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옻'은 옻나무 진액을 모아서 가공처리하여 가구의 칠로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집안의 밥상에서부터 나전칠기에 이르기까지 그 쓰임새도 많을 뿐더러 아름답기까지 하다. 나전칠기 등에 쓰이는 '칠'이라 하는 것을 '생칠', 즉 '생옻'이며, 마른 옻은 '건칠'이다. 이것은 옻나무를 줄기 껍질을 칼로 상처를 내서 흘러나오는 진을 말린 것이다. 처음에는 회색이던 것이 물기가 없어지면서 검붉은 색으로 변하게 되는데 이것이 벌집모양으로 작은 구멍이 나면서 윤기가 돌게 된다. 이것을 밀폐된 가마에서 가열해 탄화시키면 독이 없고 위 손상도 없게된다. 그러니까 독성만 다스리면 천하명약이 되는 것이다.
옻의 독성은 기생충 등 벌레는 물론 세균과 박테리아까지 죽이는 성질을 갖고 있다 한다. 그래서 예로부터 고급 목공예품이나 가구를 보호하기 위한 도료로 사용돼 왔고 특히 한국의 참 옻은 그 효과가 우수하여 미국 NASA의 우주선에도 일부 정밀부품의 보호를 위해 도료로 사용하고 있다. 최근 연구에서도 옻의 이 같은 성질이 뛰어난 항암효과를 갖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그러나 옻의 독성은 사람에게도 알레르기를 일으켜 해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전문지식 없이 함부로 다루어서는 안 된다.
옻의 우수한 효능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독을 제거하고 먹어야 한다. 한의사들은 여성들이 생리장애로 하복부에 통증을 일으켜 참을 수 없을 때나 남자가 아랫배에 심한 통증을 느낄 때 옻나무껍질 가루로 한약을 만들어 장기간 복용하면 좋다 한다. 이때는 반드시 따뜻한 술로 약을 먹어야 한다. 산후 후산이 잘되지 않고 어혈이 없어지지 않을 때도 옻이 든 약을 술로 복용하는 요법이 있다. 어혈로 허리가 아픈 경우와 또 외상이나 타박상으로 근육이나 골격에 상처를 입어 멍이 든 채 풀리지 않을 때도 옻을 먹으면 어혈이 제거되고 근육과 골격이 힘을 얻는다. 그러나 어혈이 없는 부인은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날 경우에 대비해서 복용을 삼가는 것이 좋다고 한다. 추운 곳에서 오래 생활하거나 갑작스런 환경변화로 찬곳에 오래 머물러 팔과 다리에 통증이 오는 경우에도 옻나무를 다려 먹으면 통증이 가라앉고 마비가 풀어진다.
옛날부터 효능이 우수한 신비의 약재로 알려진 옻이지만, 신체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독성 때문에 마음놓고 먹기 어렵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옻을 타지 않는 체질이라면 문제가 없겠지만, 자신이 없으면 옻의 독성을 중화시키면서 먹는 방법을 찾아내 복용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옻의 중화 능력이 있는 닭과 함께 삶아 옻닭을 만들면 비교적 간편하고 안전하게 옻을 섭취할 수 있다. 옻을 닭의 뱃속에다 넣어 백숙으로 끓여 먹는 것이 옻닭인데 수족이 냉한 사람에게 좋고 강정효과까지 있으며 특히 옻닭은 위장이 허약한 사람에게 특약으로 알려져 있다. 단, 중풍환자나 알레르기를 갖고 있는 분들은 주의를 요하고 있다.
만성위염, 위궤양에는 닭 한 마리의 내장을 꺼낸 다음 그 속에 옻나무껍질을 가득 채워 넣고 삶아서 그 물과 고기를 먹는데 한 마리를 이틀 동안 먹는다. 한 번 먹어서 효과가 없으면 서너 번 더 해서 먹는다. 소양 체질의 사람은 옻이 심하게 오를 수도 있으므로 주의한다. 옻이 심하게 오르면 뿌리 달인 물을 마시고 또 그 물로 몸을 씻는다. 담낭결석이나 신장, 방광결석에는 앞의 방법대로 옻닭을 만들어 먹거나 날 달걀에 구멍을 조금 내어 생옻을 조금 넣어 하루 3∼5번씩 먹는다. 또는 10개를 까서 그릇에 담은 다음 거기에 옻진을 약간 넣고 끊여서 그것을 하루 동안에 다 먹는다. 극심한 통증이 멎고 결석도 차츰 녹아 없어진다. 늑막염, 간경화증으로 인해 복수가 찰 때 등에도 옻닭을 만들어 먹는다. 대개 서너 마리 만들어 먹으면 낫는다. 그런데 이 옻닭을 먹다보면 종종 옻이 올라서 가렵기도 하고 발진이 생기기 시작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은 원래 옻이 타는 사람들로서 옻에 대하여 알레르기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어떤 이들은 옻닭먹고 옻이 올랐으니 이제는 옻닭에 면역이 된거고 다음에는 괜찮을 거라 생각하는데 이런 생각은 예방이라는 말을 잘못 알고 하는 말이다. 옻닭 알레르기는 면역반응이어서 항원 즉 옻닭과 자주 접촉하면 할수록 그 반응이 커진다. 그러므로 한번 옻이 오른 사람은 다음에 옻닭을 먹을 때에는 더욱 더 그 반응이 심하게 나타난다. 그러므로 옻닭을 먹고 옻이 오른 사람은 다음에는 옻닭 섭취를 삼가야 한다. 최초로 옻닭을 먹을 경우 나이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대체로 일주일 한번 혹은 두 번 정도 3-4 개월 정도 복용하면 매우 건강해진다. 옻의 뛰어난 치유효능은 만성위장병(위염 위궤양 위무력증 위하수증) 신장병 발기부전 생리통 수족냉증 변비 피로회복 주독(술독) 관절염 신경통 피부병, 암의 예방 및 수술 후 전이방지 당뇨병 지방간에서 찾아 볼 수 있다.
김포에서 옻닭을 만드는 집은 천등고개 근처의 구 도로 쪽으로 가면 풍곡동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이러한 음식은 보통 옻닭 백숙이 30,000원 정도하고 탕은 한그릇에 5,000원 정도 한다. 또한 김포2동 대촌마을내에 위치하고있는 짱닭집(982-9954)은 닭요리 전문으로 옻닭 백숙을 25,000원(3인분)에 먹을 수 있다. '짱닭'의 장재일 사장은 옻닭은 삶는 시간이 충분해야 좋은 국물을 먹을 수 있기 때문에 옻닭을 먹으러 갈 때는 2시간 전쯤 미리 예약하는 것이 좋다.
(참고자료: 한의사 신재용의 '신 동의보감', 최진규 교수 '발로 찾은 향토명의 및 토종약초장수법')
신명숙 리포터 poo1969@hanmail.net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