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주 연속 고공행진

강남권 전세값, ‘지붕 뚫고 하이킥!’

3억 넘어선 강남권 전세가에 대처하는 ''세입자의 자세''

지역내일 2010-02-11 (수정 2010-02-11 오후 1:08:33)


52주 연속 상승하던 강남권 아파트 전세값이 평균 3억 원을 넘어섰다. 하루가 다르게 거침없는 하이킥을 연출하는 강남권 전세값 상승에 대해 전문가들은 주변 여러 여건과 더불어 강남을 고집하는 세입자의 수요에 공급물량이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부동산뱅크 김근옥 책임연구원은  “지난 2008년 송파구에 2만여 가구 이상의 입주물량이 쏟아지면서 낮게 형성된 전세가가 제자리를 찾고 있다”며 “여기에 9호선이 개통되면서 서초 쪽에 세입자가 몰려 강남권 전세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닥터아파트 리서치연구소 김주철 팀장은 “강남권 세입자들은 ‘학군’이라는 명확한 이유로 이곳을 떠나지 않으려 해 항상 공급보다 많은 수요량이 뒷받침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불과 1~2년 사이에 적게는 5천만 원에서 많게는 몇 억까지 가파르게 오른 전세값에 대처하는 강남권 세입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어떻게든 살던 집에서 해결 봐
서초구 반포동에 사는 주부 정모(38)씨는 하루가 다르게 급등하는 강남권 전세값에 온 신경이 곤두서 있다. 정모 주부는 지난 2008년 겨울, 살던 아파트를 전세주고 전세가 3억에 반포 자이에 입주했다. 아직 전세만기가 돌아오기까지는 기간이 좀 남긴 했으나 현재 살고 있는 아파트 전세거래 가격은 올 초 이미 6억 원을 넘어섰다.

다시 예전에 살던 아파트로 돌아가자니 그 아파트는 지은 지 이미 30년이 넘어 내부시설이 노후 돼 거주의 불편함을 감수해야만 한다. 게다가 아파트 단지 안에 있는 원촌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이 예전 살던 집으로 이사를 하게 되면 전학까지 해야 한다. 두 집 사이의 거리는 불과 15분도 안 걸리지만 큰 길 사이로 학군이 달라 지금 다니는 학교에 다닐 수 없다는 것도 큰 문제다. 그렇다고 3억 원에 가까운 금융자금을 마련하기도 쉽지 않아 그야말로 진퇴양난에 빠진 것이다. 하지만 정모 주부는 무엇보다도 아이들 교육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해 지금부터 여러 경로를 통해 전세자금을 모으고 있다.

정모 주부는 “일단 예전 살던 아파트 전세금을 올려 받고 부족한 부분은 은행대출과 양가에서 빌릴 예정”이라며 “이번 설에 집주인에게 선물을 가지고 인사를 하러 갈 계획인데 나중에 전세 계약을 연장할 때 조금이나마 인정을 보이지 않겠냐”고 말했다.
반포자이 아파트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전세값이 많이 오르긴 했지만 아이들 학군과 생활여건을 고려해 이사한 것이니 만큼 어떻게든 집주인과 잘 타협하는 것이 상책”이라고 말했다.

아파트 대신 빌라나 다세대주택 선택
서초구 서초동에 사는 주부 이모(35)씨는 얼마 전 집주인에게 전화를 받았다. 지난해 10월 2년 계약이 완료 된 이후, 서로 연장해서 살기로 통화를 했었는데 이처럼 전세값이 급등하다 보니 집주인의 맘이 바뀐 것이다. 이씨는 지금 살던 아파트를 연장해 계속 살기로 구두 약속은 했지만 계약서를 다시 쓰지 않았기 때문에 결국 이사를 결심했다. 하지만 이미 취학통지서를 받은 큰 아이가 한 달 후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때문에 이 지역을 떠날 수 없어 지금 가지고 있는 전세자금으로 이사가 가능한 인근 빌라를 선택했다.

이씨는 “이사 갈 빌라의 구조가 아파트처럼 짜임새 있고 아이도 취학통지서를 받은 학교에 그대로 다닐 수 있어 선택했다”며 “꼭 아파트에서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고 나니 맘이 편하다”고 말했다.
김주철 팀장은 “강남권 전세값은 앞으로도 강보합세가 지속될 전망”이라며 “학군 때문에 강남권을 떠나지 않으려는 세입자의 경우, 반드시 아파트만 고집하지 말고 전세가가 싼 인근 빌라나 다세대 주택을 돌아보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강남 인근지역, 신도시로 이사하기도
강남구 삼성동에 사는 직장맘 정모(33)씨는 오는 3월에 전세기간이 끝난다. 18개월 된 아이를 돌봐주는 입주아주머니와 함께 살고 있어 적어도 30평대는 살아야 하는데 현재 가지고 있는 전세자금으로는 강남권에서 30평대를 찾을 수 없어 결국 행당동에 있는 대단지 아파트로 이사를 결심했다.

정씨는 “행당동은 성수대교 북단이라 생활권이 강남이기도 하고 아직 아이가 어려 학군 때문에 고민할 필요가 없어 이곳을 떠날 계획”이라며 “왕십리 재개발 때문에 행당동 인근에 먼지가 많긴 하지만 30평대 전세를 2억 3천정도면 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근옥 책임연구원은 “강남권은 신규물량 공급이 부족해 매물 거래가 잘 되지 않는 상황”이라며 “전세값 오름폭이 크지 않더라도 여름 이사철까지는 강세가 이어질 것이므로 세입자들은 강남 인근지역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주철 팀장 역시 “학군 때문에 강남을 고집해야 하는 이유가 아니라면 강남 접근성이 좋은 인근 용인이나 분당 쪽을 눈여겨보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박수진 리포터 icoco19@paran.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