그동안 갈고닦은 그들의 그림 솜씨를 담은 50여 점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들의 지도를 맡은 이두선 작가는 십 수 년 째 목림화실을 운영하면서 학생, 주부들의 미술지도와 작품 활동을 해 온 서양화가. 1999년 동경 우라야스 시민갤러리에서의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지난 해 대치갤러리에서 5번째 개인전을 가졌고 깃발미술제, 한일창작교류전, 고양 미협전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한 바 있다.
“30대부터 60대까지 연령도 직업도 다양하지만 이 공간에 모여 그림을 그릴 때만큼은 그림이라는 공통분모로 똘똘 뭉쳐 여고 교실처럼 왁자지껄, 화기애애, 너무 분위기가 좋아 안 나오곤 못 배긴다”는 목림연가 회원들. “누가 시킨 것도 아니고 그냥 취미 생활로 시작했는데 모두 한 마음으로 열심히 하다 보니까 매년 전시회를 여는 결과까지 얻게 됐다”고 한다.
미술을 전공하고 미술학원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손숙지씨는 “미술을 전공하긴 했지만 미술도 장르가 다양해 아직 배워야 할 것이 많다”고 겸손해 하지만 아마추어는 이미 넘어선 단계. “서로 시샘도 하고 그래야 실력이 느는데 우리는 너무 친해 누가 누가 더 잘 그리나 시샘하지 않아 실력이 늘지 않는다(웃음)”고 한다.
생활미술을 전공한 박민선씨 또한 “순수미술에 대한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서양화를 그리기 시작했는데 작품이 하나하나 완성될 때 마다 느끼는 성취감이 대단하다”고 한다.
디자인을 전공한 김혜경씨는 손숙지씨 박민선씨와 함께 미술학원을 운영하는 동료. “이두선 선생님 지도가 훌륭하기도 하지만 격의없이 같은 아줌마(?)로 소탈하게 대해주는 매력 때문에 목림화실에 한번 발을 들인 후 매주 금요일 저녁이 기다려진다”고.
미술을 전공하진 않았지만 고교시절 꿈꾸던 미술을 시작해 잠재된 능력을 십분 발휘, 기존 회원들에게 특채(?) 된 임혜영씨는 “새로운 세상을 만나 너무 행복하다”. 유치원 교사인 홍석래씨는 “목림화실에서 그림수업을 받으면서 아동미술에 대한 이해의 폭이 더 넓어져 아이들 지도에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고 한다.
첫 번째 전시회에 참여하는 정수연씨는 “친구 따라 강남 왔다 전시회도 하고 꿈만 같다”며벅찬 소감을 밝힌다. 2년여 스케치를 하다 그림을 본격적으로 그린 지 2년째라는 강동현씨, 서예를 하다가 그리는 맛이 남다른 서양화에 반했다는 박진희씨는 “마음속에 늘 그림이 있었는데 이두선 선생님이 쉽게 지도해준 덕분에 전시회에 참여하게 됐다”고 다.
예순 후반의 나이가 믿기지 않는 목림연가의 맏언니 임순미씨는 “고등학교 때부터 가졌던 꿈을 아이들을 다 출가시키고 나서 늦게 시작해 작품 하나하나가 너무 소중하다”며 “칠순에는 그동안 그린 작품을 모아 가족만의 조촐한 전시회를 갖고 싶다”고.
그동안 지점토 퀼트 등 다양한 공예를 섭렵했지만 그리 오래 가지 못했다는 안선아씨는 “수채화를 시작하면서 다른 곳에 눈을 돌리지 않는다”. 강남까지 직장을 다니면서도 열성적인 서선연씨는 “이제 2년 남짓 배웠는데 10년 공부한다는 생각으로 차근차근 배워볼 생각”이다.
집안 살림과 남편, 아이들 뒷바라지에만 전념하던 주부들이 붓을 든다고 했을 때 ‘그저 취미로 끝나겠지’ 하던 가족이 이젠 가장 든든한 후원자가 됐다는 목림연가 회원들. 그림을 그리는 아내, 엄마를 보면서 남편과 아이들이 더 좋아한단다. 그림으로 자신의 삶을 풍요롭고 아름답게 가꾸어나가는 그들, 목림연가의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
이난숙 리포터 success6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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