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주도학습이 정말 자기주도적으로 공부를 잘하게 만드는가?

지역내일 2009-12-03

학원에서 돌아온 자녀는 공부를 하고 있다. 프린트물, 필기장, 오답노트를 보면서 체크된 내용을 암기한다. 암기해야 할 내용이 천지다. ‘기억은 시간에 따라 소멸 된다’는 망각곡선에 의거, 다시 반복해서 기억을 이어나가야 한다. 하지만 학교와 학원에서 들었을 때는 쏙쏙 들어오던 내용이 외우려고 하니 도통 입력이 잘 되지 않는다. 짜증이 밀려온다. 외울 건 많은데 머리는 벌써부터 무겁다. 사실 시험을 볼 때면 외웠던 내용이 가물가물해져서 완벽하게 외우지 않으면 제대로 답할 수 없었다. 심지어 앞 글자를 따서 ‘수금지화목토..’ 식으로 만들어 외웠던 숱한 연상내용도 서로 얽혀버려 혼란을 부추긴다. ‘열심히 해도 이 모양이야……’ 라는 무의식이 점점 커져가는 걸 느끼며 눈을 비빈다. 악전고투의 연속이다.

기본적으로 학생이라면 누구나 공부를 잘하고 싶은 마음을 갖고 있다고 봐도 좋다. 문제는 마음을 잡고 공부를 하려고 해도 공부라는 괴물이 너무 강적이라는 공통의 문제가 있었던 점이다. 그래서 많은 학생들이 학습법 업체나 자기주도 학습관/센터, 집중력 향상을 위한 센터나 심지어 병원까지 찾으며 방법을 모색해 보기도 한다. 하지만 번번이 초기부터 잡지 못한 의지박약과 끈기 부족, 암기력 부족을 한탄하며 반쯤 자포자기를 하기도 한다.
정말 이것이 ‘학습능력’이 부족해서 생기는 문제일까? 자기주도 학습이 다들 좋다는 걸 알기는 하지만, 그건 이상적인 것이지, 현실에서 적용하기는 어려운 문제라는 게 합당한 인식일까?
이 시점에서 우리는 자기주도 공부에 대한 본질을 다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자기주도 학습이라는 대체적 정의를 보면, 스스로 자기수준을 깨닫고(수준이해/진단), 주도적으로 계획을 세우고 시간/노력을 배분하여(플랜), 자율적 학습/노력(실행)을 하고 평가하게 된다는 의미이다. 그야말로 멋지다. 하지만 이러한 정의가 이전에도 현재에도 있었음에도 제대로 주목 받지 못하고 반신반의하는 이유를 제대로 짚을 필요가 있다. 정말 학생들이 몇 번의 훈련을 통해 이것들이 가능한가라는 문제이다.
사실 앞에서 본 정의에 의하면 분석, 계획, 실행, 평가하는 것은 그야말로 어른들조차 제대로 해내기 어려운 ‘문제해결능력’인 셈이다. 그리고 이 문제해결능력을 보이기 위해서는 막대한 에너지가 필요하다.
문제해결 능력을 가지고 있으면 수업도 그냥 듣지 않고 ‘암기’가 아니라 ‘숙지’를 하게 되는데, 선생님 말씀의 의미를 놓치지 않으면서 자기 나름대로 정보의 ‘가공’과 정리를 통해 단편적이고 파편적인 지식 암기가 아니라 의미 있는 흐름과 인과관계 등으로 머리에 집어넣는다.(반면 이것이 안 되는 학생은 학원에서 가공된 암기지식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인다.) 당연히 수업 때는 긴장감이 흐르고, 쉬는 시간이 되면 녹다운이 될 정도가 된다. 또한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파악하고 어디에 시간을 집중 투입할지도 ‘고민’하게 된다. ‘교과서’위주의 ‘학교학습’을 위주로 하면서도 ‘여유 있는 시험전략’을 생각해 두고 있다.

그런데 이런 ‘자기주도적 학습’(밑줄 친 내용)의 이면에는 ‘자기주도적 생활과 삶이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즉, 그렇게 스스로 터득하고 알아내어 공부를 잘 하는 사람이 생활에서는 자기생각도 없고, 시켜야 하고, 현상에 둔감해서 스스로는 아무 일도 하지 못 할 리가 없다는 것이다. 사실은 ‘자기주도적 삶=자기주도적 생활+자기주도적 학습’의 원칙이 작용한다. 생활에 있어서 자율성과 주도성(선택권)이 자신의 의식을 깨우고, 스스로 결정하여 책임지는 습관이야말로 자기주도적 학습의 토대가 된다는 뜻이다. 결국 가정에서 제대로 성장하여 정서능력 및 인지능력이 높아져 문제해결능력이 향상될 때 자기주도적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이렇다 보니, 스스로 공부 잘하는 아이를 만드는 것이 너무 거창한 일이 돼버린 듯한 느낌도 들 것이다. 일단 분명한 것은 자기주도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인재를 만드는 것이 자기주도 학습패턴을 가지는 것만으로 가능하지 않다는 것이다. 핵심은 주도적 생각과 자율성을 이끌어 내어야 한다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가 자녀의 숨겨진 잠재력(현재 자녀가 어떻게 보이든 간에)을 믿고 ‘자율적 가정원칙과 학습원칙’을 지켜 기본기를 다시 잡는 것에 답이 있다. 그리고 자녀에게 강요된 답을 선택하게 할 게 아니라 논의대상으로서 스스로 선택해서 답을 찾고, 책임지도록 해야 한다. 그게 자녀에게 적합한 학습법과 공부를 다루는 ‘힘’으로 이어질 것이다.

루드베키아 (02)2051-8720
김영권 대표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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