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명문으로 살아나는 시골깡촌

육지속의 섬 ''경북 영양군'' 학력신장 급상승 전국이 주목

지역내일 2010-03-20

경북 영양군은 자칭 ''육지속의 섬''이라고 부른다.
인구수나 지리적 여건, 재정규모 등의 기준으로 볼때 전국에서 가장 작은 시골 기초자치단체다. 지난 11일 찾은 영양군청은 경북도청이 있는 대구에서 160km정도 떨어져 있어 쉬지않고 2시30분이상을 승용차로 달려야 도착했다.  평일 오전인데도 군청사와 군청 소재지는 정막감이 감돌 정도로 조용한다. 고추농사로 유명하지만 전국에서 차지하는 생산량은 얼마되지 않는다.
이런 영양군이 최근 교육명문지역으로 전국의 관심을 끌고 있다. 몇 년전만 해도 폐교될 위기에 몰렸던 영양군 지역 고등학교 졸업생이 대학입시에서 서울대 등 이른바 명문대학에 수두룩하게 합격되고 초중학교의 학력도 덩달아 전국 상위수준으로 올랐다. 
매운 고추맛을 상징해 만든 ''HOT'' 영양군의 브랜드가 고추의 매운맛처럼 학구열로 뜨겁게(Hot) 달아오르고 있다.


◆ 영양군 초등 6년 학력 전국 2위
최근 발표된 2009학년도 학업성취도 평가결과, 영양교육청은 초등학교 6학년의 국어, 수학 , 영어 등 5개 과목의 보통 학력이상 학생비율(단위 %)이 경북관내에서는 1등이고 전국에서 충북 옥천 다음으로 2위를 차지했다. 영양교육청의 총점은 460.7이고 옥천교육청은 474.4로 집계됐고 보통이상 비율 평균도 영양이 92.1이고 옥천이 94.9였다.
과목별로는 영어가 95.3로 전국 2위, 과학이 97.6로 3위를 차지한 것을 비롯 사회는 84.3로 3위, 국어는 89.8로 4위, 수학은 93.7로 5위로 나타났다. 
특히 영어는 우리나라 교육 1번지라 불리는 서울 강남(95.5)에 이어 2위를 차지해 교육계를 놀라게 했다.
영양군엔 6개 초등학교에 768명의 학생이 있다. 이중 2개학교만 읍지역에 있고 4개학교는 사교육혜택을 거의 받지 못하는 시골지역에 있다.
인봉술 영양교육청 교육장은 "학교 경영자인 교장과 일선 지도교사, 지자체의 관심과 지원, 교육청의 학력향상정책 등의 합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영양교육청은 특히 사교육 혜택을 거의 볼수 없는 시골지역 특성을 고려해 영어교육에 많은 투자를 했다.
지난 2007년 전국 최초로 화상영어수업을 실시해 컴퓨터를 통해 원어민과 직접 대화를 하며 진행하는 영어수업을 주당 2시간씩 운영했다.  영양중학교에 영양영어스테이션(YES)을 개원해 초등학교 4,5,6학년과 중학교 1,2학년을 대상으로 1일 영어체험교실도 운영하고 있다. 영양군청 등의 지원을 받아 원어민영어강사 8명과 회화전담교사를 확보해 방학중 다양한 캠프와 방과후 수업 등에 투입하고 있다.


◆ 영양여고는 전국적 명문고 도약
기숙형 자율학교인 영양여고는 최근 4-5년사이 ''공부의 신''으로 통한다.
10여년 전만 해도 폐교되거나 실업계고로 전환될 위기에 몰렸던 영양여고는 최근 5년 (2005~2009년) 수능성적 1~4등급 향상폭이 전국 최상위권이며 언어영역은 전국 7위, 수리영역은 전국 5위, 외국어영역은 전국 5위를 각각 기록해 명문고로 부상했다.
1974년 개교한 역사있는 학교지만 지난 2001년 이전에는 전교생 정원의 30%를 채우지 못했고 대학진학률도 18%수준이었다.
박순복 교장이 이 학교로 부임한 이후 상황은 달라졌다. 졸업생이 서울대와 수도권 대학에 진학하는 ''기적''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지난 2009년에는 졸업생 82명중 서울대 등 수도권 대학에 43명이 진학했고 지방국립대 30명, 전문대 10여명 등 전체 졸업생의 91%가 4년제 대학에 갔다. 올해도 82명의 졸업생중 78명이 4년제 대학으로 진학했다. 가정형편 등 특별한 이유가 없으면 거의 모든 졸업생이 4년제 대학으로 진학하는 셈이다.  1980년 이후 처음으로 2002년 졸업생중 서울대 합격자도 나왔다. 2005년에는 서울대만 3명이 진학했다.
영양여고의 ''신화''가 소문나면서 전국의 공부잘하는 중학생이 몰리기 시작했다. 영양여고 진학을 위해 아예 영양군으로 이사온 가족도 있다.
2009년부터 전국단위로 학생모집을 한 결과 90명 모집에 50여개 전국 중학교 학생들이 몰렸으며 2010년 신입생 모집에서는 전국 104개 중학교 학생 186명이 지원해 53개중학교의 학생만 합격했다. 성적순대로 합격자를 선발한 결과 상위 8%의 우수한 학생만이 입학 자격이 주어졌다.



영양군이 교육명문지역으로 유명세를 떨치는 것은 영양군청의 지원이 큰 역할을 했다. 
권영택 영양군수는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고 인구도 1만8천여명 남짓되는 영양군이 살 길은 교육환경을 개선해 우수한 인재를 길러내는 길 뿐"이라며 교육분야에 남다른 관심을 나타냈다.
실제 영양군은 전국에서 가장 열악한 재정규모지만 교육환경개선 지원을 위해서는 과감했다. 영양군은 섬지역인 경북 울릉군(1만500명)과 인천시 옹진군(1만5000명) 다음으로 인구가 적다. 230개 기초자치단체중 육지에서는 가장 작은 규모다. 4차선도로와 철로가 없고 고속도로가 경유하지 않은 곳이다.  영양군청의 재정은 1842억원의 일반회계 예산 가운데 10.8%정도만 자체에서 조달할 수 있을 정도로 열악하다. 자체수입으로는 공무원 472명의 인건비 217억원도 해결하지 못는 형편이다.
그러나 영양군은 2007년 5억원을 시작으로 2008년 17억5400만원, 2009년 19억6200만원을 지원했으며 올해도 13억원 이상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 예산은 주로 방과후 학습지원, 영어체험학습, 서울과 대구의 영양출신 학생 기숙사 관리, 일선학교 교육환경 개선사업에 지원한다.
김완섭 영양군청 부군수는 "영양은 고추농사와 산나물 등 임산물에 의존하는 전형적인 농산촌으로 교육기반마저 붕괴되면 지자체의 존속이 어려울 수 도 있다는 위기감이 있다"며 "최근 몇 년사이 교육환경개선사업에 집중 투자를 한 결과 영양여고와 관내 초중학교의 학력이 급격히 신장되고 있어 고무되고 있다"고 말했다.


영양 최세호 기자 seh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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