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말을 안 듣는 사람

지역내일 2009-08-27
단주를 하겠다고 입원도 수차례 하고 단주 모임에 참여 한지도 약 3년째 된 S씨가 최근에 들어서야 알코올 중독으로부터의 회복이라는 변화에 대하여 눈을 뜬 것 같았다. 어느 날 단주 모임에서 문득 하는 말이 “알코올 중독자들은 모두 말을 너무나 안 듣는 것 같다. 나도 그 중 한 사람이다. 집사람 말도 안 듣고, 의사 말도 안 듣고, 단주 선배들이 권하는 말도 절대로 안 들었던 같다”고 하였다. 단주가 어느 정도 된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나도 그렇다”라고 하여 그날은 한 시간 반 동안 모임 내내 이 이야기가 주로 화제가 되었다.
여기에서 ‘말을 잘 안 듣는다’라는 말은 ‘경청하지 못한다’와는 조금 다른 의미이다. 단주를 시작하는 초기에는 경청 자체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상대방의 말에 주의를 기울이기도 어려운 단주 초기에는, 말로 전달된 내용만이 상대방의 모든 뜻이라고 단정한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상대방의 의도를 제대로 알아들었다고 할 수 없다. 확실하게 소리를 내서 말로 표현하지 않았어도 그 말 속에 숨겨진 의미를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자면 말을 하는 동안 목소리의 크기와 높낮이, 눈빛, 낯빛, 표정, 태도, 제스처 등을 통해 말만으로는 충분히 전달하지 못하는 것까지 알아차릴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정말로 경청한 것이 아니다. 이런 의미에서 경청은 청각적 감지 단계를 넘어 지각과 이해의 문제가 된다.
그러나 ‘말을 잘 듣는다’는 의미는 지각과 이해의 수준을 넘어서는 그 다음 단계의 문제이다. 특히, ‘상대방의 말을 잘 듣는다’는 것은 상대방이 전달하고자 하는 의도를 제대로 지각하고 이해하여 이를 잘 수용한다는 뜻이 된다. 그리고 그 뜻을 수용하면 행동으로 변화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과음의 문제가 있는 사람은 남의 충고나 조언을 잘 받아들이지 않고 따라서 시간이 지나도 아무런 변화가 없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남의 말을 마치 말 잘 듣는 기계 장치처럼 맹목적으로 받아들이는 수도 많다. 술친구라고 빚보증을 너무 쉽게 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문제는 자신을 도와줄 사람들 특히 가족이나 단주 동료들의 말을 듣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말도 안 되는 자신의 뜻만 끝까지 완강하게 고집하는 수가 흔하다. 이 때문에 겪을 필요 없는 재발로 더 고통을 받고, 도와주려는 가까운 사람들이 점점 더 소원해진다. 가족들의 좌절감은 말할 필요도 없다.

강원알콜상담센터 신정호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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