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화된 가족과 유언공증 세계화된 세상이다. 친척 중 외국에 사는 사람이 없는 경우가 드물다. 가족의 모습이 점점 세계화되면서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그 집 명의를 어머니 앞으로 이전하려고 할 때 예전 같으면 자녀들이 한 자리에 모여서 상속재산분할협의서(보통 상속포기서라고 부른다)를 작성하고 인감증명서를 모아 등기소에 내기만 하면 그만이었다. 하지만 요즘에는 미국에서 영사관을 거쳐 서류가 와야 하고 DHL나 FedEx가 오기를 기다려야 한다. 그나마도 뭐가 좀 잘못되면 미국발 한국행 비행기표를 사야 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생긴다. 그러기에 요즘 자신 사후의 등기정리 편의까지 고려하여 유언공증을 해두시는 어르신들이 늘어나고 있는 현상은 그렇게 이상한 일이 아닐 것이다. 상속인들은 모두 자기가 받기를 원하겠지만 유언자가 “내 의사는 이렇다”라고 미리 밝힘으로써 상속인들 사이의 다툼을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 유언공증의 장점이다. 하지만 이미 상속인들 사이에 유산분배에 관해 충분한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고 유언자의 사후에 상속인간 다툼의 소지가 전혀 없는 경우에도 유언공증은 의미가 있다. 유언공증을 해두면 수증인이 다른 상속인의 도움 없이도 유언공정증서를 가지고 바로 등기신청을 할 수 있다. 다른 상속인들이 부담해야 하는 서류작업의 불편함이 그만큼 최소화 되는 것이다. 더구나 다른 상속인이 해외에서 서류를 만들어 국내로 보내줘야 하거나 경우에 따라서 한국으로 날아와야 하는 그러한 불편함을 없앨 수 있다면 그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다. 다른 이유로 유언공증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자녀 중 한 사람이 부동산을 구입하면서 부모님 명의로 해두기도 한다. 부모님에 대한 효도의 마음이 담긴 행위겠지만, 어느 날 부모님이 중병으로 몸져누우시게 되면 부동산의 실질적 소유주인 그 사람은 부모님 사후 다른 형제자매들과 그 부동산의 상속문제로 다툼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이런 경우에도 유언공증을 미리 해두면 좋은 대비책이 될 수 있다. 부모님 사후 다른 형제자매의 도움 없이 바로 유언공정증서만 가지고 부동산을 자기 명의로 돌려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유언자에게 유언공증은 자신의 사후를 미리 대비하는 것이기도 하며, 남겨진 가족들의 화목과 편리함을 위하여 배려된 최선의 서비스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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