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찾고 싶은 경북의 가을]“그곳에 가면 소원이 이루어진다”

‘소원여행’ 관광상품 인기 … 으뜸은 ‘팔공산 갓바위’

지역내일 2009-11-10
‘한가지 소원은 반드시 이루어진다’
경북지역에는 소원명소가 많다. 경산시의 팔공산 선본사 갓바위나 350년 역사를 지녔다는 신비한 돌로 유명한 영천시의 돌할매 등 신비로운 전설을 품은 기도처다. 사랑하는 사람이 소원을 빌면 사랑이 이뤄진다는 울진군 사랑바위(미륵바위), 조선시대 과거길로 잘 알려진 문경새재, 은해사 거조암, 운문사 사리암 등도 사시사철 기도하는 이들로 북적인다. 평소 소망하던 바를 이루기 위해 기도하면서 여행도 한다는 ‘소원여행’이라는 관광상품이 인기를 끌 정도다.

“단풍구경 늦지 않았어요”

9일 오후 경북 소원명소 중 으뜸으로 꼽히는 팔공산 갓바위에 올랐다. 정성껏 기도하면 한 가지 소원은 이루어진다는 소문이 나면서 전국적으로 명성을 떨치는 곳이다. 매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는 수험생을 둔 학부모들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갓바위 가는 길은 크게 두가지. 대구쪽에서 팔공산자연공원 관리사무소 갓바위지구 관리실에서 출발하거나 경산쪽 선본사와 약사암으로 오른다. 대구쪽에서 출발하면 갓바위까지 2km로 1시간 안팎이면 도착할 수 있다. 반면 경산쪽길이 상대적으로 오르기는 수월하다.
갓바위지구 관리실에서 평탄하고 완만한 등산로를 따라 30분 정도 오르면 관암사가 보인다.
등산로 주변에는 늦가을 단풍이 아직 볼 만하다. 샛노랗고 새빨간 단풍잎이 마지막 가을빛을 발하고 있다. 등산로 곳곳에 늦가을 단풍을 즐기려는 연인들이 추억을 만들고 있는 모습이 정겹다. 가장 한가하다는 월요일 오후지만 등산객과 기도객들이 삼삼오오 무리지어 산을 오르내리고 있다.
관암사는 대한불교태고종판의 사찰로 신라시대 창건됐으나 조선시대 폐사됐다가 1965년 10월 복원됐다. 한때 사찰에서 갓바위를 관리하기도 했다. 목을 축일 수 있는 약수터가 있고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다.
관암사 경내를 통과하면 가파른 돌계단길이 나온다. 조금만 올라가도 숨소리가 거칠어지고 연신 흘러내리는 땀을 닦아내느라 정신이 없을 정도다. 한참을 오른 끝에 쉴 자리를 찾아보니 세심정이 눈에 들어온다. 여기서부터 갓바위까지는 600m.
세심정에서 잠시 숨을 고른 후 다시 정상으로 향했다. 경사 급한 돌계단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이내 심장박동수가 높아진다. 주변 경치를 볼 새도 없이 땅만 보고 올라가기 급급하다. 세심정에서 마음을 씻어낸 듯 무념무상으로 올라가다 다시 쉰 곳이 팔관정. 한참이나 올라왔다고 생각했는데 이정표엔 아직 500m를 더 가야한다고 표시돼 있다. 팔관정을 지나 합격엿과 각종 차를 파는 매점에 이르니 갓바위 불경소리가 은은하다.
정상이 가깝다고 방심은 금물. 절벽같은 등산로가 위험해보이기까지 한다. 도를 닦는 수행 길이 따로 없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엄마 손을 잡은 어린아이부터 떡보자기와 공양미를 이고 진 수험생 가족, 지팡이에 의지해 한발 한발 내딛는 할머니까지 모두가 수행자처럼 보인다. 앞사람 발뒤꿈치만 보고 20분 남짓 오르니 갓바위 부처가 근엄한 표정으로 내려다본다.

막바지 합격기원 열기 후끈

갓바위는 팔공산 동남쪽 해발 850m인 관봉 정상에 병풍처럼 둘러쳐진 암벽을 뒤로하고 앉아있다. 정확한 명칭은 ‘관봉석조여래좌상’(보물 제 431호)이다. 머리에 넓적한 돌이 놓여있는 모습이 갓을 쓴 듯 보인다 해서 갓바위라는 이름을 얻었다.
갓바위 부처는 자비롭다기보다는 근엄하게 느껴진다. 얼굴형상은 둥글고 풍만하며 탄력있는 얼굴형상을 가졌지만 눈꼬리가 약간 치켜 올라가 있어서인가보다.
월요일 오후인데도 수백명 인파가 부처 앞쪽에 마련된 260㎡ 규모 노천법당을 메우고 있다. 경북 안동에서 온 주부 권 모(45)씨는 “아들이 수능시험을 잘 보라고 기도하기 위해 왔다”며 “힘든 산길을 오르는 건 엄마가 보일 수 있는 정성”이라고 말했다. 대구 동구에 사는 이 모(44)씨도 “8월부터 거의 매일 갓바위에서 기도하고 있다”며 “정성을 다해 기도하면 한가지 소원은 이루어진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갓바위를 관리하는 선본사 관계자는 “매년 250만명 이상 참배객이 찾고 있다”며 “특히 수능시험을 전후해서는 하루 수천명에서 1만명 이상 인파가 몰려 노천법당은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복잡하다”고 말했다. 올해도 시험이 가까워지면서 평일에도 3000~4000여명, 일요일인 지난 8일에는 1만여명이 몰렸다고 한다.
선본사측은 수능시험 당일인 12일 수능시험 시간에 맞춰 법회를 열 예정이다. 법열 재무 원산 송우 효운 스님이 학부모들과 함께 기도할 예정이다.
대구 최세호 기자 seho@naeil.com

팔공산 선본사 갓바위는
팔공산 갓바위는 경상북도 경산시 와촌면 대한리 산 44번지 팔공산 남쪽 관봉의 정상에 있는 통일신라시대 부처다.
대한불교 조계종 총무원이 직영하는 선본사가 소유자이고 관리자다. 1965년 9월 1일 보물 제431호로 지정됐다.
자연석인 화강암을 쪼아 만든 부처로 갓을 쓴 것처럼 보여 갓바위부처로 불리워진다. 정확한 명칭은 관봉석조여래좌상이다. 입술을 굳게 다물고 눈꼬리를 치켜올린 근엄한 표정이 인상적이다.
석불 높이는 5.6m(좌대 1.45m 포함), 얼굴 길이는 80cm로 웅장하다. 손가락 하나가 35cm나 된다. 머리에는 지름 1.8m 두께 15cm 정도 되는 커다란 돌을 이고 있다. 귀는 어깨까지 길게 내려오고 굵고 짧은 목에는 삼도(주름 세 줄)가 표시돼 있다.
선본사에 따르면 갓바위부처는 원광법사의 수제자인 의현대사가 어머니 명복을 빌기 위해 선덕왕 7년(638년)에 조성했다.
대구 최세호 기자

경북도가 꼽는 ‘소원 명소’
영천시 돌할매·거조암 = 영천시 북안면 관리 서당골에 350년 역사를 지닌 신비한 돌이 있다. 소원을 말한 뒤 돌을 들어 올리지 못하면 그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전해진다. 주변 볼거리로 만불산 만불사와 임고서원이 있다.(054-338-8879)
영천시 청통면 치일리에는 팔공산 명찰인 은해사가 있다. 은해사에 딸린 부속암자인 거조암에는 사흘간 지성으로 기도를 올리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전설이 있다.(054-335-1369)

문경시 문경새재 = 문경새재는 문경시 문경읍 상초리 일대 영남과 한양을 잇는 길. 과거를 준비하던 선비들이 많아 과거길이라고도 불린다.
장원급제를 꿈꾸던 그들처럼 과거길을 따라 걸으며 소원성취를 비는 관광객도 많다. 문경도자기박물관과 드라마 촬영장 등 볼거리가 있다.(054-571-0709)

울진군 사랑바위 = 울진군 서면 삼근리에는 일명 사랑바위라는 미륵바위가 있다. 사랑하는 사람이 소원을 빌면 사랑이 이루어지고 이곳에서 나는 구엽초를 달여 먹으면 자식을 얻는다는 전설이 있다. 불영계곡과 금강송군락지가 가까이에 있다.(054-789-4300)
죽변면 죽변등대 일대에는 ‘용의 꿈길’이라 이름 붙여진 특별한 여행길이 있다. 용의 형상을 하고 있는 죽변등대 절벽 위에 조성된 대나무 숲길이다. 동해바다를 조망하며 소원을 비는 ‘순례객’들이 들른다. SBS 드라마 ‘푹풍 속으로’를 이곳에서 촬영했다.(054-789-6904)

군위군 ‘신비의 소나무’ = 군위군 고로면 학암리에는 500살 된 소나무가 있다. 한 번 만져본 뒤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는 전설을 품고 있다. 인근에 인각사와 한밤마을이 있다.(054-380-6312)

청도군 운문사 사리암 = 운문사는 청도군 운문면 신원리에 있는 이름난 비구니 암자. 부속 암자인 사리암은 나반존자의 기도 도량으로 입시철이 되면 합격을 기원하는 기도객으로 붐빈다. 운문산자연휴양림과 청도온천이 가깝다.(054-372-8811)
정리 최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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