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사람들 /국내 1호 부부강사 - 외식컨설턴트 수정, 푸드스타일리스트 윤정, 쉐프 은희의 요리이야기

세 자매, 그린테이블을 차리다

지역내일 2010-02-02 (수정 2010-02-02 오후 11:00:08)

막내 김은희 쉐프가 뉴욕 C. I. A 요리학교 인턴 시절, 16시간의 지친 일과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지하철 안에서 지었던 이름 ‘그린테이블’. 따뜻하고 건강한 느낌이 가득 전해지는 그린테이블에는 이름 그대로 요리하는 세자매가 건강한 식재료로 가득 채워진 행복한 식탁을 차리겠다는 약속이 담겨져 있다.
건강한 식문화를 이끌어가는 기업, 푸드 스타일링 ‘그린테이블’에서 만난 세 자매는 서로 이렇게 이야기한다. “우리는 환상의 복식조! 혼자였다면 감히 꿈도 꾸지 못할 일들을 서로 함께하면서 이상을 현실로 바꿔가고 있다고”



그린테이블의 큰 언니, 김수정 외식경영컨설턴트

그린테이블의 큰 언니격인 김수정(42) 외식경영컨설턴트는 커피마스터과정을 시작으로 외식메뉴개발, 레스토랑 부동산 입지분석, 여기에 일본요리책 번역작업까지 외식경영과 마케팅에 있어서만큼은 참여하지 않은 분야 없을 정도로 끊임없이 배우는 노력파다. 게다가 (주)디저트파크 나무아래 오픈매니저로도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그녀는 무척이나 사교적이며 웃음도 많다. 하지만 사춘기 시절은 사뭇 달랐다고 한다.
학창시절 경찰공무원이셨던 아버지가 일 년 반에 한 번씩 전근을 다니게 되면서 가족과 떨어져 생활하게된 것이다. 외로움이 커지면서 성격까지 폐쇄적으로 변해가는 자신을 돌아보며, 스스로를 극복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맏이라서 부모님의 기대가 큰 만큼 제약도 크고 아래 동생들 돌봐야 하는 책임도 함께 뒤따랐지만 그러다보니 오히려 더 많이 배우고 느낄 수 있었단다. 그녀는 “학교 다닐 때 어머니께서 항상 ‘배움에는 돈을 아끼지 말라’고 하셨죠”라며 “덕분에 호기심 많은 저의 지적 욕구를 가득 채울 수 있었던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대학 졸업 후 대전에서 개인 사업을 하던 그녀는 심사숙고 끝에 외식경영컨설턴트에 새롭게 도전해 지금까지 다방면에서 뛰어난 활동을 치고 있다. 최근에는 일본요리책의 레시피를 번역해 요리에 응용하는 등 일본어 요리책 번역을 위해 일본어 공부에도 한창 열을 올리고 있다.

백조처럼 날다, 김윤정 푸드스타일리스트 

세 자매 중 둘째인 김윤정(37) 푸드스타일리스트 역시 지난 8년간 각종 광고, 잡지, 텔레비전 프로그램 등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쳐왔다. 대학 졸업 후 안정된 직업이었던 4년간의 영양사 생활을 접고 ‘푸드스타일리스트’로 이직하는 데는 계기가 있었다. 안정되긴 했지만 뭔가 2% 부족한, 그래서 항상 비어있는 듯한 마음속에는 ‘내 나이 마흔에도 즐기면서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라는 물음이 남아있었다.
신문에서 본 ‘푸드스타일리스트’라는 그 한 단어에 온 마음이 송두리째 꽂히고 말았다. 안정된 직장을 박차고 나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컸지만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면 평생 후회할 것이라는 판단이 서자 서울에 있는 아카데미에 과감하게 원서를 냈다.
우여곡절 끝에 결국 부모님의 허락을 받고 서울로 올라와 새 삶을 시작했다. 아카데미 졸업 후 어시스트 기간 동안 죽도록 일했다는 말이 실감날 정도로 아침 일찍 일어나 꽃시장에서 꽃을 고르는 것부터 시작해 발품을 팔며 그릇시장을 돌고 행사 어시스트를 하며 마지막에는 쓰레기치우기까지 온갖 험한 일을 도맡아 했다.
김윤정 푸드스타일리스트는 “그 시절 제 몸무게가 43킬로그램이었어요. 일 년 반 동안 평생 살아오면서 했던 일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일을 했던 것 같아요. 어느 날 보니 제 손끝과 발끝이 모두 찢어져 있더라고요”라고 했다. 돌이켜보니 마음안의 열정과 미래에 대한 희망으로 그 시간들을 보내온 것 같다고. 이제는 ‘인간극장’, ‘비타민’, ‘무엇이든 물어보세요’를 비롯해 여러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책까지 쓰며 강의도 나가고 있다.
장래 푸드스타일리스트를 꿈꾸는 이들의 진로를 상담할 때면 꼭 묻는 질문이 있다. “푸드스타일리스트가 당신이 하고 싶은 여러 가지 직업 중 하나인지? 아니면 다른 건 전혀 하고 싶지 않은 건지?”.
“푸드스타일리스트는 백조같은 직업이기 때문에 우아하게 떠있는 물위와 달리 물아래에서는 정말 열심히 발길질을 해야한다”며 “전문가로서 인정받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자신을 괴롭히라”는 말도 덧붙였다.

접시위에 뉴욕을 담은 김은희 쉐프

뉴욕 C. I. A. 요리학교 졸업 후 프랑스 레스토랑에서 요리사로 활동하다 한국으로 돌아와 뉴욕레스토랑 여행기 ‘접시위에 뉴욕을 담다’를 출간했다. 이후 각종 잡지와 신문에 요리 레시피와 스타일링, 칼럼 등 요리 관련 글을 쓰고 전문 요리반 수업에 레스토랑 메뉴 컨설팅까지 하는 막내 김은희(34) 쉐프의 하루는 너무 짧다.
환경공학도가 웹디자이너로, 다시 요리사로 변신한 것이다. 인생은 끊임없이 도전하고 변신하는 과정임을 몸소 보여준 김은희 쉐프의 첫인상은 인터뷰하기 전 머릿속에 그렸던 느낌과는 사뭇 달랐다. 당당하면서도 부끄럼 많고 예리하면서도 순수하기 그지없는 아름다운 모습.
6개월간의 준비 끝에 뉴욕 C.I.A. 요리학교의 합격통지서를 받은 김은희 쉐프는 어학연수도 거치지 않고 바로 학교에 입학했다. 당연히 영어 때문에 힘들었지만 여기서 조금이라도 더 늦어지면 안 될 것 같은 불안감에 오히려 더 집중이 되고 그러자 말문도 쉽게 터졌다.
김은희 쉐프는 “내성적인 성격이어서 남들에게 쉽게 다가서지 못했어요. 하지만 이곳까지 유학을 왔는데 살아남아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어요”라며 “성격이 차츰 변해가더군요. C.I.A. 요리학교에는 18주 간 레스토랑 인턴수업 과정이 있는데 뉴욕에 있는 프랑스 레스토랑에 나를 인턴으로 쓰겠냐는 전화를 수십 통도 더 했죠”라며 싱긋이 웃었다.
요리학교 졸업 후 프랑스 레스토랑에서 일하면서 본격적으로 와인과 칵테일 공부도 시작했다. 김은희 쉐프가 4년여의 유학생활을 마치고 워킹비자 만료 후 한국으로 돌아오면서 세 자매는 본격적으로 일을 펼치기 시작했다.



우리 식재료로 차리는 건강한 식탁 

세 자매는 우리 식자재에 대한 관심이 높다. 우리 땅에서 나는 건강한 재료로 만든 한식으로 세계화에 성공하고 싶은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건강한 식자재를 키워야 하며 실험정신을 갖고 다양한 메뉴를 개발해야 한다.
김윤정 푸드스타일리스트는 “오디만 해도 그 종류가 15가지나 된다는 사실을 얼마나 많은 사람이 알고 있을까”라며 “오렌지가 아닌 감, 금귤, 한라봉으로 새로운 메뉴 개발에도 힘쓸 예정”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세 자매는 전국의 농장을 돌며 신선한 과일과 야채를 수확했고 우리 식자재로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요리책 ‘그린테이블’을 펴내기도 했다. 그린테이블을 찾아온 고객에게 농장의 신선함을 고스란히 식탁까지 전하겠다는 약속은 그린테이블의 경영철학이자 세 자매를 키워주신 부모님이 평생 동안 추구해온 삶의 방식이기도 하다.
정직하고 성실하게, 그리고 건강하게 살아오신 부모님의 모습은 세 자매의 삶에 그대로 투영되었으며, 그런 그들이 운영하는 그린테이블이기에 ‘보기에 아름다운 음식’보다 ‘건강한 음식’을 추구하게 된 것은 당연한 결과이다. 아버지 정년퇴직 후 함께 유기농 농장을 운영하시는 부모님은 직접 재배해 수확한 식자재를 꼭 서울로 보내주신다.
김은희 쉐프는 “어머니가 요리를 좋아해요. 그래서 우리 자매들이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아요. 아버지께서 퇴직 후 함께 밭을 가꾸시는데 거기서 나는 농작물들이 얼마나 신선한지 감동까지 한다니까요”라며 농장생활에 대한 예찬을 아끼지 않았다.

박수진리포터 icoco19@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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