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에서 일어난 성폭력 사건 알아보니…

성폭력 없는 세상 위해 부모가 나서야

지역내일 2009-12-11
고양경찰서와 일산경찰서를 통해 알아본 아동·청소년 대상 성폭력 사건은 2006년 24건, 2007년 33건, 2008년 39건으로 해마다 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청소년 대상 성폭력 사건은 2006년 15건, 2007년 23건, 2008년 30건으로 크게 증가하고 있으며 가해자는 또래 친구인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드러난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는 10% 수준 = 이 수치는 적극적인 신고를 한 사건이 집계된 것으로, 고양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 안선희 소장은 “성폭력 사건의 속성상 신고율이 10% 미만인 것을 감안하면 신고한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성폭력 사건이 수면 아래로 가라앉아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고양여성민우회가 2002~2007년 집계한 성폭력 자료집에 따르면 아동·청소년 대상 성폭력은 2006년 110건, 2007년 123건에 달했다.
안선희 소장은 “최근 2~3년 들어 아동·청소년 피해자가 늘고 있다”고 우려했다. 민우회 성폭력상담소로 접수된 성폭력 사건 피해자는 미성년 피해자가 전체의 47.3%를 차지해 거의 절반 수준의 높은 피해율을 보이고 있다.
안 소장은 아동·청소년 대상의 성폭력 사건의 특징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유아·아동을 상대로 한 성폭력은 친부, 의부, 의붓할아버지, 오빠, 삼촌, 사촌 등 가족·친인척, 또 가족은 아니어도 집 울타리에서 함께 사는 사람, 주변에서 아이의 상황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람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처음에는 추행에서 시작해 강간까지 점점 심해지며, 또 어린 시절에 시작해서 ‘지속적’으로 행해지다가 청소년기에 이르러 노출되는 경향성을 보인다.”

◆늘어나는 청소년 가해자들 = 안 소장은 성폭력 사건에서 청소년 가해자가 늘고 있는 점도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2006~2009년 6월까지 고양시 관내에서 발생한 아동·청소년 대상의 성폭력 사건 가해자 중 19세 미만 청소년 가해자가 23.1%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고양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 조사에서도 13~19세 청소년 가해자 비율은 15.9%에 달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19세 미만 성폭력 가해자는 2005년 1329명에서 2008년 2717명으로 3년새 104%나 급증했다. 해바라기아동센터가 2005년부터 2008년까지 성폭력 가해자 연령을 조사한 결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19세 미만 미성년 성범죄는 2005년 143건에서 2008년 322건으로 125% 이상 증가했다. 청소년 인구 10만 명당 성범죄자는 미국 6명, 일본이 1.1명인데 반해 우리나라는 11.5명에 달하고 있다. 10대 청소년들에 대한 제대로 된 성교육이 필요함을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안 소장의 말이다.
“가해자 청소년 상담을 해보면 잘못된 남성문화에 길들여져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남자다움을 증명해 보이려고 성폭력에 가담하는 경우가 많았다. 7~12세 아동에 대한 성폭력 가해자 중 청소년이 차지하는 비중이 24.1% 달하는 데서도 알 수 있듯 청소년들은 손쉬운 범죄 대상이 될 피해자를 선택한다. ‘건드려도 괜찮겠다’는 판단이 서면 행동에 옮기는 것이다. 여성에 대한, 성에 대한 그릇된 통념에 기반해 자신보다 힘이 없고 만만한 대상을 상대로 범죄를 저지르는 것이다.”

◆결국은 가정! 부모의 역할 중요해 = 그렇다면 ‘위험’에서 우리 아이들을 어떻게 보호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가정’을 주목한다. 가정이야말로 건전한 성문화를 정착하는 데 중요한 교육의 장이기 때문이다.
안선희 소장은 “가정 내에서의 성에 대한 대화는 구체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한다. “아이들은 성에 대해 시도 때도 없이 묻는다. 그 호기심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다만 얼마나 건강하게, 또 기꺼이 부모가 대화할 준비가 돼 있는지 되돌아 볼 필요는 있다. 모르는 것은 책을 함께 찾아서라도 이야기해야 한다.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글을 함께 읽어 보는 것도 방법이다. 이렇게 하다보면 부모와 자녀 모두 ‘인권 감수성’을 키워갈 수 있을 것이다.”
한국아동발달센터 한춘근 센터장도 “엄마와 아빠가 자주 뽀뽀하고 안아주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아이는 가족이라는 건전한 테두리에서 사랑을 배운다. 더불어 자신의 몸이 소중하고 사랑으로 보호받아야 할 존재임을 깨닫는다. 성교육은 이론뿐만 아니라 반드시 인성 교육, 즉 총체적 인간관계 속에서 봐야 하기 때문이다. 성의 행복은 소통이 잘 돼야 한다는 것, 그것이 수반돼야 가능하다는 걸 부모가 직접 알려줘야 한다”고 강조한다.
신민경 기자 mksh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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