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올레길을 찾다

역사와 함께하는 고양 올레길, 걸어보실래요?

지역내일 2009-10-23 (수정 2009-10-23 오후 1:55:46)


지난 9월 11일 오전 9시30분 고양시청 정문 앞. 편한 옷과 운동화 차림의 사람들이 만나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이들은 고양 올레길을 찾아 함께 걷기로 한 고양여성민우회 올레팀과 이들을 안내할 최경순씨였다. 이 날 주교동 밀양박씨 선영을 거쳐 대궐약수로, 사리현동을 넘어 현달산, 고봉동사무소까지 걷는 고양 올레길 1차 코스를 걸었다. 이 코스는 대략 10km로, 총 3시간 30분이 소요되었다. 일행은 중간마다 무덤과 묘비석 등 문화유적이 나타날 때마다 최경순씨에게 그에 얽힌 역사와 인물 이야기를 듣고 사진을 찍었다.
고양 올레길 1차 코스 나들이에 이어, 10월 13일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고양 올레길 2차 코스에 나섰다. 이 때에는 고봉산 습지에서 출발해 황룡산자락 밑 용강서원까지 걸었다. 총 3시간이 걸렸다. 중간에 비가 오다 그쳤는데, 그것조차 올레길의 준비된 과정같이 느껴졌다.
‘고양 올레길을 만드는 사람들’의 최경순씨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고양 올레길을 찾게 된 배경과 과정은?
“고양시에서 만 10년째 살아요. 제 평소 취미중 하나가 묘지기행인데, 고양시에는 고려와 조선시대의 유명인들 무덤이 많아요. 그 무덤들을 찾아다니다 보면 경치 좋은 곳이 많고, 대체로 야산이어서 걷기에 좋아요. 농촌지역도 제법 남아있고, 식물종도 잘 보호되어 있지요. 전부터 ‘이 좋은 길들을 어떻게 연결시킬까?’를 고민해왔어요. 그러던 중 전국의 올레길을 찾아 걷는 고양여성민우회 올레팀에서 우리가 사는 지역인 고양시를 걷고 싶으니 안내를 바란다는 연락이 와서 반갑게 응하게 되었습니다.
고양시에는 역사에서 흔히 접하는 인물과 집안 무덤이 많아요. 예를 들어 장희빈 친정아버지인 옥산부원군 장영의 신도비는 300년이 넘었고 그 조각수법과 크기 등 문화적 가치가 큽니다. 그런데 그냥 방치되어 있어요. 경주최씨의 중시조 화숙공 묘도 성석동에 있는데, 알려진다면 상당수의 사람들이 찾아올 겁니다.
고양시가 만든 문화재 분포지도는 예전 정보를 짜깁기 해 놓은 정도여서, 문화재에 대해 불친절한 도시가 되고 있어요. 좀 더 세밀하고 풍부하게 역사를 설명해 준다면 적은 예산으로 효율적인 체험을 할 수 있을 거라고 봐요. 시의 홈페이지, 안내판을 잘 정비해서 문화자원이 제대로 활용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램으로 올레길을 찾고 있습니다.”

-고양 올레길의 특징은?
“가능하면 도시지역은 피했어요. 한적한 길, 걷기 편한 길, 사색에 방해 받지 않는 길, 작은 길을 기준으로 코스를 잡았습니다. 조그만 동산을 다녀보면 폭 1미터짜리 좁은 길도 굉장히 많아요. 길을 찾으면서 힘들었던 점은 군부대 등 접근금지 지역이 많다는 거예요. 인터넷의 항공사진에는 군사시설이 표시되지 않아 실제의 길과 다른 경우도 많지요. 처음 길을 찾아 나섰을 때, 1시간 이상을 헤매면서 철조망을 따라 갔더니 다시 제자리더군요.(웃음) 인쇄된 상세지도가 없어서 시간도 많이 걸리고 힘들어요. 또 험한 길은 제외시켜야 하니까 가다가 되돌아오기도 하지요. 세부적인 길을 지도로 만들고, 구역마다 이정표를 세우고, 유적지도 활용한다면 고양시가 참 풍요로운 곳이 될 거라고 믿어요.”

-지금까지 찾은 고양올레길 코스와 구상중인 곳은?
“1차는 고양시청~고봉동사무소, 2차는 고봉산~황룡산 자락 용강서원까지 걸었어요. 현재 더 많은 코스를 찾는 과정입니다. 예전에 한양에서 의주 가는 길이 관서대로인데, 중요하고 유서 깊은 길이지요. 지금의 고양동에서 광탄 용미리 넘어가는 길이 주도로입니다. 그 곳과 연결된 내유동으로 난 길도 있고, 행신동의 강뫼 쪽 구릉지대에서 행주산성길, 장항습지가 있는 강변길, 곡릉천길 등 등 머릿속 구상은 꽤 여러 개를 가지고 있어요. 다음 3차 코스도 11월 10일 원당에서 출발해 서삼릉 부근으로 걸을 예정입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고양 올레길 코스를 많이 찾아서 정형화하는 게 우선이겠지요. 걷는 것만으로도 의미있는 길이지만, 그 주변에서 체험하고 관찰할 수 있는 ‘꺼리’들을 많이 제공하고 싶어요. 고양시에서 자생하는 식물종을 관찰하겠다는 계획도 포함되어 있어요. 고양 올레길은 어떤 사람에게는 취미생활이 될 거고, 어떤 이에게는 레저와 스포츠, 누군가에게는 학습의 장, 지역적으로는 훌륭한 복합문화자산이 될 거라고 봅니다.
길을 찾는 건 어렵지 않지만, 자료를 만들고 전문화하는 것은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필요할거예요. 많은 전문가들이 관심을 갖고 함께 하면 좋겠습니다. 전문가뿐 아니라 시민들 각자가 자신이 사는 동네의 걷기 좋은 길 지도를 모아준다면, 퀼트처럼 멋진 작품이 될 것입니다. 시 예산이 투여되는 안정적인 사업의 형태로 진행하거나, 사회적 기업 등 전반적인 기획을 검토하는 중입니다.
고양 올레길을 걷다보면 우리지역에 대한 애정이 깊어질 거고, 문화자원으로 만들면 다른 시도에서도 사람들이 찾아올 겁니다. 이를 위해 우선 Daum에 ‘고양올레길만드는사람들’이라는 카페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어요. 좀 더 빨리 활성화되어야 좋은 길들이 훼손되지 않을 거라는 생각도 듭니다.”
정경화 리포터 71khj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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