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 동네 공원의 재발견 ① 중앙공원

지역내일 2009-10-15 (수정 2009-10-15 오후 5:30:50)
우리가 사는 부천에는 큰 공원과 쌈지 공원들이 많다. 크게는 상동호수공원과 중앙공원, 오정대공원들이 있고 아파트 사이에 있는 소향, 구지, 복사공원 등 쌈지 공원도 여럿이다. 올 가을 가족과 함께 가을 공원을 걸어보자. 다 안다고 생각하는 공원도 세심하게 살펴보면 볼거리, 느낄 거리들이 다양하니까. 자~ 가벼운 추리닝 바람에 운동화 신고 슬슬 사색하러 떠나 볼까.

중앙공원 부들 밭을 아시나요?
중앙공원에는 부들 밭이 있다? 없다? 부들이 뭔지 모르면 모를 것이고 부들을 안다 해도 자세히 보지 않으면 어디? 라고 반문할 것이다. 이곳은 사통팔달 트여있어서 어디께, 라고 하면 금방 알 수 있다. 그러니까, 순천향병원 옆에 있는 부명중학교 앞을 건너 중앙공원에 진입하면 바로 부들 밭, 습지가 나타난다.
이 수변시설은 맹암거에서 유입된 지표수와 기존연못(점핑분수, 실개천, 생태연못)에서 사용된 물을 연결시켜 다시 재활용하는 수경시설이다. 습지 앞 작은 분수에서 솟아나는 물빛이 새로운 기분을 만들어낸다. 그 뒤로는 소시지처럼 생긴 부들이 핀 긴 습지가 펼쳐진다.
한 쪽 흙바닥에 앉아서 책을 읽고 있는 아저씨를 만났다. 그냥 땅바닥인데 10년 째 자신의 아지트란다. 도당동에 사는 그는 한적한 자연의 숨결이 그리워 이곳에 온다. 차가 다니지 않는 골목길을 따라서 운동 삼아 걷는 한 시간의 산책이 더없이 좋다. 건강을 지키고 공원에 와서 책도 읽고 자연의 숨결도 느끼면서 여러 가지를 얻고 간다. “인위적으로 만들어놓은 공원이지만 세월이 가면 자연스러움이 깃들게 마련”이라는 그는 이렇게 좋은 장소가 숨어 있다는 게 기쁘다. 이 장소를 아끼는 통에 다른 사람에게는 알려주지 않는다.
타 지역에서 온 외손자를 데리고 와서 옛날이야기를 들려주는 할아버지를 만났고 소곤소곤 대화를 나누는 연인과 부부도 지나갔다. 습지 앞에서 친구들과 한껏 폼을 잡고 사진을 찍는 사람들도 봤다.
리포터도 벤치에 앉아서 조용한 시간을 즐길 수 있는 한산한 이곳을 사랑한다. 그런데 몇 년을 다녔어도 알지 못했던 사실을 발견했다. 아이들이 아주~ 좋아하는 장소인 걸 알게 된 게다.
이곳 습지는 자연생태박물관에 다름없었다. 다양한 수생식물과 메뚜기, 물고기 치어, 잠자리, 소금쟁이들이 신나게 놀고 있다. 부곡초등학교 1학년 지영이도 가족과 저녁 나들이를 나왔다. 외국출장으로 바쁜 아빠가 집에 오면 이곳에 산책 나오는 게 이 집안 관례란다. 지영이네 가족은 인근에 있는 도토리나무 아래서 도토리 몇 알을 주웠다. 잠자리채로 메뚜기도 여러 마리 잡았다. 잡은 메뚜기는 집에 갈 때 놔주고 갔다.
신도초등학교 4학년들인 김동우, 김재훈, 이찬구, 윤종혁군도 자전거를 타고 왔다. 김동우 군은 “봄이면 올챙이를 잡아 성장과정을 연구했고 여름에는 곤충채집을 했다. 가을에는 바람 쐬러 오고 겨울에 부들 밭을 다 깎으면 바닥에서 얼음도 지친다. 그래서 친구들이 많이 놀러 온다”고 말했다.
웬만한 시골에서도 볼 수 없는 메뚜기가 툭, 툭 튀어 다니는 부들 밭에서 곤충을 관찰해도 좋고 음악을 들으며 자전거를 타도 좋다. 사색하며 걷는 장소로도 훌륭하다. 가을바람과 부들 이파리의 이중주를 들을 수 있으니까. 단, 책 읽는 아저씨가 보이면 교감하며 지나가자. 자기 장소니까 알려주지 말라고 했으니. 잘 자라는 부들은 꺾지 않고, 잡은 곤충은 놔줄 것이며, 갖고 간 쓰레기는 쓰레기통에 버리는 건 시민들의 기본 상식. 또한 오물과 돌멩이를 던지지 말아야 하며 감전위험이 있으니 물속에는 들어가지 않아야 한다. 중, 상동 지역의 허파인 중앙공원을 사랑하는 예의 한 줌은 그 자리에 놔두고 오자.
임옥경 리포터 jayu7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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